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3 토마슨 추기경(2)
    2023년 03월 11일 01시 38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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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도 성처럼 첨탑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중 하나의 창문이 열려 있었으며 그곳에서 한 남성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손짓을 했다.


    "저기요, 위에서 누가 이리 오라고 하는데요."
    "음? ㅡㅡ예하!"

     레그산 사제가 목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리비에라 씨와 논 씨도 서둘러 똑같이 무릎을 꿇었다,

    "ㅡㅡ빨리 올라와!"

     라는 말이 떨어지자, 서둘러 레그산 신부가 리비에라 씨를 이끌고 본당으로 들어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 조직의 넘버 2라는 것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교하게 디자인된 두툼한 문을 열고 집무실로 들어서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멋진 스테인드글라스였다.

     그 빛이 쏟아지는 곳에 놓인 진열대에는 오래된 술잔, 보석이 박힌 문갑, 천은으로 만든 페이퍼 나이프 같은 것들이 놓여 있다.

     진열대는 입구 앞의 공간에 둥그렇게 놓여 있어서, 그것을 보며 안쪽으로 들어가자 방금 전까지 얼굴을 내밀었던 것 같은 창문이 있었고, 그 앞에 놓인 집무실 책상에는 토마슨 추기경이 있었다.

     연보라색 천에 금실 자수. 그려진 문양은 나뭇잎과 담쟁이넝쿨 같은 것이었고, 꽃은 없었다.

     뚱뚱한 토마슨 추기경은 흰머리를 뒤로 넘기고 있었고, 그 위에 올려진 원형 모자는ㅡㅡ지구에도 있던 카로타 모자와 비슷하지만, 이것은 머리 꼭대기에 진짜 식물의 잎이 붙어 있다ㅡㅡ옷과 같은 연보라색이었다.

    "왜 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나?"

     추기경은 불쾌하다는 듯이 검지로 책상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죄송해요~ 레그산 사제가 참견하는 바람에 ......"
    "뭐!? 아, 아닙니다. 저는 평소에 본당 근처에도 가지 않던 리비에라 공부 사제가 추기경을 만난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레그산 사제."

     토마슨 추기경이 말하자,

    "옙."
    "네 열정은 잘 알고 있다."
    "옙. 고마운 말씀입니다."
    "물러가라"
    "...... 예."

     황급히 떠나는 사제를 배웅한 후, 토마슨 추기경은,

    "리비에라 공부 사제"

     이번에는 리비에라 씨를 바라보았다.

    "네~"
    "복장을 갖춰라."
    "네~......? 하지만 이건 제 아이덴티티라서~"
    "고쳐. 안 고칠 거면 너 혼자 나가라"
    "............"

     우와, ...... 리비에라 씨의 얼굴이 엄청나게 굳어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신맛이 강한 매실청을 먹어도 이런 표정이다.

    "괘, 괜찮아요, 리비에라 씨. 저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요 ......"

     이 경우, 리비에라 씨의 정체성이 더 중요한 것 같으니까.

    "자네가 레이지 군인가?"

     추기경의 눈빛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아, 예."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상기되었다.

     대단한 박력이 있다, 이 사람. 귀족이나 기사와는 다른 위압감, ...... 뭐랄까, '교장 선생님의 위엄' 같은 위압감이다.

    "리비에라 공부 사제한테 오냐오냐 하면 안 된다. 본인은 몰라도 밑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사제들이 곤란해하는 거다. 리비에라가 공부 사제 중 선두에 있기 때문에, [공부는 교미]라는 험담을 듣는 게다."
    "불평하는 건 레그산이 있는 [법부] 녀석들인걸 ......"
    "그래서 뭐? 공부도 법부도 7부 12국도 모두 교회의 중요한 기관이다. 너 한 사람 때문에 여기에 균열이 생겨도 된다는 거냐?"
    "으으......"

     리비에라 씨는 겸연쩍어하며 옷매무새를 바로잡았다. "이 사람 나이 먹으면서 점점 더 꼰대가 되어가......"라고 중얼거리면서.

    "좋아, 좋아. 넌 그렇게 하면 당당한 최고의 사제다. 앞으로도 교회를 위해 힘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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