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4 혼미한 성왕도 (4)
    2023년 03월 15일 07시 51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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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성구'에는, '의장' 외에도 '일천제단'을 위한 '제단관리청'이 있다. 이 조직은 이미 해체되었기 때문에 '제단관리청'이 사용하던 건물도 현재 봉쇄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의 '장관 특별보좌'였던 쉬리즈 백작이 건물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도 없는 건물에서 밀회를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탓에 먼지 냄새가 나는 복도에서 만나고 있다.

     방은 물론이고, 마실 것도 당연히 없다.

     이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뜻이다.

    "...... 그만큼 힘들다는 거네요."
    "미라 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요. 그렌지드 공작이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귀족들이 자극을 받아 서로를 감시하고 있는 상태예요."

     에바는 힐끗 미라의 뒤를 바라보았다.

     여기 있는 것은 에바와 미라, 그리고 한 명 더 있다,

    "블랑스토크 호숫가의 나라 이후로 오래간만이네요, 에바=쉬리즈 님."
    "네....... 아나스타샤 님."

     아나스타샤가 여기 있었다.

    "???"

     가만......히 마주 보는 두 사람.

     과거에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모르는 미라는, 이 침묵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
    "............"

     미라의 입장에서 보면, 에바는 (어머~ 오늘도 에바 님은 귀엽네요~)라는 느낌이고, 아나스타샤는 (어머~ 오늘도 아나스타샤 님은 예쁘세요~)라는 느낌이다.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이 자리에 내가 있어도 되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불꽃을 튀기고 있는지는, 아니 오히려 서로에게 어떤 감정이 있는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 아나스타샤 님"
    "...... 에바 님"

     훗, 하면서 두 사람은 표정을 풀었다.

    "레이지를 찾는 거예요."
    "네, 그 일을 위해 협력하도록 해요."

     일단 레이지의 수색이 최우선이라는 데, 두 사람은 의견을 모았다.

    "쉬리즈 가문의 모든 정보망을 동원해 레이지의 행방을 찾고 있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혀 정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어요."
    "실비스 왕국에 있는 오라버님 중 한 명과 비밀리에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이쪽도 정보가 없어요. 키스그란 연맹 전부를 뒤져도 없는 것 같고요."
    "실비스 왕국은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요?"
    "아니요 ...... 그곳은 조금 전의 그렌지드 공작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첩보 활동의 현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예요."
    "그런가요...... 그럼 광천기사 왕국과 연방의 서쪽 국가가 남았네요"
    "레프 마도제국은 어떨까요? 국토는 좁지만 마도 비행선을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제1왕자께서 얼마 전까지 레프에 계셨는데,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의견이 모아지자마자 바로 정보 교환을 시작한 에바와 아나스타샤. 서로에게 아낌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모습을, 미라는 그저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귀여운 사람과, 예쁜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어......)

     하지만 그녀에게 당황스러움은 없었다.

    (그것을 옆에서 볼 수 있어서, 미라는 행복합니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광천기사 왕국에는 토마슨 추기경님이 계시지요?"
    "네, 그래서 '은의 천칭'의 논 님을 통해 확인 중이에요. 지금 제가 크루바뉴에 있는 것은 논 님도 알고 계시니, 조만간 연락이 있을 것 같아요."
    "............"
    "...... 왜 그러세요, 에바 님"
    "...... 저는 광천기사 왕국에 레이지가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만약 있다면 어떤 소식이 들려왔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말하는 아나스타샤와 에바의 시선이 교차한다.

    "그렇다면"
    "레이지 씨가 있는 곳은 ......"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지의 땅 [카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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