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1 여신의 환상(4)
    2023년 03월 14일 11시 33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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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가 데일 정도로 뜨거운 물이었지만, 머그잔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라르크의 몸은 따뜻해졌다.

    "
    그래서 너는 돌아가신 아버님 제사를 위해 온 거냐. 광산 폭동 때 돌아가셨다니, 확실히 그때 많은 모험가들이 희생됐지. 그보다 더 많은 병사들도 죽어갔지만 ......"
    "......
    ."
    "
    갈 거면 빨리 가는 게 좋을지도 몰라. 하루하루 날이 짧아지고 있어."
    "
    그렇게 할게요."

     라르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오두막을 나섰다.

    "
    광산 안에는 들어가지 마."
    "
    ."

     병사들은 시간이 남아돌았는지, 오두막집 밖까지 나와서 라르크에게 말을 걸었다.

     라르크는 홀로 잔해의 마을을 빠져나갔다.

     일직선으로 광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언덕길은, 침엽수림을 가로지른다. 이곳에 오는 것은 예전에 이곳을 빠져나왔을 때 이후로 처음이다.

    (......
    이것은 책임이다)

     모험가의 아버지가 광산 폭동 때 이곳에서 죽었다. 그런 거짓말로 둘러대며, 라르크는 '육천광산'을 향해 걸었다.

     함께 행동해 온 도적 동료인 쿡 일행은, 더 멀리 떨어진 도시에 머물고 있다.

     그들은 라르크가 걱정되어 함께 가자고 했지만, 라르크는 거절했다.

     여기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고, 단순히, 정말로, 책임으로서 방문한 것뿐이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거의 없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었다.

     하지만 라르크가 해야 할 일은 광산 폭동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일이었다.

     영도 유벨마인즈에는 희생된 영병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상호부조회 같은 것이 만들어져 있고거기에 돈을 기부해 왔다.

     모험가들은 어디까지나 자기 책임이라서 그냥 내버려 두는 것 같았지만, 적어도 가족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길드를 통해 송금하는 절차를 밟았다.

     희생자의 합동묘지가 있어 그곳에도 가보았지만그곳에는 유품만 잠들어 있을  시신은 대부분 광산에서 간이 매장된 것뿐이었다고 한다.

     유족을 만나 사과하고 싶었지만  일행이 말렸다.

     ㅡㅡ지금 아가씨가 나서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아가씨 같은 노예가 있었다는 말을 해도 잘 이해되지 않을 것이고, 유족들은 그 사건을 떠올리며 슬퍼할 뿐이야. 설령 조사가 들어와서 아가씨가 잡혀도 아가씨는 도망노예로서 사형에 처해질 뿐이고.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아가씨가 돈을 잘 벌어서 유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것이 훨씬 나아.

     쿡의 말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일리는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할  광산에 있는 간이 묘지로 가기로  것이었다.

     앞으로는 상호부조회나 모험가 길드에 송금하는 일만 남았다.

    (
    이렇게 길었었나......)

     그날, 광산을 빠져나온 날, 라르크는 구르는 것처럼 길을 내려갔었다.

     지금은 폐허가 된 그 도시는 먼저 탈출한 도망자 노예와 문지기가 싸우고 있었고, 라르크는 그 틈을 타 도시 담장을 넘어 침입해 가까운 집 밖에 놓여 있던 아동복으로 갈아입었다.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에 자선사업이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저기 수선한 헌 옷에 헝겊모자로 머리를 감추면, 옷차림은 이미 가난하지만 마을의 아이다.

    (
    춥다 ......)

     그날은 맑았다.

     오늘은 옅은 구름이 끼고 어둡다불어오는 바람은 차갑다.

    "
     ......"

     갑자기 숲이 끊어졌다고 생각하자, 눈앞에 산이 우뚝 솟아 있었다.

     입구가 크게 무너져 거대한 바위가 여러  굴러다니고 있다.

     외부에서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인  같다.

     노예로 끌려온 날에는 마차 짐칸에서 잠이 들었고, 도망치는 날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봤을 때 레이지의 모습이 보이면 반드시 되돌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
    가자."

     라르크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음을 옮겼다.

     [육천광산]. 한때 천부주옥을 채굴할 수 있었던 광산으로 향한다.

     바람이 불자, 그것은 마치 거대한 생물이 숨을 쉬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아니어쩌면 정말 누군가의 숨소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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