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7화 : 네놈들을 용서 못해
    2020년 12월 03일 23시 32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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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1456gm/17/





     "카가미 너!!! 크리스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뭐?"


     사사키의 갑작스런 노성에, 무심코 얼빠진 소리를 내고 만다.


     치나도, "히익!" 하며 놀라서 내 팔을 붙잡으러 올 정도다.

     어라, 뭔가 닿은 느낌이 든다.


     그건 그렇고 이 녀석, 지금 뭐라 말했지?

     날......탓한 건가?


     "크리스가 외쳤을 때, 제일 가까이 있던 건 너였다. 네가 크리스한테 무슨 짓을 해서, 그걸 감추기 위해 크리스를 붙잡아서 도망친 거다!"

     "아니, 바보냐 너......."


     기가 막혔다.

     아니, 전부터 바보다 바보다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여기까지일 줄이야. 상상의 범주를 벗어났다.


     "저기 사사키 진정해!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치나는 해파리한테 쏘인 거야! 저기 봐, 발목에도 상처가......"

     "그건 카가미가 난폭하게 데려왔을 때에 바위에 부딪힌 거겠지! 얌전히 옮겼다면 그렇게 빨리 헤엄쳤을 리가 없다!"


     아키모토가 지원을 해줬지만, 흥분한 사사키는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일축한다.


     뒤에서 방관하고 있는 녀석들도, 이번에는 사사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사사키를 지목하면서 작은 소리로 대화하는 사람도 몇몇 보이니, 이번에는 수적 유리는 이쪽으로 기울겠지.

     시간을 들여서 말로 굴복시킬까......?


     "저기 말야 사사키, 그 때 아키모토가 제일 가까이 있었으니까, 내가 이상한 짓을 했다면 눈치챘을 거라고?"

     "잠수하면 얼마든지 숨어서 접근할 수 있지! 설령, 진짜로 해파리라고 해도 그건 가까이에 있던 네가 부주의해서 그렇다!"

     "제일 좋은 해파리 대응법은, 위험한 시기에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건데. 초대한 장본인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관계없어! 애초에 너한테는 전과가 있다고! 맨날맨날 시오리한테 손을 대었으면서!"


     이렇게 말하면 저렇게 말하는 부류의 최상급.


     소우지는 여전히 원호해주지 않았고, 아키모토는 주눅 들어있다.

     주변의 손님들은, 애들 싸움에 관련되기 싫다며 멀리 간 모양이어서, 어느 사이에 이 주변에는 우리들만 남았다.

     정말, 수적 유리가 듣고 기막혀하겠구나.


     

     "애초에, 예전부터 틀렸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그렇게나 시오리를 심하게 대하는 너한테, 크리스를 맡겨둘 순 없다고!"


     계속해서 강한 어조로 말하는 사사키. 이젠 제대로 흥분하고 말아서, 한발 한발 이쪽에 접근하면서 얼굴을 시뻘겋게 만들고 말도 안되는 논리를 들이민다.


     나는 그걸, 치나의 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바라본다.

     스스로도, 사사키는 보는 눈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알겠다.


     이 녀석의 발언은, 슬슬 내버려두지 못할 정도까지 왔다.


     사사키의 허언과 화학변화를 일으켜서, 점점 화약으로 변해가는 나.

     거기에, 화약을 들고 오는 바보가 또다시 늘어났다.


     "그래..... 맞다맞다! 카가미가 나빠!"

     "그래 맞아! 시오리한테 상냥히 대해주지도 못하는데, 타인에게 상냥히 대해줄 리가 없는걸!"


     그렇다, 시오리의 친위대와 팬클럽 떨거지들이다.

     거의 이쪽에 정의가 있는 듯한 말투.


     하지만, 눈을 보면 안다.

     녀석들은 알고 있다. 이번 일, 나한테 죄는 없다고.

     알고 있으면서도.....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나의 행동이 바르지 않다고 추궁하기 위해서, 사사키의 고발의 편승한 것이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간다.


     누명을 쓰고 책망받는 일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나라면 괜찮겠다고.

     소중한 동료는 학교 밖에도 많이 있으니까, 괴롭지 않다고.


     내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을 되돌릴 말이 없다고 착각하고서, 녀석들은 더욱 기어를 올린다.


     "모두 진정해! 부탁해!"

     "추하군."


     필사적으로 폭도들을 진정시키려 하는 아키모토, 드디어 보다 못해 원호? 를 개시한 소우지.

     그 어느 쪽의 말도 닿는 일은 없다.





     아아, 때리고 싶다.





     때려눕히고 싶다.





     젠장! 젠장!


     폭력으로 해결 가능하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

     그런 짓을 해버리면 녀석들에게 먹이를 주고 만다.


