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65화 모든 인류를 생각하는 모양인 남자(2)
    2023년 03월 01일 11시 09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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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 같은 얼굴에 사람 같은 이빨.

     얼굴에 비해 작은 물고기나 미꾸라지를 연상시키는 몸통.

     탁기를 두른 그것들이, 수십 마리나 달려들어 연암충을 잡아먹고 있다.

     이빨에서 피를 흘리며 비웃고 있다.

    "뭐야, 저건 ......"
    "...... 너무 보지 않는 편이 좋겠어. 나도 기분이 나쁠 정도라고."

     잘 보이는 위치에서 [늪의 악마]가 불러낸 괴물을 보고 있던 하쿠토와 소우마도, 참을 수 없는 오한에 소름이 돋는다.

     바부샨에게서는 야성적인 남성미도 느꼈었지만, 저것을 보니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혐오감과 솟구쳐 올라오는 메스꺼움은 견디기 힘들었다.

    "음 ......?"

     먹구름에서 구름 같은 탁기를 머금은 거대한 무언가가, 바부샨을 짓밟으며 내려온다.

     50의 권속, '이둔위기(泥鈍危機), 두르노아'.

     큰 코끼리의 얼굴을 하였고, 진흙을 생성하는 멧돼지를 닮은 곤봉을 들고 있으며 두 발로 걷는 둔중한 전사.

    [이거 이거, 이쪽 또한 기이한 것이구랴. 쳐라, 바부샨]

     녹색 불꽃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하는 바부샨이 거상의 병사를 밀어내며, 맹렬히 달려든다.

     하지만 거상병은 곤봉에서 무겁고 둔탁한 진흙탕을 만들어 바부샨을 반쯤 밀어내 버렸다.

    [뭐 하는 게냐 ......, 제대로 못할까]

     방금 전과 다른 괴수들 간의 주먹다짐이 시작된다.

     


    "ㅡㅡ저것들은 아군이야.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담담한 목소리로, 그 사람은 나타났다.

     그가 내려앉은 발밑에서, 하얀 소금의 땅이 펼쳐진다.

    "...... 라기린"
    "............"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우마가 쏘아보는 것은, 보검 그레이에게 왼팔부터 왼쪽 눈까지 침식당한 라기린이었다.

     다크엘프 특유의 갈색 피부는 도자기처럼 새하얗고 매끈한 피부로 변질되고 있었다.

     적어도 인간 종족의 피부는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더욱 기괴한 것은, 침식된 왼쪽 눈두덩이.

    [늪의 악마]를 떠올리게 하지만,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공허다. 무의식적으로 모두가 시선을 돌릴 정도로 음울한 감정을 고조시키는 허무한 어둠이 그곳에 있었다.

    "너, 저지른 거냐......"
    "너희들의 그 눈 ....... ...... 그래, 렌드 군과 마찬가지로 역시 공주님한테서 무언가 들은 것 같구나."

     멀리서 이쪽으로 다가오려는 공주를 노려보며 한숨을 내쉰다.

    "사실이지? 공주님들과 유물을 노리거나 마왕군을 이끌고 다니다가 결국 ...... 브렌을 공격해 버렸다며. 게다가 그 니다이의 검을 노린다고도 했어."
    "...... 괴물이네, 저 공주는........"

     뒤에서 휘젓고 다니는 연암충의 기척과 포효하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의를 가지고 상대한다.

    "나도 조금 의심했었지만, 그 모습을 보니 의심할 여지가 없어. 사람의 길에서 벗어난 외도가. 인간으로 살면서 그렇게 힘들었어? 응?"
    "진정해라. 실력 행사로 어떻게 하는 것은 나도 원치 않는 일이었어. 하지만 이제 이렇게 할 수밖에 없고, 이건 꼭 필요한 일이야.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너무 늦어질 거야."
    "뭐어 ......?"

     의심스러운 자를 보는 눈의 소우마와 하쿠토에 대한 라기린의 주장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ㅡㅡ역사의 증명이다."

     보검 그레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이 검과 계약을 맺었다. 내 안에 깃든 악마의 피는 결국 내 영혼을 제물로 삼아 다시 이 세상에 ...... 조=울트를 현현시킬 것이다."
    "네가 ...... 악마가 된다는 거냐?"
    "그래, 그리고 [천유의 백뢰룡] 클라우 레간 ....... 그것을 불러내서 싸운다."
    "......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있지도 않은 용과 싸우기 위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
    "바로 그거야, 바로 그 이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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