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65화 모든 인류를 생각하는 모양인 남자(1)
    2023년 03월 01일 11시 07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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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이 발산한 폭압의 물결이 땅을 갈아엎고 평원을 갈라놓는 것을 보고 쓰러질 뻔한 것도 잠시, 비극은 계속된다.

     그것은 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비극이 되었다.

    "읏!?"

     기억에 있는 땅울림이 시작된다.

     갼의 목에 매달려 있는 것은, 연암충 그뤼를 부르기 위한 뿔피리였다.

    "기잇! 어, 어째서!! 그뤼가!?"

     그러나 갼은 그것을 불지 않았다.

     당연하다.

     마왕군을 자처하며 의기양양하게 전투에 나서기는 했지만, 지금은 열세...... 심지어 죄를 뒤집어 씌우고 끌어들일 예정이었던 진짜 마왕의 부하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괴물들 간의 싸움이 벌어졌다.

     믿기 싫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아무리 그뤼라 할지라도 한 방에 박살나거나 순식간에 불에 타 죽을 수도 있다.

     ㅡㅡ얼굴색이 나쁘군. 왜 그러지?

    "끽! 네, 네놈!"

     ㅡㅡ놀이는 끝이다.

    "무슨 속셈이냐! 그뤼는 네놈의 짓이냐!"

     ㅡㅡ봐라.

     왼쪽의 기다란 한손검이 가리키는 곳은, 다름 아닌 자기 군대의 중간쯤이었다.

    "............ 세상에 ......"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탑을 연상케 할 정도로 높이 땅을 뚫고 튀어나온 그뤼. 그 모습을 본 간은 엄청난 절망감에 몸의 힘이 빠져나갔다.

     원래는 바위로 만든 비늘을 입고, 어쨌든 웅장하고 자랑스러울 정도로 컸다. 그것이 그뤼였다.

     하지만 땅속에서 얼굴을 내민 그 거대한 연암충은, 있을 리가 없는 마다라 무늬를 하고 있었다.

     아니, 무늬가 아니다.


     점점이 찢겨나가 버린 것이다.


     회복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로, 고통스러워하며 발버둥 치고 있다.

     작은 유년시절부터 길러온 그뤼가.

     키우고 손질하는 방법과 함께 그뤼를 데려온 본인의 손에 의하여.

     ㅡㅡ이제는 없다. 아무것도.

    "아, 아, 아아 ......!!!"

     던져진 두 개의 물체.

    "봉고!!! 부, 붕고오......오오......"

     오랜 시간을 함께 걸어온 동료들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상황도 입장도 잊고서 울음을 터뜨린다.

     ㅡㅡ남은 것은 이 자리의 마물과 너뿐이다.

     아니, 아니다. 유적지에는 아직 많은 비전투원과 아이들도 있다.

     갼의 백성들이었다.

     아니, 잠깐만.


     ㅡㅡ백성인가 ....... ...... 고블린 따위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 거냐?

     검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봉고와 붕고 두 사람 분량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ㅡㅡ고블린이 이 정도로 꿈을 꾸다니.

     "아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패배한 것이다.

     이 녀석과의 속고 속이는 싸움.

     언제 먼저 배신할 것인가의 승부에서, 진 것이다.

     ㅡㅡ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되었을까, 이제 충분하지 않은가.

     슬픔의 바닥에서, 눈물로 흐려진 시야로 강이 마지막으로 포착한 것은 .......

     ㅡㅡ이제 ...... 사람의 흉내는 충분히 했겠지?

     마물의 낙원을 꿈꿨던 자신을 조롱하고, 상쾌하다는 듯이 손을 내미는 배신자였다.


     ♢♢♢♢.


     흔들리는 평원에 의아한 듯 매서운 눈빛을 보내는 세레스티아.

    "ㅡㅡ세레스티아님!"
    "...... 지금인가요."

     아스라 일행의 싸움이 중단된 것도 잠시, 새로운 위기를 감지한 크리스토프가 달려왔다.

    "아스라 씨와 [늪의 악마]가 있는 이 상황에서 부르는 일이 너무 무모하다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

     땅을 뚫고 비명을 지르며 등장한 연암충.

    "헉 ......!"
    "으아아아아아아아!!!"

     무의식 중에 나오는 비명과 절규.

     왜일까.

     탑처럼 튀어나온 연암충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보기에도 끔찍한 상태였다.

     진짜 공포는, 그 연암벌레에 달라붙어 있는 이형의 물체에 있었다.

    [호오, 이건 또 특이한]
    "............"

     턱을 쓰다듬는 [늪의 악마]가. 이 세상 생물이 아닌 것 같은 존재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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