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부 169화 생명의 가치, 생명의 무게, 생명의 선택(1)

 

"아이가 생겼다아!?"

"어."

 제국에서 돌아와서, 내일은 올리브에게 총 다루는 법을 배워볼까 하며 설레고 있던 나에게 전해진 소식은, 설마 했던 크레슨으로부터의 예상치 못한 보고였다. 내가 없는 동안 그가 자주 가는 창관의 창부가 '생긴 것 같다'는 것이다. 아마 당신의 아이야'라며 크레슨을 찾아왔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해도 사기라고 버질은 말했지만, 크레슨 쪽에서는 뭔가 감이 잡히는 모양이라서 물어보니, 그는 의도치 않게 풍선을 터뜨리는 상습범이라고 한다. 엄청난 하드 펀처다. 보이는 그대로의 야수라고나 할까? 그래서, 짚이는 바가 있는 그는 창부를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나한테 상담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 책임지고 결혼할 거냐, 낙태 비용을 지불할 거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더라고."

 "뭐, 그냥 무난하게 낙태비용을 지불하고 끝나면 되지 않겠어? 애초에 그게 네 아이라고 100% 확정된 것도 아니잖아. 버질 때처럼 사기일 가능성도 있는 거 아냐?"

 내가 그렇게 말하자 크레슨은 아주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본능에 충실하게 살아온 그에게서 보기 드물게 어딘지 모르게 고민하는 표정이다.

 "뭔가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어?"

 "아, 아니, 내 아이가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나는 독신으로 살다가 독신으로 죽으려고 했는데, 이곳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아, 가정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은 의외의 전개다.

 "그렇다면 그 여자의 뱃속에 있는 것이 정말 네 아이인지 확인해야지. 만약 결혼한 지 1년 후에 낳은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였다면 불행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어?"

 "아, 그렇구나. 수고롭게 해서 미안하지만, 잘  좀 부탁할게."

 그렇게 나는 크레슨을 데리고 생애 처음으로 창관을 방문하게 되었다. 참고로 버질은 '분명 사기니까 그만둬!' 라고 강력하게 크레슨을 설득했었는데, 그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오랜만에 등골이 오싹했다. 크레슨도 약간 압도되고 있었다.
 
 "그럼, 그쪽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그래. 결혼도 싫고 낙태 비용도 부담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나로서는 정말 곤란하지만, 이 업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니까."

 흔한 일인 건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귀족 남자가 흉흉한 소문이 퍼질까 봐 암살자를 고용해 창부를 죽여버렸다거나, 모험가였기 때문에 그대로 도망치듯이 나라를 떠나버려서 쫓아가지 못하고 울면서 단념하거나, 상대가 유부남인 것이 밝혀져 부인이 칼을 들고 가게로 쳐들어왔다는 등, 그런 종류의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업계라고 한다.

 역시 대단하다, 판타지 세계의 윤리관. 절묘하게 수라장이라고 해야 하나, 뭐라 해야 하나. 차라리 피임 마법이라도 개발되면 그런 문제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네모필라는 인기가 많으니까 돈만 내면 나머지는 저희 쪽에서 알아서 낙태시켜 드릴게요. 좀 거친 수단이 되긴 하지만요."

 창관 주인과, 당사자인 창부 네모필라 양과의 대화다. 역시 외모가 11살짜리인 나로서는 이야기가 안 되니, 중간중간 위엄 있는 노인 같은 외모의 카가치히코 씨를 세우고 당사자인 크레슨도 끼워 넣어 네 명+α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외모라는 것은 언제나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만약 나와 크레슨만 왔다면, 아이를 데리고 오다니 장난이냐며 불필요한 반감을 샀을 것이다. 거기에 나와 카가치히코 씨가 함께 와서 나는 어디까지나 크레슨의 고용주이고, 협상 상대는 카가치히코 씨라는 것을 어필함으로써 상대가 혀를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