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부 202화 boy・meet・girl・with・muscle(1)
    2023년 03월 15일 00시 49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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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년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한적한 시골 농촌에서 태어났고, 장래희망은 모험가였다. 전설적인 모험가 나리아 갈릭의 전기를 읽은 또래의 소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모험가를 꿈꾸기 마련이다.

     당연히 부모님과 소꿉친구인 소녀는 그의 꿈을 반대했지만, 농촌에서 밭일을 하며 평생을 보내는 것이 싫었던 그는 어느 날 밤, 꿈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잠든 틈을 타서 몰래 마을을 떠났다.

     밤길을 가던 도중 들개 떼의 습격을 받아 죽을 뻔했지만, 우연히 지나가던 친절한 행상인 아저씨의 도움을 받았는데 마침 왕도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여 마차에 타서 무사히 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왕도 정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고, 날씨는 상쾌한 가을 날씨였다.
     
     왕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모험가 길드에서 모험가 등록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소년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모험가 길드의 문을 두드리며 큰 꿈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잠깐! 그 더럽고 기름기 묻은 손 좀 치워, 이 변태! 이 사람 성추행범이에요! 경찰이나 기사단을 불러주세요!"

    "이봐, 남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말은 하지 말라고. 나는 단지 당신이 봉투를 훔치려고 해서 팔을 잡고 말렸을 뿐인데. 경찰이 불려 가면 곤란한 건 너잖아? 엉?"

    "거짓말! 말도 안 되는 억울한 누명을 씌워 억지로 나를 괴롭히려는 거지! 누군가 도와줘요! 강간당할 거야!

     한 발짝 들어선 모험가 길드는, 지금 한창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험상궂은 외모를 가진, 너무나도 저속하고 성욕이 강해 보이는 대머리 아저씨가 소년과 비슷한 또래의 소녀의 손목을 잡고 비틀며 다투고 있었고, 다른 모험가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아, 이거, 나리아 갈릭의 전기에서 읽은 적이 있는 상황이다! 라고 생각했다. 여성 모험가란 숫자가 적은 데다 모험가 중에는 난폭한 난봉꾼도 적지 않은데, 나리아도 열한 명의 부인 중 세 번째 부인과 만난 것은 모험가였던 그녀가 모험가 길드에서 다른 모험가들이 시비를 걸던 것을 구해준 것이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그 애를 풀어줘!"


    "앙?"

     소년은 용감했다. 정의감도 강했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손목이 비틀어진 소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귀여운 소녀의 위기를 보고도 모른 척하는 주변 모험가들에 대한 분노도 그의 의협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뭡니까! 다 큰 어른이 그런 추잡한 짓을 하고 부끄럽지 않습니까!"


    "이봐,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건 너라고."


    "이야기 돌리지 마! 어쨌든, 그 더러운 손을 치워!"

     이른 아침이었지만 이미 모험가 길드에 모여 있는 적지 않은 수의 모험가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을 느꼈지만, 소년은 그 정도로는 겁을 먹지 않았다. 한밤중에 산속에서 들개 떼에게 습격당했을 때가 더 무서웠다고 그는 생각했다.

    "너 시끄럽구만. 난 얼른 볼일을 끝내고 아침밥 먹으러 가야한다고. 물러나 꼬마 녀석."


    "우와!?"

     조용히 길드 안쪽에서 걸어온 것은, 걸을 때마다 땅이 울릴 것 같은 키가 2m가 넘는 거구의 야수였다. 한눈에 보아도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는 그 표정은. 혹시 호랑이가 아닐까? 주황색 털에다 살인자처럼 흉포해 보이는 표정.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거리는 그 굵은 팔은, 소년이 마을에서 땔감으로 쓰던 통나무보다 훨씬 굵고 근육질이며 묵직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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