     견뎌라, 견더라, 견뎌라......


     하지만, 그런 내 노력 따윈 알지 못하는 사사키는, 드디어 말해선 안될 말을 입에 담았다.




     "이제부턴 내가 크리스를 도와준다! 넌 이제, 두 번 다시 크리스한테 접근하지 마!"




     아, 이젠 됐어...미안, 아버지.





     나는 눈앞의 악마를 해치우지 않으면 안된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때려주고서, 울면서 사과해도 계속해 준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어서려 한........그 순간.





     "그만둬!!!!!!!!!!"





     절규가 울리자, 그렇게나 소란스러웠던 소리가 뚝 끊겼다.

     나도 일어서려던 기세를 멈추고, 소리를 지른 인물을 보고 만다.



     그 인물은, 내 바로 옆이다.



     아픈 발로 서서, 주먹을 쥐고서 노려보는 치나가 있다.


     "치나?"


     믿을 수 없다.


     낯을 가리는 치나가, 말없던 치나가, 일본어도 모르고, 대화도 서툰 치나가, 지금 폭도에게 대항하고 있다.


     찾아온 적막.


     "어, 어이 크리스, 어째서......"


     그걸 깨트린 사사키는, 순식간에 이 세상의 끝장을 본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크리스를 위해 카가미를 탓하고, 크리스를 위해 화내고 있는데, 어째서 그녀는 지금, 자신들 앞에 나서는 것인가.....


     "요리는, 나쁘지 않아!!"


     이 대사를 듣고, 그녀의 표정을 보고, 사사키고 눈치챈 모양이다.

     그녀가 날 지키기 위해 '사사키를 부정하고 있다' 는 것을.


     "요리는, 나쁘지 않아!!"

     "그......런......."


     사사키는 절망하는 얼굴로 무릎부터 쓰러졌다.


     "왜냐, 왜냐고...... 난.....크리스 용서해줘, 싫어하지 말아줘....."


     이젠 알고 있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그럼에도, 이 말이 무심코 입밖에 나오고 말았다........그런 모습이다.


     "요리는......나쁘지 않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난 나쁘지 않다고 말해준다.

     단어가 부족해서, 전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내가 부당한 규탄을 받고 있는데도, 도울 힘이 없다.

     그렇게 분했는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럼에도 알고 있는 얼마 안되는 말을 어떻게든 이어서, 날 위해 일어서 주었다.


     


     그 모습이, 어떤 광경과 겹쳐보였다




     "그만둬! 이오리는 나쁘지 않다!"




     어린 시절의,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대항하는 모습.

     아아, 이런 식으로 감싸지는 것은 언제 이후인가.


     주변 녀석들도 깜짝 놀라서.....드디어, 말을 하는 자들은 없어졌다.


     치나도 견딜 수 없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요리는......요리는....." 이라며 약하게 이어나가며, 고개를 숙인다.

     분명, 대화의 내용을 알았던 건 아니겠지.

     다만, 내가 무턱대고 욕을 먹고 있다, 그것만 전해진 것이다....저 녀석들이, 생각없이 웅성대면서.


     정만 나란 녀석은, 지켜야할 애한테 어째서 지켜지고 있는 거냐고.


     난 무의식적으로 치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바닷물에 젖어있어도, 섬세하고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이라고 알 수 있다.

     그러자, 치나가 내 가슴에 고개를 파묻었다.


     무서워했으면서.....고마워.

     괜찮아. 치나의 말은, 나 따위보다 더욱, 닿고 있어.


     그리고 난 얼굴을 들고 날 규탄하던 녀석들을 노려본다.

     아마,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제일 장렬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녀석들은, 두 걸음 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난, 치나를 떼어놓고 일어서서 사사키에게 다가갔다.

     한쪽 무릎을 꿇고 어깨를 쥐며, 녀석의 눈을 노려본다.


     "넌 치나의 일을 조금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 꼴 좋다 쓰레기 녀석! 이 이상, 치나한테 추근덕댄다면 내가 널 뭉개버린다!"

     "히, 히익!"


     엉덩방아를 찧으며, 그대로 두려움때문에 움직이지 않게 된 사사키.

     뭔가 바닷물과는 다른 액체가 사사키의 발치에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번에는, 안티 녀석들.......치아의 눈물의 원인의 한 축을 담당한 녀석들에게 눈을 돌리고 분노를 부딪힌다.



     "시오리에게 상냥하지 않은 나를, 너희들이 원망한다면......"


     그렇게 시작한 내 목소리는, 스스로도 무섭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한 중력과도 같이 무겁고 조용히 울렸다.


     


     "치나를 울린 네놈들을, 난 절대로 용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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