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부 170화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정신으로(1)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운 마법의 개발에는 성공했다. 다소 무리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왜냐면 예전에 해변학교에서 셰리에게 배운 마력 패턴 분석, 마법을 사용한 사람을 마법 발동에 사용된 엘리먼트의 잔여물에서 역탐지하여 특정하는 그 기술에 사용된다던가, 엘리먼트에는 사용한 인간의 흔적이 남는다든가, 인간에게는 각각 마력의 파형 패턴이 있다든가 하는 이론.

 이를 응용해 우선 어머니와 아버지의 마력 패턴을 분석한다. 마력 패턴만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인간 마법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지문처럼 개인마다 다른 마력 파형이 있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것을 알고 그 존재를 검증하고 입증한 오크우드 박사는 금방이라도 미칠 것 같은 초절울트라하이텐션으로로 광란의 춤을 추고 있다.

 아무튼 마력 패턴을 읽은 다음에는 적당한 광석 표면에 그 마력 패턴을 새겨 넣는다. 이로써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마력 파형이 새겨진 돌이 완성된다.

 이 시점에서 오크우드 박사가 밤을 새워가며 개인마다 다른 마력 파형 패턴에 대한 논문을 써서 학회에 발표하고 특허를 받아 전 세계가 발칵 뒤집히게 된다. 브란스톤 왕국뿐만 아니라 마마이트 제국, 바스코다가마 왕국, 성도 베리즈에서도 과학자와 마술사들이 몰려들어 그 대응에 쫓기는 바람에 대학원 측은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되었지만, 박사가 뭔가를 할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하니, 역전의 강자의 얼굴을 하고 있던 직원들에게는 문제가 없다.

 특히 기사단이나 경찰 관계자들은 난리가 났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미궁에 빠지기 일쑤였던 마법으로 인한 살인을 피해자의 시체에 남겨진 마력의 흔적을 통해 마법사용자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마력의 파형 패턴이라는 결정적인 증거와 함께 말이다. 공격 마법으로 인한 살인, 열쇠 열림 마법으로 인한 절도, 망각 마법의 악용 등 앞으로 마법 범죄의 검거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아기의 마력 파형 패턴이 안정화되는 시기가 언제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골드상회 특유의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돈으로 해결하라'는 이론에 따라 고액의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검증에 협조해 줄 임산부를 모집한 결과, 꽤 많은 수가 모였다.

 약간의 마법으로 몸을 검사하는 것만으로도 금화 1닢(약 1만 엔 상당)의 아르바이트비를 벌 수 있다. 도심부터 빈민가까지, 임신한 여성들이 입소문을 타고 돈벌이가 좋다는 이야기가 퍼졌는데, 샘플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우리의 생각과 맞아떨어졌다. 그 결과, 임신 3개월에서 10개월 정도의 폭넓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역시 아기의 마력 패턴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시작하는 것은 임신 3개월부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이 '어라? 혹시 임신했나? '라고 깨닫는 것도 대략 3개월째가 많은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중요하지 않으니 생략.

 어쨌든 임신 3개월이 지난 아기에게서 안정적으로 마력의 파형 패턴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이번에는 샘플링에 협조해 준 임산부들에게 남편을 데려와서 남편의 마력 패턴도 채취해 주면 추가로 금화 1닢을 더 준다고 말하자, 대학원이 폭주 직전의 대혼잡에 되는 일이 벌어졌다. 참고로 그 비용은 모두 대학원 연구비에서 충당하기로 했기 때문에 나도 박사님도 주머니는 금전 한 닢도 안 쓰게 되었다는 안심 사양이다.
 
 이쯤에서 소란을 들은 멀린 학장이 달려와서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폭주하지 말라는 눈치주기도 겸해 학자 길드, 마법사 길드, 그리고 왕립대학원을 끌어들이는 작은 대형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당연히 국가도 개입되어 국가 규모의 대형 연구로 이야기가 확대되어 더 이상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소란이 퍼져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