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장 167화 우리 방식으로 정하자(3)2023년 03월 04일 20시 33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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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으로 올라온 라기린이 용감하게 전장 쪽을 바라본다.
드디어. 드디어 형에게 계속 거부당했던 경종을 울린다.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경고를 울릴 수 있다.
하늘이 축복하는 것처럼, 무적을 자랑하던 니다이가 쓰러지고, 가장 갖고 싶었지만 완전히 포기했던 그 그레이를 손에 넣었다.
(............ 앗, 어째서!?)
당황하는 라기린.
있어야 할 것이 없다.
한 개체로 모든 권속을 감당할 수 있는 최강의 권속, 코콩카카의 기척이 없다.
"...... 아니, 그렇구나"
예의 호수의 파괴는 코콩카카의 자멸이 작용하여 무언가의 이상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스스로 렌드에게 제시한 것이다.
게다가 저건 전장이라고 해도 결코 풀 수 없는 레벨의 권속이다. 용에 대한 대책이 하나 없어졌지만, 별 문제는 없다.
금세 안정을 되찾은 라기린은 앞쪽에서 다가오는 인물의 모습에 미소가 사라진다.
"하아 ......, 하아 ......"
"............ 아무리 말을 늘어놓아도 알아듣지 못하겠어? 브렌 군."
실망감이 짙게 묻어나는 라기린의 차가운 눈빛을 받음에도, 브렌은 강하게 쏘아보며 외친다.
"형님과 누님은 어딨어!"
목검을 든 것을 보면, 라기린의 손에 그레이가 쥐어져 있다는 점에서 대범함을 짐작할 수 있다.
수업을 듣던 브렌은 라기린이 그레이의 서적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며칠간은 유적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제단을 여는 것은 소드나 렌드일 것이다. 형이라면 틀림없이 키리에를 호위병으로 데리고 갈 것이다.
"그렇게 똑똑한데 왜 모르는 걸까 ...... 오히려 화가 나지 않을 수 없군!"
"읏ㅡㅡ!"
협박하듯 옆의 벽을 향해 참격을 날려서 베어버린다.
굉음과 함께 용의 발톱으로 긁어낸 듯한 흉터를 남긴다.
"......, 누, 누님과 형님은 어떻게 된 거야!"
그래도 다리가 오들오들 떨리면서도 단호하게 목검을 든다.
"...... 아, ...... 아, ...... 아, ...... 알겠어, 확실히 그래 ....... ...... 그 여자의 피다."
무기력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결심하는 라기린.
그리고는 우쭐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읏 ......! ...... 야앗!"
"어리석은 자에게는 벌을 주겠다."
돌진하는 브렌을 향해, 라기린은 왼팔을 변질시키며 그레이를 휘두른다.
무자비하게, 담담하게 .......
"ㅡㅡ읏!? 브렌!!"
렌드의 허리춤에 있던 검을 한 손에 들고 뒤따라 나온 키리에가, 비명 같은 비명을 질렀다.
♢♢♢
보검 그레이를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마주 보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두 사람.
"왜 베었지? 대답해라."
"...... 이대로 가면 브렌 군ㅡㅡ"
"마음에 들지 않아서겠지?"
아니, 문답이 아니다.
"나도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너도 그렇겠지."
대답 따위는 필요 없이,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소원한 사이의 형을 묻어버리고, 형을 따르는 동료들을 끌어들였으며 레이시아를 죽였다.
라기린과 맞서고, 병과 싸우고, 나날이 쇠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어리다.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었겠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을 것이다.
라기린과 아이들을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날 때 얼마나 불안해했을까?
ㅡㅡ마음에 안 들어.
"하지만 나도 너와 똑같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손을 쓰고 있는 거지."
"누구에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마왕과 같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서로의 분노를 겨루듯 격정적으로 서로를 노려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지의 힘은 빠르게 약해지고, 그레이를 가진 자의 힘은 급격하게 상승한다.
"읏 ......"
마왕과 같은 동기와 수법이라니, 토 나올 정도로 참을 수 없다.
이빨을 드러낸 라기린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악마에게 침범당한다.
"똑같아. 나나 너나, 자신을 주장하는 수단은 똑같아."
"윽 ......!!!"
몸 안에서 피가 섞이면서 왼팔의 뿔이 자라나고, 하얗게 빛나는 피부가 오른팔까지 뻗어 나간다.
"실력행사잖아? 우리는 언제나 힘으로 자신을 주장해 왔다. 그걸 이제 와서 네 멋대로 바꾸게 놔두지는 않아."
"나는 옳아 ...... 이건 관철할 만한 가치가 있어. 현시점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확정되어 있어. 이제는 이룰 일만 남았다 ......"
명상하듯 자신의 정의를 외치며, 신의 뜻을 얻었다고 확신하는 라기린.
그레이가 긴박한 두 사람의 기척을 표현하듯, 손끝이 떨리기 시작한다.
"그런 건 몰라. 분명한 건 내가 너의 적이라는 거지."
"그래, 알고 말고. 그 눈빛이 말해주고 있어. 하지만 이제 겨우 거의 다 이룰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그러니 ...... 사라져."
"점점 더 너답게 변해가고 있잖아."
자신의 정의가 통하지 않는 자. 굴복하지 않는 자.
또다시 눈에 띄는 방해꾼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결정지을뿐이다 ......"
그레이의 무늬에 담긴 힘이 한껏 고조된 타이밍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튕겨서 거리를 둔다.
"...... 그래,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하고말고........"
목소리의 크기와는 달리, 내면에 싹튼 분노와 살의는 극에 달했다.
오른팔도 침식되어, 인간족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단계, 세 단계 변화를 거친 상태로 검을 든다.
마지막 방해꾼으로서 막아서는 검은 칼의 마왕을 제거한다.
"살아남는 자가, 진짜 악이다"
"살아남은 자가, 진정한 정의다!"
※ 2023 베스트 후보로 선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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