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장 58 광천기사왕국 항구 도시 자커하펜
    2023년 03월 06일 16시 43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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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르크는 홀로 방에 있었다. 그곳에는 쿡도, 다른 동료들도 없었다.

     창문도 닫혀 있어 방은 어두웠고, 침대 옆 탁자에는 손길이 닿지 않은 음식과 물약이 놓여 있었다.

    "...... 뭐냐고. 어째서냐고 ...... 동생 군 ......"

     시력을 잃은 라르크는 '육천광산'에서 만나 그녀의 사고방식을, 그녀의 인생을 바꿔버렸던 소년을 떠올렸다.

    "...... 그게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잖아, 동생 군 ......"

     자신이 지켜야 할 상대라고 생각했던 소년.

     광산에서도 그랬고, 천부적인 재능을 얻은 후에도 그랬다.

     그가 신경 쓰여 영도로 쫓아갔을 때, 용이 출현하고 그것을 쓰러뜨리면서 라르크의 마음은 더욱 굳어졌다.

     동생은 누나가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4년 만에 다시 만난 남동생은 더 커져 있었다. 키도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별 6개를 가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자신보다 강해졌다.

    "...... 기운만 되찾으면, 나는 다시 동생을 지킬 수 있을 텐데......."

     계속 꿈꿔왔다.

     다시 동생과 재회해 둘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을.

     나는 많은 사람을 죽인 죄로 수배자가 되어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못했지만, 그것 또한 동생을 돕기 위해 한 일이었다.

     이런 재회를 원하지 않았다.

     비참했다.

     힘을 잃은 자신도.

     그에게 원한을 품은 나 자신도.

     동생을 위해 행동했던 과거를 후회하고 있는 자신도........

    "우왓, 어두워."

     그때 방의 문이 열렸다.

     들어온 것은 라르크보다 키가 작고, 흔히 볼 수 없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미미노였다.

     라르크는 미미노가 '은의 천칭'에 소속되어 있고, 동생의 파티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들어오지 마!"
    "아, 그렇구나. 눈이 보이지 않는 거였구나. 그래서 어두워도 괜찮은 거지?"
    "들어오지 말랬잖아!"

     라르크는 근처를 뒤져 무언가를 던지려고 했지만, 이미 동료들에게 "나가라"며 수없이 던진 뒤라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 침대 옆의 식사가 놓인 테이블이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겨져 있었던 것은 쿡의 선견지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방에 들어온 미미노는 창문을 열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빛이 방의 참상을 비추는데, 베개도, 시트도, 꽃병도, 술병 같은 것도 던져져 바닥에 흩어져 있다.

    "아~아. 이런 어두운 곳에서 이렇게 꽁해져서는. 안 되겠네. 머리에 곰팡이가 생길 거다?"
    "시끄러워!"
    "그리고 여자가 남자 같은 말투를 쓰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여자에게는 여자의 무기가 있는 거야."
    "시끄럽다고 했잖아!"

     급히 오른손을 뻗은 라르크는, 그러나 거기서 익숙한 어둠의 칼날이 나오지 않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다.

    "...... 그 짜증도 모두 천부가 없어진 탓이야."

     미미노의 말이 가슴에 깊이 박힌다.

    "그렇다면 ...... 뭐야. 너랑은 상관없잖아. 내가 이대로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상관있어. 왜냐면 레이지 군이 슬퍼할 테니까."
    "모르겠어, 그런 이름!!! 내 동생 군은 ...... 동생 군이라고 ......!"

     바로 옆에서 사람의 기척을 느낀 라르크는 고개를 들었다.

     바로 그 순간 '짝'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뺨을 얻어맞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누나라면 동생의 성장을 기뻐해!!"

     미미노의 목소리가 놀란 라르크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왜 인정해주지 않는 거야! 레이지는 누나한테 칭찬받고 싶어서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 칭찬을 받고 싶어서 ...... 나에게?"
    "당연하지! 레이지 군은 우리 파티에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누나를 만난다고 했어. 꼭 만나야 한다고. 그게 인생의 첫 번째 목표라고 했어."
    "............"

     뺨에 손을 얹은 라르크는 보이지 않는 눈을 미미노에게로 향한다.

    "...... 너, 울고 있는 거야 ......?"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코를 훌쩍이는 듯한 소리. 미미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분해 ......!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레이지 군을, 당신은 부정했어 ......! 그런데도 레이지 군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 ......."
    "...... 동생 군이 ......"

     미미노는 눈가에 검지를 대어 눈물을 닦았다.

    "나는 레이지의 부탁으로 너를 위해 '약리학의 현자'님을 만나러 가야겠어. 약은 하플링이 잘하는 분야니까. 하지만 우리가 돌아오기 전에 당신이 죽으면 곤란해. 레이지를 볼 낯이 없으니까. 그래서 너한테는 특별한 치료를 받게 해주려고 해. 지금 이 도시로 고위의 [회복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선생님이 오고 있으니까."
    "...... 나는......."
    "미리 말하지만, 거부권 따위는 없어."
    "뭐어!? 누구 멋대로!"
    "레이지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

     뾰로통해진 라르크는,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듯 고개를 숙였다.

    "뭐야, 동생은 ...... 내가 모르는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건 치료해 주는 논에게 물어봐. 잘 알려줄 거야."
    "...... 너는?"
    "응?"
    "넌, 동생 군의 뭔데?"

     그러자,

    "아주 의지할 수 있고, 아주 친근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레이지 군은 바로 나에게 의지해 주는 존재야! 그러니까 ...... 응, 나는!"


     대답하는 미미노가 빛나는 미소를 짓는 모습을 라르크는 볼 수 없었지만, 상상하기 쉬웠다.

    "엄마야!"

     그건 역시 이상하다며, 바로 핀잔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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