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64(2)
    2023년 02월 28일 02시 13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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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흉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나의 [삼라만상]은 사람흉내의 얼굴은 '피부의 문양'이라는 것을 분명히 간파하고 있다.
     달빛만 있고, 게다가 절벽 위에 몸을 숙이고 있어 그늘이 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정보로 '사람흉내'는 '파충류'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다만 지구의 파충류와 분명히 다른 점은 '피부의 문양'이어야 할 할 '입'이 '포식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둡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눈'과 '입' 사이에는 '코'로 보이는 구멍도 있다. 그것은... 실제로는 '항문'이었던 것이다.
     즉 사람흉내는, 도마뱀이 거꾸로 서 있는 것 같은 괴물인 것이다.

     (왜, 저런 짓을 ......?)

     꼬리가 짧아서인지, 잘려서인지 '머리' 꼭대기에는 없고, 뒷발로 먹이를 잡아 '입'으로 옮기는 것 같다.
     진짜 얼굴은 앞발과 함께 땅에 붙어 있을 것이다.
     이만한 거구를 지탱하는 목과 앞발 근육이 얼마나 대단할까 ...... 묘한 감탄과 함께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레프 마도제국 상공, 붉은 하늘의 균열 너머에서 본 포레스트이터는 내가 몸서리칠 정도로 경외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샤가 최선을 다해 쓰러뜨리려 했고, 내가 마지막 한 방을 날려버렸는데, 그 경험이 내 마음의 힘을 키워주었다.
     지금 나는 사람흉내를 올려다보아도 무서움은 느껴지지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섭지는 않았다.

     (싸운다는 선택지는 없다. 도망치는 것뿐이다. 하지만 발은 빠를까? 아니, 나 같은 놈을 쫓아올까? 먹을 거면 초여름의 새가 더 많을 텐데.......)

     생각을 정리한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내 눈앞에는 사람흉내의 검은 뒷다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

     순간적으로 【불마법】으로 폭발을 일으켜 몸을 뒤로 날려버린다. 점프해서 피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바로 그 직후, 사람흉내의 발톱이 땅을 파고들어 지름 3미터 정도에 걸쳐 땅이 날아갔다.

     (안일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초여름 새도 마지막 순간까지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했잖아! 하지만 초여름 새를 먹지 않았다는 것은.......)

     목표는 나다.

    '큭'

     땅을 파고든 손이 휘두른다. 나한테는 전혀 닿지 않지만 엄청난 돌풍이 불어 몸이 날아가 버린다.

     (이 뒷다리, 관절이 어떻게 된 거지!?)

     공중에서 [바람의 마법]을 사용하면서 균형을 잡고 한 바퀴를 돌면서 지상에 착지한다,

     "정말이지."

     절벽에서 뛰어내린 사람흉내가 나무를 쓰러트리면서 내 10미터 정도 앞에 내려앉았다.
     땅이 흔들리고 모래먼지가 날린다.
     항문 아래에 있는 두 번째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건 마력 소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지 않으면 곧 죽는다고, 내가 그렇게 각오한 순간이었다.

      [...... 미, 미, 미안]

     이명처럼 불쾌한 소리를 동반한 중저음이 다가왔다.
     
     "미안...... 미안하다고 했어?

     [성각어를 쓰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 ...... 혀가 움직이지 않아]

     멍하니 서 있는 내 앞에서, 히토마네는 천천히 몸을 돌려 울퉁불퉁한 거대한 머리를, 진짜 머리를 이쪽으로 돌렸다.
     눈동자는 좌우로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다. 좌우로 활짝 벌린 입은 도롱뇽을 연상시키지만, 혀를 쭈뼛쭈뼛 내밀고 있는 여섯 개의 혀는 역시 파충류다.
     아니 ...... 파충류에는 혀가 여섯 개나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런 건 상관없어.
     나는... 혼란스러워서 입이 움직이지 않는다.
     말을 했어? 괴물이?

