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1 여신의 환상(3)
    2023년 03월 14일 11시 32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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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에는 뭔가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 예하는 어떤 비밀을 품었거나, [여신]과 대립했기 때문에 물러났다는 거군요. 그냥 내버려 두면 예하의 몸에 위험에 닥칠 수도 있으니...... 제가 연락해서 적당한 이유를 대며 보호해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
    알았으면 됐다."

     늙은 게펠트 왕의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왕세자의 대답에 만족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왕세자는 왕세자대로 등골이 오싹했다.

    (
    아버지는 ...... 도대체 어디까지 내다보고 계신 걸까?)

     힌트가 주어진다면 왕세자도 생각할 수 있다. 행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아버지가 사라진다면, 그 힌트에 도달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
    다음으로, 용이다."
    "
     ......?"

     다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왕태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맹약자 말고도 조정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
    "
    분명.......맹약을 수호하는 입장이라고 들었습니다."

     맹약이 파기된 결과맹약자가 아닌 자들도 맹약에 관한 지식을 얻을  있게 되었다.

     마치 안개가 걷히듯 그 정보들이 밝혀져 국가 상층부에 전달되었다.

     그러나 폐기된 맹약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각국 정상들은 맹약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눈앞에 나타난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
    맹약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조정자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
    그건 ...... 그렇군요. 하지만 원래 용의 존재는 잘 알려지지 않았잖습니까."
    "
    하지만 그 녀석들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들은 모르지만, 환상귀인도 마찬가지일 게다. 용이 지금의 [여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아봐라."
    "
    용이...... 말입니까?"
    "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구먼."
    "......
    죄송합니다. 아버님의 심모원려에 닿기에는 아직 제가 부족해서......"
    "
    아니, 이건 그냥 직감이다. 만약 내가 다른 나라의 왕이었다면 용의 일은 잊어버렸겠지."
    "
    그렇다는 말씀은..."
    "
    우리나라에는 용이 있다"
    "!"

     왕세자는 깜짝 놀랐다.

    "
    아헨바하 공작령, '육천광산'이군요!"

     그것은 천부주옥이 고갈되고, 그리고 던전으로서의 기능도 잃어버린 산이다.

     한때 용이 있었는데, 그 용은 영도 유벨마인즈를 습격하다 토벌당했다.

     하지만 '세계결합' 전에 그 광산에 새로운 용이 서식하고 있다는 비밀스러운 보고가 있었던 것이다.

    "
    그래."

     게펠트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
    지금은 그곳이 무인의 광산이기는 하다. 하지만 용이 있다면 접촉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게다. 사람을 보내라."
    "
    알겠습니다."

     왕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
    역시 아직은, 아버지를 잃을 수 없어......)

     부자의 대화는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아헨바하 공작령의 '육천광산', 한때 많은 광부들로 붐볐다.

     하지만 그곳도 지금은 한산해졌고, 산기슭의 광산 마을도 용의 습격으로 파괴되어 지금은 영도 유벨마인즈에서 온 연락원이 광산을 감시하는 오두막집 하나만 남아 있다.

    "
    쯧쯧, 이곳이 예전에는 활기찼다는 것을 아무도 믿지 못하겠지. 지금은 잔해더미만 남았구만쓸만한 것들은 다 가져가 버렸고...... 좋은 점이라고 하면 몬스터가 없는 것 정도인가?"

     무심결에 한 말에, 병사이자 연락원이기도 한 병사가 말한다.

    "
    그거잖아? 지금 여기저기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흉악무도한 몬스터가 출몰하고 있다더라. 이곳은 산이 지켜주고 있어. 그래서 몬스터도 접근 안 해."
    "
    어이어이, 단순히 먹을 것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이런 추운 곳이면 더 나아가봐야 얻을 게 없을 테니까."
    "
    그럴지도 몰라."

     단 두 명뿐인 연락원이 대화하며 웃고 있다.

    "......
    그렇네요."

     대답한 것은  소녀였다.

     긴 금발을 뒤로 하나로 묶고, 큰 보라색 눈동자, 긴 속눈썹은 소녀가 장차 아름다워질 것을 예감케 했지만, 입고 있는 단정한 느낌의 여행용 가방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중성적인 느낌을 준다.

    "
    , 조금 몸 좀 녹였다 가라고."
    "
    고맙습니다."

     소녀는.......라르크는건네받은 머그잔을 받아 들었다. 담겨 있는 것은 뜨거운 물에 불과하지만한 발 앞서 겨울로 접어든 산속에서는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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