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15
    2023년 02월 05일 13시 53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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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어......이틀이 지났는데 아무 연락도 오지 않다니 역시 이상한데요."
     "늦어......이틀이 지났는데 아무 입금도 오지 않다니 역시 이상한데요."
     

     나와 무게는 동시에 그런 말을 했다.

     이곳은 무게의 상회에 있는 창고인데, 우리는 여기서 묵고 있다. 쇠파이프로 만든 침대에 지푸라기를 깔기만 한 침대는 정마 소박한 것이지만, 모험가로서는 침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문이 있고 자물쇠도 있으니 이 이상 없을 대우다.

     쉬리즈 백작 저택의 침대가 그리워질 때도 있지만.

     

     "음..... 레이지 군은 루루샤 씨의 연락이고, 무게 씨는 자동인형을 판 돈의 일이지?"

     ""예.""

     

     또 겹쳤다.

     이곳에는 나, 무게, 미미노 3명만 있다.

     단테스와 논은 미궁공략을 안 할거라면 마을을 돌아본다고 하며 나갔고, 제리는 옆방에서 자고 있다. 아무래도 어젯밤은 제국 내의 도박장에 간 모양이지만...... 무게 왈 "도박장은 없는데요~" 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으니 영문을 모를 일이다.

     뭐, 좋지 않은 곳에 갔겠지. 그런 확신이 있다.

     그건 그렇고,

     

     "미공공략의 보고를 하거나 부상자의 치료를 돕는 것은 알겠지만, 이미 3일째라구요. 무슨 일인지..... 설마 잊었다던가?"
     "글쎄~ 일단 우리들은 목숨의 은인이니, 그 정도로 무정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걸."
     ".......무게 씨. 미궁공략과에 연락을 취할 방법은 있어요?"
     "예, 물론 있습니다. 가보시겠습니까?"
     "예."

     루루샤가 바쁜 것은 알겠지만, 나도 모처럼 여기 왔다. 빨리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

     

     "무게 씨 쪽은 어때요? 매입한 상회에 가보시려구요?"
     "미궁관리국ㅡㅡ아아, 미궁공략과가 속한 조직인데, 그 건물까지 안내하면 저도 스스로 가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제국금화 1천 닢은 거금이니까 바로는 지불할 수 없다는 거 아닐까요."
     "아니요~ 낙찰된 그 상회는 요즘 잘 나가는 상회라서, 돈이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1과가 아닌 4과를 노린 걸 보아도 작전이라고 생각하고요."
     "무슨 뜻이죠?"
     "그건 걸어가면서 설명해 볼까요. 시간은 돈이며 돈은 시간 아닙니까."

      

     컵의 물은 쭉 들이켜고서, 무게는 일어섰다.

     이쪽 세계에도 시간은 돈이라는 격언이 있구나.

     

     

     

     무게의 말로는, 미공공략 1과에서 3과까지는 노포나 대상회가 줄지어 동행을 희망하고 있으며, 인간족과의 하프인 루루샤가 이끄는 4과는 인기가 없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4과는 라이벌이 적어도 희귀한 전리품을 손에 넣은 경우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

     

     "실제로, 금화 1천 닢을 줘도 된다고 생각될 정도의 전리품이 나온 거니까요."

     무게는 딴 사람의 일처럼 말했지만,

     

     "저기, 무게 씨? 왠지 그 상회, 돈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기분이 드는데요."
     "로로로 상회가 말입니까?"

     

     로로로 상회라는 대단한 이름이구나.

     

     "그 자리에는 다른 상회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안 내면 상인의 이름에 먹칠하는 꼴인데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그.....럴까요?"
     "아, 미궁공략국은 저쪽입니다."

     야옹이는 두고 왔기 때문에 우리들 3명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내리쬐는 햇살이 강하다. 레프인은 모두가 흰색이나 모래색의 밝은 계통의 후드를 뒤집어써서 일광을 막아내고 있다.

     도착한 거무튀튀한 건물은, 투박한 사각형이어서 보기에도 [관청]의 느낌이 풍겨온다.

     정면의 입구에는 [미궁관리국]의 간판이 있다.

     

     "그럼, 저는 로로로 상회에 가보겠습니다. 만일 신원조회가 필요해지면 제 이름을 대면 되고요."
     "고맙습니다."

     무게가 손을 흔들며 가버렸다.

     나와 미미노는 함께 미궁관리국에 들어갔다. 건물 내부는 그늘이라 그런지, 아니면 냉방을 해서 그런지 서늘했다.

     프로텍터, 허리에는 곤봉, 오른손에는 금속의 단창을 든 경비원이 두 명 다가왔지만, 나는 루루샤를 만나고 싶으며 시간을 잡을 약속도 해놓았다는 취지를 전하자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확인할 테니,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어."

     손님용 로비라기에는 너무 작은, 10인분의 의자가 놓여있는 공간을 가리켰다. 화분도 없고 그림도 없는, 정말 살풍경한 장소ㅡㅡ마치 유치장 같은 곳이었다.

     창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으며, 바깥에서는 바삐 오가는 레프인의 모습이 보인다.

     레프인은 정말로 열심히 일한다. 걷는 속도도 빠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있다. [도박장은 없다]고 무게가 말했던 것은 레프인의 저런 기질 덕분일지도 모른다.

     

     "......저기, 레이지 군. 루루샤 씨를 만나는데 내가 따라와도 괜찮았던 거야?"

     좀처럼 경비원이 안 돌아온다고 생각하자, 미미노가 물어보았다.

     

     "전혀 문제없어요. 루루샤 씨는 제 은인의 손녀분이니까요."
     "뭐!? 그, 그랬어?"
     "아...... 저 말 안 했었나요?"

     그러고 보니 말한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돌아가면 단테스와 논에게도 사정을 말하자.

     

     "제가 광산에 있던 무렵, 세상의 일을 여러 가지로 가르쳐 준 분이 계신데요, 그분의 손녀라는 거죠."
     "그.....렇구나. 미안, 추궁할 생각은 아니라ㅡㅡ"
     "아, 아뇨 아뇨, 미미노 씨. 이런 건 추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광선에 있었을 때의 일은..... 그다지 좋은 추억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그곳에 안 갔다면 죽었을 거라서요."

     자신을 팔지 않았다면 부모한테 죽었다. 흑발흑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미미노는 놀란 얼굴을 했지만, 나는 애써 밝게,

     

     "다 지나간 일이죠. 지금 저는 모두와 모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니, 전혀 괴롭지는 않아요."

     그렇게 말했다.

     그 후로 나는 힌가 노인에 대해 말했다. 광산에서 배웠던 여러가지를. 미미노는 맞장구를 치면서, 가끔 약초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렇게나 자세히 아는 사람이었어?" 라며 놀랐다. 하플링 약사 중에서도 전문가인 미미노가 보아도 힌가 노인의 지식은 탁월했던 모양이다.

     시간을 잊고 대화하다가ㅡㅡ나는 문득 묘한 소리를 듣고 대화를 멈췄다.

     

     "음, 왜 그래, 레이지 군. 그러고 보니 경비원이 돌아오는 게 늦네."
     "......미미노 씨."

     내 강화된 귀가 아니어도 알 수 있다ㅡㅡ바깥을 걷는 사라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창 바깥의 통행인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이 건물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다.

     귀를 기울인다. 약간 금속이 스치는 소리가 여럿, 들려온다.

     

     "이 건물은 무장집단에 포위된 모양인데요.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목표는 우리일 가능성이......높아요."

     루루샤 씨를 만나러 온 것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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