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8부 170화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정신으로(2)
    2023년 02월 28일 08시 05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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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이번 일로 인해 곤욕을 치른 것은 오크우드 박사 한 사람인 듯하다. 왜냐면, 유사 DNA 감정 방법을 이세계에서 발명한다든가 하는 건 정말 귀찮은 일이 될 거 아냐? 그걸 예상하고 공동연구도 아닌 박사 단독 명의로 전부 발표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나? 나는 '야, 이거! 마력의 파형 패턴으로 술사 식별이 가능해지면 깨어나지 못하도록 저주를 걸어 여왕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것도 나라는 걸 들키게 되는 거잖아! '라고 중간에 깨달았고, 연구와 동시에 은폐 공작을 위해 마력의 파형 패턴을 위장하는 마법을 개발 중이었기 때문에 죽을 만큼 바빠서 그 일을 할 겨를이 없었다. 위험했어. 자칫하면 스스로 목을 졸라 죽일 뻔했다.

     어쨌든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박사님과 원장님께 내 이름을 최대한 드러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골드 상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공격 마법이나 화염병, 폭탄을 던지는 등 난리가 났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법과 기술은 분명 혁신적이고 편리하지만, 그로 인해 검거되는 범죄자나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인간들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짓을 하는구나! '라고 완전히 역겨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지.

     방어 결계가 있는 왕립학원은 그렇다 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수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는 골드 상회의 모든 것을 지키기란 쉽지 않으니까. 연구 때문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불려 다니며 시간을 뺏기는 것도 싫으니. 실험 결과물만 잘 만들어 주면 충분하다. 특허로 인한 이권?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예? 돈도 충분하니까, 귀찮은 일만 생기는 명예 따위는 원하지 않아.

     다만 내 본래 목적은 크레슨을 위해 네모필라 아가씨가 임신한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밝히는 것이다. 그것뿐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처음에는 둘이서만 조그맣게 하던 연구도 어느새 100명에 가까운 연구원과 마술사들이 연구동 안을 바쁘게 오가는 국가 프로젝트로 급성장해, 그리 넓지 않은 대학원 연구동은 거의 이것으로만 가득 차게 되었다.

     관공서의 일치고는 이상하게 처리를 잘한다고 생각했더니, 왠지 피클스 왕자가 끼어들었는지 '호크의 멍청이가 또 무슨 짓을 하고 있다던데, 왕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임에 틀림없으니 놓치기 전에 타라! '라고 교장과 결탁해 셋째 왕자의 힘으로 억지로 밀어 넣었다고 한다. 으음, 이런.

     뭐, 왕족으로서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거나 모른다고는 할 수 없으니, 그 판단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지. '괜히 네 친구인 게 아니야! 라는 피클스 왕자의 상쾌한 따봉이 푸른 하늘에 보이는 것 같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연구동에 틀어박혀서 하늘을 본 적이 없으니 환각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이 시점에서 이미 4일이 지났고, 남은 3일이 남았다. 이미 6일째 철야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와 동시에 왕궁에 얼굴을 내밀고 각종 길드장들과 담판을 짓고 기자회견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한 손에는 논문을 세 편씩이나 써 내려가는 슈퍼 하이텐션을 유지하고 있는 오크우드 박사는 초인인가 뭔가? 그 사람도 그 사람대로 꽤 나이가 많을 텐데, 참 어이없을 정도다.

     그건 그렇다 치고 다음으로 우리가 한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기, 각각의 마력 파형 패턴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이게 또 재미있었는데, 아기의 마력 패턴이라는 것이 부모의 마력 패턴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파형의 모양 일치율이 상당히 높아서 아이의 마력 패턴과 부모 중 한쪽의 마력 패턴의 일치율이 50%를 넘으면 거의 확정적이다. 요컨대 아이라는 것은 부모가 가진 마력의 파형 패턴을 각각 거의 절반씩 거의 절반씩 물려받아 태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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