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부 135화 너무 악취미해서 웃겨2023년 02월 13일 02시 18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도련님, 괜찮으십니까요? 안색이 나빠 보이는뎁쇼?"
"괜찮아."
"괜찮게는 안 보이는데. 잠시 휴식하자."
"괜찮다니까~"
"동자가 억지를 부려도 아픈 꼴을 당할뿐이므니다. 소인이 수통에 차를 지참해 왔으니, 잠시 휴식하는 것이므니다."
전생의 어머니의 모습을 한 거울인형을 사살하고 3층으로 나아가려고 한 나는, 동료들의 권유로 쉬게 되었다. 어머니로 의태했던 거울인형의 잔해는 이미 흔적도 없는 공간에, 버질이 가방에서 꺼낸 시트를 펼치고는 그 위에 앉아 넷이서 따스한 녹차를 마신다. 컵은 두 개밖에 없어서 순서대로 마셨지만.
"그 여성도 옛 지인이야?"
"뭐, 그렇죠."
"아무래도 이 탑은 올라가는 자의 마음을 시험하는 모양이므니다. 소인이라면 옛 주군과 키리사메 님의 모습으로 변할지도 모르겠스므니다."
"아마 보주를 써서 여기 들어온 장본인인 제 마음을 시험한다고 생각해. 용기와 지식과 힘이라고 말했었으니까."
"그럼 1층과 2층은 용기를 시험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그런 것 치고는 방식이 음험한 것이 마음에 안 듭니다요."
왕립학교 것도 아니고 바스코다가마 왕립학교의 것도 아닌 교복을 입은 검은 머리 청년과, 그 청년과 비슷한 40대 여성. 아마 그 두 사람이 모자 관계라는 것은 세 사람도 눈치채고 있겠지만, 굳이 캐물어주지 않는 점이 지금은 고맙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볼깝쇼?"
"차라리 포기한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우리들은 그냥 흥미로 여기 온 것뿐이지, 딱히 전설의 무기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아니, 계속하자. 지금 여기서 도망친다면 그거야말로 안 좋은 추억만으로 끝나버리는 거니까."
"하지만 이 이상 나아가면 더욱 가혹한 시련이 호크 공의 마음에 부담을 줄지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지나갈 것이므니까?"
"그래. 안 그러면 분명 후회해."
솔직히 시련이라는 것을 얕보았던 것을 인정한다. 지금의 우리라면 스승급의 적이 나오지 않는 한 여유로울 거라고 생각했던 결과가 이런 꼴이라고.
3층에서 등장한 것은, 옛날에 내가 가게 된 본래 있어야 할 세계선에서 목을 매고 죽은, 저쪽의 아버지 이글의 모습이었다. 제대로 목에 두른 밧줄과 창백한 얼굴로 원통하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거울인형을 이손으로 사살하는 것은, 내 정신에 막대한 대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저쪽 세계의 아버지는 죽었다. 나는 그걸 구하지 못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변하지 않는 과거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 있을 수 없는 미래이기도 하다. 전생의 나, 전생의 어머니, 벌어질 수도 있었던 아버지의 미래의 죽음.
"그래서, 4층은 너냐."
"여어,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지?"
정말로 악취미 한 시련이다. 이걸 생각한 녀석은 분명 성격이 더러울 것이다. 나타난 것은, 현재 11살의 모습인 나를 투영한 듯한 카피 인형이었다. 거기다 내 목소리로 말까지 한다.
"정말 대단한 모습이잖아. 잘났다는 듯이 호위도 3명이나 데리고 다니고. 원래의 네게는 그런 권리도 매력도 없는 주제에."
"아니, 됐어. 정신이 깎일 대로 깎여나가서, 오히려 후련해졌다. 너는 그냥 죽어."
"괜찮겠어? 너의 누구한테도 알려지고 싶지 않은 진정한 비밀."
마법으로 만든 권총이, 술술 말하면서 조소하는 것처럼 추하게 일그러진 나의 머리를, 심장을, 목을 쏴제낀다. 이제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인간, 너무 큰 충격을 받아버리면 오히려 냉정하게 되는 법이구나. 처음으로 알았어.
"누구한테도 타인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한둘은 있어. 그렇게 누구나가 자신을 위해, 또는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숨기며 살아간까 사회가 돌아가는 거야. 그러니 네 역할은 시작하기도 전부터 끝난 거지. 정말 미안하지만, 이제 대담해진 지금의 나에게 정신공격은 안 통한다고."
말하면서 쏘는 게 아니라, 다 죽이고 나서 확인하며 말하는 걸 보면 그래.
"아무래도 이제 괜찮은 모양이네."
"안색도 꽤 좋아진 모양이니 다행이므니다."
"뭐, 옛날부터 멘탈은 약한 주제에 센 척하다가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버려서 혼자 음울한 표정을 짓는 것은 도련님의 나쁜 버릇입니다요."
"미안하다고 나쁜 버릇이라서. 그때는 정말 민폐 끼쳤습니다!"
버질한테 주먹을 내밀어주자, 커다란 손바닥으로 받아내고는 그대로 내 주먹을 감싸 쥐었다. 커다란 손이다. 투박하며, 따스하다. 내가 잘못될 것 같으면 옷깃을 잡아서 멈춰주고, 실패를 하면 부드럽게 받아주고, 쓰러질 것 같으면 지탱해 주며, 입으로 말해도 모를 때는 주먹으로라도 가르쳐주는, 믿음직한 어른들의 손.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
"뭐, 좋지 않습니까요? 안색이 창백한 것보다는 붉은 쪽이 건강합니다요."
"그건 그래."
스파시바의 탑, 4층까지 공략완료. 9계층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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