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69화 에필로그 1, 말 한 마디에 절망(2)
    2023년 03월 06일 20시 01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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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원된 브렌의 팔을    살펴본 키리에에게 바구니를 내민다.

    "......
    이건 브렌 군이 부탁받은 것이니, 네가 전해줄래?"
    "............"
    "
    누나와 할아버지를 위해 방금 배운 약을 조제하고 싶다며, 재료를 모아 달라고 부탁했어."
    "
    ............"
    "
    드레스를 입었을 때 상처가 많이 있던 것 때문에 걱정했던 것 같아. 그 김에 할아버지한테도 뭔가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어. ...... 요즘 마을 밖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던 것 같아서, 위험한 곳도 괜찮을 듯한 나에게 숲에서 채집해달라고 했지."

     또다시 눈물이 흐르는 키리에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
    물론 의뢰비도 들어 있었어. 의리 있는 녀석이지. 브렌 군도 너와 마찬가지로 자기 나름대로 너희들을 보호하려고 했을 거야. ...... 이 근처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이 조금 있어서 근처의 마을을 돌아다니게 되긴 했지만......."

     전사처럼 피와 흙으로 잠옷을 더럽히며 고요히 잠들어 있는 브렌에게, 낡은 목검을 부드럽게 건넨다.

    "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을 뿐이지, 너희들은 정말 멋진 가족이야."
    "
    , ............"

     부드럽게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그리고........

    "
    , 이 아이만 활약하게 내버려둔다면 마왕의 이름이 아깝지..."
    "............ 
    ?"

     손이 머리에서 멀어지는 순간, 기척이 확연하게 강렬한 것으로 변한다.

    "
    작은 용사님은 좀 쉬게 하고, 저 남자는 내가 맡아볼까. 단면의 생김새로 보아 니다이의 흉내를 내는 것 같으니, 본때를 주겠어."

     남자가 마왕답지 않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선다.

    "
    너희들에게도, 너희 부모님에게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쓰러뜨린다.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말이야. 약속이다."



     .........

     ......

     ...




    "......
    모르겠다고?"
    "
    알 리가 없잖아. 그보다, 마왕군이 왔으니까 마왕이라도 온 거 아냐?"
    "
    ,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아무리 마왕이라 해도 저런 흉내를 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렌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마자, 검은 섬광이 끝났다.

    "
    그럼 모른다니까. 직접 눈으로 확인해. 그 정도로 말을 할 수 있다면 말도 탈 수 있겠지."

     어째선지 여기 있는 브렌을 안고, 올 때는 없었던 낯선 바구니를 들며 집으로 돌아간다.

     외상은 보이지 않지만핏자국까지 .......

    "......
    , 잠깐! 그럼 우리도 가세해야 한다!"
    "
    나와 브렌은 가지 않을 거야소덴은 은혜를 잊지 않아절대로 ......"

     보검 그레이가 해방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는 키리에가 떠나고 만다.

    "............
    대체 뭐야?"




     
    ♢♢♢.




    "............!"

     호흡 한번, 숨을 쉬는 것조차도 두려워진다.

    "............"

     왕녀도, 기사도병사도 .......

     검성도용사도그리고 용사도 .......

     마왕이 뿜어내는 마력의 기운에 많은 이들이 기절한 가운데, 남은 자들 모두가.

     아무도 말을   없다.

     아무도 움직일  없다.

     아무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ㅡㅡ이것이, 바로 【흑의 마왕】 .......

    "............
    이것이라면 분명 그들에게도 전해 졌겠지."

     하늘을 찌르는 어둠에 별다른 감흥 없이, 한동안 구멍 뚫린 먹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마왕.

     아니, 뭐가 마왕인가.

     그런 존재라고는 부를 수 없을 정도가 아닌가.

    "
    좋아그럼 ......"

     마왕이 돌아보는 시늉을 한다.

    "
    ......!!!"
    "
    ......!"

     단 한 명의 흑색 쌍안이, 평원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생명이 깎여나가듯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허리가 풀려 엉덩방아를 찧고,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구하는 이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
    오랜만이다, 용사들아."
    "
     ......"

     등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마력도 기세도 느껴지지 않는 마왕이  걸음 내딛는다.

     단 한 사람의 단순한 발걸음에 동조하여, 있지도 않은 압박감에 사람이나 마물도 함께 후퇴한다.

     그 라기린을 아무렇지도 않게그토록 압도적으로 소멸시키는 마왕에게  이상 전의가 남아있을 리가 없다.

     다가온 것은 사람이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기도를 해야 할 초자연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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