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8 분배회의(3)
    2023년 03월 13일 02시 29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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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와는 공존공영의 관계였기 때문에 이번 소환에도 따랐다. 하지만 각국 대표들은 자기 이익만 외치고, 진정으로 맹약과 맹약자, 천부주옥의 앞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없지 않았는가?"
    "그래. 역시나 나도 수준 낮은 토론에 기가 막혔어."

     그렌지드 공작은 일어서더니, 테이블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였다.

    "...... 미안하다. 내가 사과를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맹약자들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서 각국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어차피 '세계결합' 이후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현명한 노움의 장로 공. 우리들 숲의 백성들도 이번 일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 왕께서는 앞으로 나아갈 것을 결심하셨다. 제발 장로 공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 그것은 노움의 안녕과도 연결되는 것이니까."

     율리 씨가 말을 이어가자, 노움 장로는 "흥"하고 코웃음을 치며 뒤로 물러났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맹약을 파기하는 것이 기본 사항으로 짜여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분노를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일 것이다.

    "...... 국가로 편입되지 않은 라이브러리안, 수왕 종족, 노움의 세 종족에게는 다른 형태로 보상하는 것은 어떨까?"

     그때 홀리데이 대표가 끼어들었다.

     윈들 공화국은 이번 천부주석 분배에도 관여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맹약 파기에도 적극적, 아니 '매우 적극적'이다. 뭣하면 혼자서라도 맹약을 파기하려는 사람이다.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 같은데, 뭔가 필요한 것은 있나?"

     그렌지드 공작이 고개를 끄덕이자,

    "...... 특별히 없습니다. 우리는 현자님을 따라 살아갈 뿐."

     라는 라이브러리안.

    "나는 그렌지드 공작이 우리 마을로 이사를 오면 그것으로 만족할게."

     윙크하는 밍밍샹 각하.
     그렌지드 공작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쉬리즈 백작은 웃고 싶은 것을 참는지 볼이 경련을 일으켰다.

    "......우리들은, 저 편협한 놈들이 유통을 막고 있는 천은을 정상적으로 시장에 유통시켜 주면 되네."

     노움 장로는 드워프 왕세자 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

     뭐? 드워프 왕국이 천은의 유통에 손을 대고 있다고?

    "어이어이, 편견이라니. 편협한 사람이 어디의 누굴까? 노움보다 더 편협한 놈이 있겠어?"

     와우, 드워프 왕세자 전하, 말도 험하셔.


     이에 따르는 것처럼 수행원들도 "헤헤헤"하며 웃고 있다.

    "...... 백작님. 천은의 유통이라니 어떻게 된 ......"
    "...... 국가 간 유통은 원래 제한되어 있지만, 노움 종족의 촌락이 있는 위치상 어쩔 수 없이 드워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지신앙의 노움과 드워프는 모두가 천은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힘으로 우세한 드워프가 좀처럼 천은을 내어주지 않는 것 같군요"

     드워프 최악이잖아.

    "...... 반면 노움은 드워프의 대지신앙의 성지라는 곳을 봉쇄한 지 벌써 200년째입니다."

     둘 다 마찬가지였다.

     싸움은 같은 수준끼리만 한다는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특정 종족에 대한 요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는데. 교회에서 한번 나서주는 정도가 좋아."

     그렌지드 공작은 노움과 드워프의 중재에 나서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을 향한 요구를 피하려고 애쓰는 것 같다.

    "...... 그보다, 맹약 파기의 실행 날짜는 언제가 되는 건가?"

     라이브러리안 대표가, 시선만으로 불꽃을 튀기고 있는 노움과 드워프들을 깨끗하게 무시하며 말했다.

    "조약 체결 후 2개월 후. 그걸로 발을 맞춰야 한다고 하더군. 가급적이면 맹약자 본인들이 이곳 블랑스토크 호상국에 모여서, 모두 모인 상태에서 시행하고 싶다만."
    "만약에 안 모이면?"

     홀리데이 대표의 말이 끼어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한다."

     그렌지드 공작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때, 등 뒤의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ㅡㅡ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부탁하마.

     그렇게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이계맹약]을 사용하면, 맹약자 전원이 모이지 않아도 전원이 파기를 선언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실감이 들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움직여 '세계 결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맹약자들 간의 논의도 그렇다.

     본래 있어야 할 형태로 폐기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협의하고, 조율하고,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ㅡㅡ안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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