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부 132화 홈 커밍
    2023년 02월 09일 21시 36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어이 주인!! 내가 말했었지? 또 유괴당할 뻔하면 참을 수 없으니까 혼자 싸돌아 댕기지 말라 했지?"

     "아야야야야야!! 항복! 항복!"

     "반성의 기미가 쬐끔도 안 보이는데?"

     "죄송합니다 반성하고 있어요! 다음부터는 제대로 깨울 테니 용서해 줘요!!"

     꿀밤과 문질문질 공격은 이제 안 할 모양이다.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내가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크레슨의 문질문질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슨이 내 머리에 초크슬리퍼를 부드럽게 먹이고는 정수리를 문질문질하고 있다.

     

     "아~ 저기, 뭐냐. 소인이 말한 주제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로 해주는 거므니다."

     "진짜 뭐냐고 주인! 쬐끔만 눈을 뗀 사이에 또 이상한 거 주워오기는!"

     "크레슨, 이상한 거라니 실례다. 카가치히코 씨라고 하셨습니까. 저는 호위인 올리브입니다."

     "아~ 미안했다 할아범. 크레슨이다."

     "카가치히코. 낭인이므니다. 이번에는 인연이 있어서 잠시 동안 호크 공의 호위로 초대되었스므니다."

     이른바 임시채용이라는 거다. 만일 브랜스턴 왕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그대로 그만두어도 되고, 계속할 거라면 계속 식객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일단 마무리지었다.

     

     "그럼, 다른 추격자가 오기 전에 빨리 체크아웃하고 돌아가자."

     "그게 좋겠어. 하아~ 나도 아침에 온천 들어갈까 생각했는데~"
     

     "미안하다니깐. 다음에 모두랑 같이 오자. 응?"

     

     이 이상의 쓸데없는 트러블을 일으키기 전에 얼른 갈아입고 짐을 꾸려서 여관의 체크아웃을 끝낸 우리들은, 인적이 드문 장소로 이동하여 전이마법으로 골드 저택의 내 방으로 이어지는 문을 만들었다.

     

     "세상에!? 마법이란 정말 이해불가한 영역이므니다!!"

     "뭐야 할아범, 마법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거야?"

     "쟈파존은 수십 년 전까지 쇄국하던 나라였스므니다. 마법과 마도구 같은 문화가 유입되어 보급된 것도 요 십수 년 정도의 일이라고 들었스므니다."

     "이야기는 다음! 자, 어쨌든 들어가!"

     

     "설마 이런 불가사의한 주문이 있다니, 마법이라 사뭇 무서운 것이므니다!"

     모두가 내 방으로 이동했기 대문에 전이문을 닫자, 카가치히코는 귀신에 홀렸다는 듯한 얼굴로 방 안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고용계약서를 만들 테니 카가치히코 씨는 저와 함께 와주세요. 올리브, 짐 정리를 부탁해. 크레슨은 빨랫감만 메이드한테 갖다 줄래?"

     

     "알겠다."

     "그래."

     "알겠스므니다."

     그런데, 고아전사에 군인에 사무라이라니, 정말 통일감이 없는 파티다. RPG였다면 조금 더 밸런스를 생각해도 좋지 않았을까. 역시 물리로 압살 할 수 있는 무대뽀 전법은 최고로 머리가 똑똑 전법이니 어쩔 수 없지만.

     

     이 경우 나는 뭐지? 마법사? 아니면 현자? 아니 상인인가.

     

     "아아 맞다. 하나 말하는 거 잊고 있었어. 어서 와, 크레슨."

     "...어어! 돌아왔다고, 주인."

     내 금발을 마구 쓰다듬고는, 가방에서 꺼내든 자루에 담긴 빨랫감을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가는 크레슨. 올리브는 남은 짐을 가방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그럼 가볼까요 카가치히코 씨. 골드 상회에 잘 오셨습니다. 호위로서, 이후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

     "음, 잘 부탁드리겠스므니다. 하지만 선생은 그만해주셨으면 하므니다."

     "그럼 뭐라 불러야 좋은데요?

     

     "카가치히코로 부르면 되므니다. 소인은 이제 선생도 뭣도 아닌, 일개 낭인에 불과하므니다."

     "그럼 카가치히코 씨로."

     "그걸로 됐스므니다. 무례한 방랑자지만, 잘 부탁드리겠스므니다, 호크 공."

     긴 꼬리를 재주껏 흔들면서, 카가치히코 씨가 허리를 굽혀 깊게 고개 숙인다.

     

     카가치히코 가 동료 가 되었다!

     

     그런 문장이 머릿속을 스쳤다.


     13부 끝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