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9 맹약파기(2)
    2023년 03월 13일 14시 42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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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아직 천부주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만."
    "에, 그렇습니다. 우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세계의 결합은 [맹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며, 세계가 결합하면 [맹약]을 구성하는 [천부주옥], [맹약자], [조정자]는 그 역할을 다하여 소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비스 왕국에서 나눠준 천부주옥은 역시 의미가 없었다는 말인가."
    "의미는 있습니다."
    "...... 흐음?"
    "체내에 흡수되어 [천부]가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천부주옥]이 아닙니다."
    "그건 궤변이 아닌가."
    "아니요. 맹약에는 분명히 [천부주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천부]가 아니라."
    "다시 말해, 모든 천부주옥을 몽땅 흡수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인가?"
    "에, 그렇습니다."

     맹렬하게 그 내용을 적어 내려가는 교회 관계자들.

     이것도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에, 모두 추측에 불과합니다. 이 세계가 두 개로 갈라진 후 다시 하나로 돌아간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을 나눈 여신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도 당연히 생각했을 겁니다. 그때 세계를 구성하는 '천부주옥', '맹약자', '조정자'가 사라진다 해도, 천부까지 사라지면 큰 문제가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겁니다."
    "천부가 남아 있더라도 주인이 죽으면 사라지지 않겠어? 꺼내지도 못하잖아."
    "에, 그렇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엘의 말에 홀리데이 대표는 껄껄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말대로다. 내가 원하는, 아니 우리나라가 원하는 미래가 온다는 뜻이군."

     그렇구나 ...... 홀리데이 대표는 '천부주옥에 의존하지 않는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천부주옥이 사라져도 천부는 남는다. 하지만 그 천부는 한 세대에 불과하다.

     세상은 강제로 '천부주옥에 의존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이다.

    "......홀리데이 대표님도, 엘 씨를 원래부터 알고 있던 것 같네요"

     내가 옆의 쉬리즈 백작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맹약에 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엘 사제의 지식이 제일 뛰어나니까요. 각 맹약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고 있었지요."

     그렇구나. 그래서 다들 엘 씨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건가.

     천부나 천부주옥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맹약에 대한 연구를 해도 별다른 이득이 없기 때문에 엘 씨 말고는 전문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 엘 씨는 어떤 분인가요?"
    "...... 흠. 그건 제가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이군요"
    "...... 그런가요 ......"

     의문은 더욱 깊어졌다.

     엄청나게 오래 살았다고 하니, 단순한 토끼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에, 그럼 다른 질문 있으신 분 있으면 하세요.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물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아낌없이 공개하겠습니다. 그 내용은 모두, 에, 이 뇌에 다 들어 있습니다."

     손가락을 자신의 머리에 대고 있는 엘씨의 표정에는, 신비한 관록이 느껴졌다.


     


     세계회의가 끝났다.

     참가국들은 '세계 결합에 관한 전선 유지를 위한 조약'을 체결하고 국방의 강화를 위해 자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마치 가을에 춤추는 잠자리처럼 수많은 마도 비행선이 노을빛 하늘에 날아올랐다.

     주변 호수에도 많은 배들이 떠난다.

    (납득한 나라, 납득하지 못한 나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맹약자인 각 종족 대표들도 떠났다.

     두 달 후에 다시 이곳에 모일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교회를 중심으로 각국을 돌아다니며 [흙마법]을 통한 강화를 하게 되어있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여어, 너랑은 결국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구나."

     멀리서 마도비행선 발착장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다가온 인물이 있었다.

     20명 정도를 이끌고 온, 윈들 공화국의 홀리데이 대표였다.

     당황한 나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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