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장 53 다크엘프 촌락 인근2023년 02월 27일 03시 55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서둘러! 저 초여름 새의 무리, 심상치 않아!"
노크는 소리 높여 10명으로 구성된 부대를 독려했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해 질 녘까지 계속 이동하였고, 더군다나 사나운 몬스터와의 전투를 피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 대원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는데, 여기에 30분 동안의 전력 질주라니 그들의 심장과 폐가 전력으로 활동해도 부족한 일이었다.
"노, 노크, 더 이상은 무리 ......"
"빨리 달려라! 무리는 마을로 향하고 있다고!"
노크만 유난히 체력이 좋았기에 홀로 부대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30분 전, 상공을 날아가는 초여름 새의 무리를 발견했다. 그것이 마을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노크는 불길한 예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 알아, 알아, 하지만, 지쳐서, 도착해도, 싸울 수 없어 ......!"
"쳇!"
그 한심함에 화가 났지만,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
"머, 먼저, 노크, 가라 ......"
"알았어!"
노크는 지금까지 달려온 속도가 농담이었다는 듯이 바람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대원들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설마 초여름 새를 건드리는 멍청이가 있을 리는 없을 텐데 ......)
그렇게 15분 정도 달려가던 중, 노크는 앞쪽에서 빛을 보았다.
소용돌이치는 초여름 새의 무리는 분명 마을 상공에 있었다. 간담이 서늘해졌다. 저기에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하이엘프 님까지 있는 것이다.
급히 달려갔지만....... 그러나 잠시 후 엄청난 불길이, 마치 대지가 하늘을 향해 침을 뱉어내는 듯한 불길이 솟구쳐 초여름 새들을 흩뿌려버렸다.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노크는 전력으로 뛰고, 뛰어 도착하자 그곳에는.......,
"뭐 ...... 뭐야?"
하늘은 잔불만 남아있을 뿐 숲 속은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곳곳에 불길의 발톱자국이 남아서, 마을이 있는 큰 나무의 대지를 비추고 있다.
다크엘프들은 모두 엎드려 절하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는 하이엘프 님이 홀로 서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고민하는 듯 눈썹을 팔자 모양으로 만들고서.
해냈다. 해냈다. 아니, 저질렀다, 일지도 모른다.
아나스타샤는 마력을 남겼음에도 초여름의 새를 쫓아내자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가장 위험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엘프의 숲에 사는 모두가 혐오하는 '불', 그 사용자라는 것을.
혐오스러운 시선을, 욕설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오를 했어도 막상 부딪히면 당연히 힘들다. 아나스타샤는 한겨울의 방한을 위해 옷을 겹겹이 껴입는 것처럼, 한 장 한 장 천천히 마음의 갑옷을 입혀 나갔다.
"아이고~!"
족장이 먼저 무릎을 꿇고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 이마를 땅에 붙였다.
이를 본 다른 다크엘프들도 마찬가지로 움직였다.
아나스타샤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다크엘프들이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는 것이다.
"...... 어?"
"위대하신 하이엘프 님! 더군다나 왕족이신줄도 모르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네?"
"비천한 저희로서는 지켜지도 못하고 왕족님을 번거롭게 하여 정말 황송하옵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족님의 마력을 느낄 수 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왠지 생각했던 반응과 다르다.
"아, 저기 ...... 저, [불마법]으로 쓰러뜨렸는데요..."
"그 모습은 제대로 보았습니다아!"
"저기, 말하기 어려우니 고개를 들어주시겠어요?"
"황공하게도 어찌 그런........"
"아, 그런 건 이제 되었으니 얼굴을 들어주세요......"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들자, "힉" 이라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반딧불 같은 불꽃이 튀었다.
모두가 아나스타샤를 바라보고 있다. 이마에 흙을 묻힌 채로.
"저, 저기"
밀려오는 듯한 침묵에 대항해 입을 열기가 힘들다.
"저는, 천부 아니라 타고난 [불마법] 사용자예요, 그래서 ......."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것이 역시 힘들다.
"그...... 다들 싫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
"싫다니요? 왕족님, 그러한 의문을 품고 계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제 자신의 낮은 이해력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제 그런 말 좀 그만해 줘요.
"불은 ...... 숲을 태우잖아요."
"예, 물론입니다."
족장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지 않습니까."
그 단순한 말이 아나스타샤의 가슴을 흔들었다.
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 말대로다.
요리도 하고, 소독도 하고, 난방도 하고. 불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이렇게 순순히 받아들여질 줄은 몰랐는데....... 서서히, 서서히 밀려오는 따뜻한 감정에 무심코 눈물이 날 것 같다.
(이 사람들은 내가 알고 있는 '엘프의 숲' 주민들과는 다르네요 ....... 레이지 씨, 저, 받아들여졌답니다)
아나스타샤는 빨리 레이지에게 전하고 싶었다.
얼마나 기뻤는지를. 얼마나 안심이 되었는지를.
"왕족님! 저희를 인도해 주십시오!"
다시금 다크엘프들이 일제히 절을 했다.
스스로 꺼낸 말이기는 했어도, '엘프를 이끄는 자'라는 말이 크게 먹혀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ㅡㅡ 생각하자,
"뭐...... 뭐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노크가 돌아온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안도하는 한편, 생각에 잠겼다.
"앗! 니키 씨는!
니키가 쓰러진 나무를 보러 갔더니 나무 밑에는 푼타가 기절해 쓰러져 있었고, 옆에는 붕대를 감은 니키와 대자로 누운 지저인 사람이 있었다.
"이 녀석 ......!"
"멈춰!"
다크엘프 중 한 명이 단검을 뽑으려는 것을 족장이 제지했다.
지저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 용사가 크게 다쳤는데도 동료의 등장이 늦었잖아 ...... 내 간호가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용사라는 단어는, 아나스타샤가 보기에도 니키에게 딱 맞는 단어였다.
지저인의 손은 피투성이였고, 옆에는 약으로 보이는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가 치료를 해준 것은 틀림없었다.
"왜 당신은 ......? 그전에, 어째서 여기 푼타 씨와 함께 오셨나요?"
아나스타샤가 물었을 때, 누워 있는 백인장의 눈동자에서 경외감이 엿보였다.
다크엘프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나스타샤에게 복종했지만, 지하의 사람인 그에게는 두려운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안도감과 감동으로 들떠 있었던 아나스타샤의 마음은,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이제부터 그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봐야 할 것이다ㅡㅡ728x90'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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