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부 197화 터미돼지터(슬림)(1)

 

 일이 중요한 만큼, 일련의 사건 관계자인 스승님과 이그니스 폐하, 로건 님께는 서둘러 이야기를 전해 두고, 로건 님께는 마리의 보호를, 로리에와 카가치히코 선생한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골드 저택에 남아 아버지와 어머니의 호위를 부탁하고, 시내로 장을 보러 나간 올리브와 버질을 빅투루유 호에 태우고 마왕이 봉인되어 있다는 이국땅을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하고 있는 현재.

"경고. 우리는 시간 경찰, GoH(가디언 오브 히스토리)의 요원입니다. 불법 시간 여행, 역사 조작은 중죄입니다. 즉시 중지하십시오. 반복합니다."
"'올바른 역사' 따위는 엿이나 먹으라지!!!　그리고 이름이 약간 DoH와 겹치잖아!!!"

 우리는 마법소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날것 그대로 하늘을 나는 코스프레 미소녀 집단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다.

 순찰차를 연상시키는 흑백 의상을 입고, 경찰의 사이렌처럼 붉은색 지팡이를 손에 들고서 빅투루유 호에 귀여움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공격 마법을 퍼붓는 화려한 머리 색깔의 마법소녀들. 어, 뭐야?　타임 패트롤 같은 녀석들에게 소형 클린 핵폭탄으로 공격을 가하지만, 실드 마법 같은 것으로 모두 막아내는 것이 짜증 난다.

"어이!!　대체 뭐야 저 녀석들은!!!"
"내가 뭘 알겠어!　내가 있던 미래에는 저런 놈들이 없었다고!!!"
"아마 그보다 훨씬 더 먼 미래에서 온 게 아닐까!"

 아마, 치트 전이자가 세상을 엉망으로 만든 후에 우리가 달을 지구에 떨어뜨려서 더 엉망으로 만들었어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번은 문명붕괴 수준으로 전 세계가 엉망진창이 되었어도, 그대로 어떻게든 번식을 계속한 인류가 미래에서 부흥하여 시간 경찰이라는 것이 설립될 때까지 번영했을 것이다.

 즉, 유녀 마왕이 치트 전이자를 소환해 이 세계가 엉망진창으로 망가지는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의 정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근미래의 우리가 쓸데없이 끼어들어 그것을 비틀어 버리려고 하고 있다. 즉, 악역은 이쪽이라는 거지!

 그렇군 그랬어.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 일부러 미래에서 타임 패트롤 같은 걸 보내온다는 건, 여기서 제대로 마왕을 물리치면 우리가 죽거나 크레슨이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거나 지구가 멸망하는 미래는 사라지는 거지. 그야 그렇잖아?　역사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것은, 다시 말해 역사는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잖아. 이건 의욕이 생기는 일이라고!!!

"요격용으로 애틱워커 2호기를 자동조종 모드로 출격시키겠습니다."
"셰리!　요격은 내가 할 테니 목적지 도착하는 걸 우선으로 날려버려!"
"알겠습니다. 다소 흔들릴 수 있으니 여러분은 근처의 뭔가를 붙잡고 계십시오."
"와와와!?"
"으으...... 이런 큰일에 아무것도 못하다니, 나도 참 한심하다!!!"
"야, 괜찮아?"

 빅투루유 호에 익숙하지 않은 버질은 당황하여 근처 벽에 손을 대었고, 뱃멀미 체질인 올리브는 설마하던 우주선에서도 멀미를 하여 기분이 나빠진 것을 미래에서 온 크레슨이 보살피고 있다. 이쪽의 크레슨은 조종석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 빅투루유 호 주변을 날아다니는 마법소녀들을 팔짱을 낀 채 노려보고 있다.

"저 녀석들이 시간 경찰을 자칭하는 걸로 보면, 결국 목표는 미래에서 온 크레슨을 없애고 우리의 기억을 지워 모든 것을 잊게 하는 것일 거야!　여기서 우릴 죽여 버리면, 그것이야말로 역사가 바뀌어 버리는 거니까!!!　그렇다면 얌전히 응전하는 것보다 빨리 역사를 바꿔서 저들의 존재하는 미래를 말소해 버리는 게 빨라!"
"그렇군요. 그럼 전속력으로 달려가겠습니다!"
"이 이상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면 무력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 경고입니다, 즉시 도주를 중단하고 투항해 주십시오. 이쪽은 GoH, 올바른 역사의 수호자입니다."

 고대 문명의 초과학으로 급가속하는 빅투루유 호에 맞서 미래의 초과학으로 추격해 오는 미모의 마법소녀들. 젠장, 알고는 있었지만 미래인과의 전쟁은 너무 불리하다고!!!

"적기, 고대 모리슨즈 문명산 소형 우주선으로 판단. 강제신호정지술식탄의 사용을 허가한다. 모두, 쏴라!!"
"회피이!!"

 아마도 한 발이라도 쏘면 즉시 배와 셰리가 셧다운 될 것 같은 주홍색 마법 광선이 자동추적식으로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고, 무슨 로봇 애니메이션 같은 변태 궤도로 빙글빙글 돌며 이를 피하는 빅투루유 호. 이럴 때, 일일이 설명문 같은 말투로 공격의 내용을 알려주는 창작물의 세계는 참 편리하네...... 그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