     [작은 녀석 ...... 용감한 작은 녀석. 들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만족스러운 듯이 혀를 굴리던 인간형 괴물이 눈을 깜빡였다.

     [큰 염소가 죽었으니, 세상은 한동안 험난해질 거다]

     아, 그렇구나. '큰 염소, 그건 분명 포레스트이터를 말하는 것이겠지.

     [대염소를 알고 있느냐?]

     "...... 예."

     두근거린다. 인간과 포레스트이터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갑자기 화를 낼 수도 있는 것일까?

     "큰 염소가 왜 죽었는지 알고 있느냐?"

     나는 언제든 도망칠 수 있도록 계산을 하면서도 이 거대한 종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예...... 제가 죽였습니다]

     어쨌든 상대는 거대하고 나는 작다. 그렇다면 마음의 힘으로라도 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인간형 앞에서 내가 당당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작은 녀석이 ......?]

     '찡,' 하고 공기가 떨리는 것 같았다. 태풍이 오기 전의 따스한,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그 공기가 주변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 거짓말이 아닌 것 같군]

     그러나 그 공기는 슬그머니 사라졌다.

     "화내지는 않아요?"

     [분노라는 감정은 이미 사라졌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 내게도 아직 생물다운 면이 있었군]

     "당신들은 ...... 누구입니까?"

     신성한 고대로부터 서식한다는 8개의 거대 종족.
     그들이 언어를 알아들을 줄은 몰랐다. 아니, 애초에 모든 것이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8종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전부인지도 알 수 없다.

     [우리는 이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태어난 ...... 말하자면 기둥]

     "기둥 ......?"

     "여신이 갈라놓은 두 개의 세계. 이 세계는 환상귀인에게 맡겨지고, 그들은 우리를 만들어냈다."

     "환상귀인."

     모르는 단어들만 나와서, 내 머릿속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진다.

     [모르나? 알고 있을 텐데, 그 검은, 안개 같은 오니를]

     "ㅡㅡ중재자 말인가요?"

     [아, ...... 옛 맹약에 그렇게 적혀있었지. 그렇군 ...... 너는 그래서 그 천부적인 보석을 손에 넣은 건가.]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천부주옥을 바라보았다.
     [이계맹약] - 도대체 이것은 무엇일까?

     ]환상귀인을 믿지 마라 ...... 맹약에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저로서는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요."

     [그렇다면 그 천부주옥을 써라. 할 수 있겠지? 너라면 ...... 그릇을 두 개나 가진 아이이라면]

     "...... 저를 아는 겁니까?"

     [알고말고 ...... 예전에 이 세상에 있었으니까. 그 막강한 힘 때문에 마지막에는 '재앙' 등으로 불리며 혐오받고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지만]

     나는 가슴에 원뿔이라도 박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재앙의 아이' ...... 그것은 실제로 존재했고, '재앙'을 낳았고, 죽임을 당했다.
     즉,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도 죽임을 당할 뻔한 적이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사용하라]

     "...... 어?"

     [우선은 그 천부주옥을 써라. 그러면 네가 알고 싶어 하는 몇 가지가 밝혀질 것이다 ...... 나는 이제 가겠다]

     슬며시 후퇴하듯 히토메네는 떠나려고 한다.

     [환상귀인을 조심해라. 저들은 무언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 그 때문에 나도 이유 없이 짜증 나서 이런 곳까지 오게 되었다. 나는 돌아간다 ...... 카니온으로 ......]

     "저, 저기요"

     말을 걸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흉내는 중재자에게 뭔가 ...... 정신적인 조작을 당한 건가? 그래서 이런 곳까지 왔다고?
     그렇다면 포레스트이터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위해?

     (아아아아아아아, 모르겠어, 이제 ......)

     소리를 내며 절벽을 기어오른 사람흉내는, 사라져 버렸다.
     뒤에는 나와ㅡㅡ 요사하게 일곱 빛깔로 반짝이는 천부주옥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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