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부 110화 경솔하게 인간의 몸이 된 암컷 성수 등장!
    2023년 01월 31일 23시 01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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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미로를 벗어난 곳에는 플래포머 게임 같은 트랩던전이 있었다. 대단하다고. 뭔가 거대한 철구가 진자처럼 붕붕 날아다니고 있는 통로에다가, 거대한 단두대 같은 것이 천장에서 상하운동하고 있는 통로.

     

     올바른 순서로 밟지 않으면 바닥이 무너질 것 같은 가시지옥, 독화살이 좌우에서 날아드는 통로, 뒤에서 거대한 바위가 굴러오는 경사로 같은, 이런 부류의 던전에서 자주 나오는 장치의 퍼레이드다.

     

     하지만 게임과 영화에서 본 것과 실제로 자기가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거기다 나는 운동신경도 전무한 돼지.

     

     그래서 전생했음에도 운동신경0인 내게 그런 예능 프로그램 같은 공략이 될 리가 없어서, 철구와 단두개, 바위 등을 마법으로 분쇄시키면서 나아가는 소행을 저질렀다. 날아오는 화살? 닿기 전에 태워버리면 된다. 무너지는 바닥? 날 거야.

     

     이렇게 반칙적인 기술과 숏컷을 되풀이하여 나아가기를 1시간가량. 중간에 노상방뇨도 한번 하며 도착한 곳은, 그림으로 사방이 막힌 장엄한 방이었다.

     

     그곳에는 거대한 세토 신상과 그것을 지키는 것처럼 발치에서 포효하는 백아의 늑대의 상. 그리고 한 자루의 검이 꽂힌 단상. 대단해. 무엇하나 예상을 뛰어넘지 않는 대신 빗나가지도 않는 정석적인 전개다.

     

     [수많은 시련을 뛰어넘어 드디어 여기까지 도착했는가, 용사여]

     

     "억지로 시켜놓고서 그런 말투. 그리고 뛰어넘었다기보다 유린했다는 느낌인데요."

     [용기, 지혜, 힘. 그 전부를 써서 시련을 돌파한 그대가, 성검 렉스칼리바의 진정한 소유주에 어울리는 그릇인지 아닌지, 이제부터 최후의 시련을 주마]

     

     "아뇨, 됐는데요. 성검을 받아도 쓸 곳이 없어서요. 그보다 빨리 돌려줬으면 하는데요."

     "아~ 정말~ 잠깐 너! 방금 전부터 적당히 하지 그래! 뭐냐고 정말! 분위기 좀 읽어!"

     백아의 늑대상이 갑자기 움직이나 싶더니, 미소녀 보이스로 화내기 시작했다. 과연, 조금 전 목소리는 이 녀석의 것이었구나.

     

     "사람이 열심히 네 무례를 무시하면서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뭐냐고 그 의욕 없는 태도는! 너 그래도 용사야!?"

     "체인지! 체인지라구요 이건!"

     "뭐어!?"

     예, 신성한 백아의 털을 지닌 늑대가, 동물 귀와 꼬리에 송곳니만 플러스된 인간형의 알몸 미소녀로 변신했습니다. 나이로는 여고생 정도? 이미 이 시점에서 나는 깨달았어. 그래, 거지 같아. 왜 이 녀석도 저 녀석도 인간 미소녀로 변하는 거냐고??

     

     "에초에 승낙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데려와서는 시련을 강요해 놓고, 거기다 잘난 것처럼 대하다니 무슨 생각이죠? 신이라도 돼요? 이러니까 여신이라는 것들은 이 녀석이건 저 녀석이건."

     "왜 처음 보는 네가 갑자기 그런 말하는 거야!? 에이 화나~!!"

     열받은 성수는 거리를 두더니, 양팔만을 짐승화시키고는 이쪽의 적대감을 드러냈다.

     

     "성검의 시련 이전에, 먼저 너를 때려눕히고 상하관계를 제대로 알려주겠어! 애초에 난 성수가 아니라구!! 여신님한테 부탁받은 사명이니까 싫어도 해온 것인데, 이젠 화났어! 네 불알 하나하나 부숴서 거세해 버릴 거야!"

     아무래도 완전히 화가 난 모양이지만, 화나는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라고. 남의 의사를 무시하고 억지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시키는 거 완전 괴롭힘이라고??

     

     하지만 역시 이 녀석도 그 여신의 관계자였나. 그렇게 생각하자 세토 신은 뭘까? 여신과 동격의 존재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라이벌 캐릭터로서 배치된 느낌의 신이야? 뭐 됐다, 어쨌든 먼저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자.

     

     "꽥!!"

     쓰러트렸습니다. 결론 : 스승 정도로는 강하지 않았다.

     

     "최종시련도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도 될까요?"

     "정말 열받는 녀석이네. 왜 여신님이 이런 녀석을 용사로 선택했는지 전혀 이해 못 하겠어."

     마법으로 불러낸 냉수를 끼얹은 다음, 번개마법으로 하얀 털이 거멓게 타버릴 정도로 번개를 내리쳤는데도 쌩쌩한 걸 보면, 내구력만큼은 정말로 신급이다.

     

     "잘 들어? 한 번만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으렴."

     "가능하다면 구멍에 빠트리기 전에 설명해줬으면 했는데요."

     "일일이 따지고 들지 마! 너 그런 성격이면 여친 하나도 안 생긴다!?"

     

     "하하. 여친 있냐고 묻는다면 필요 없다고 대답하는 저로서는 미래영겁 불필요한 거니까 오히려 고마운데요."

     먼 옛날, 여신 미츠카는 이 세계를 만들었다. 아니 사실 만든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만들었다는 걸로 되어있다. 그 여신은 자기가 없어진 뒤에도 만일 인간의 손으로 이길 수 없는 고난과 역경이 일어났을 대, 그걸 이겨낼 힘으로서 두 자루의 검을 남겨뒀다고 한다.

     

     하나는 사막의 나라, 여신이 만들어낸 분신인 신성수 세토가 수호하는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바. 또 하나는 극한의 나라, 여신이 만들어낸 분신인 신성조 제타와 그녀가 인정한 달의 용사는 여신의 적인 황금의 사룡에 의해 목숨을 빼앗기고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은 사룡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성검까지 사룡에게 빼앗기고 말 것을 우려한 성수 세토는 성검과 함께 기나긴 잠에 들어서, 성검을 맡기기에 어울리는 용사의 방문을 대략 1만 년 동안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좋아. 확실히 이 나를 쓰러트릴 정도의 힘을 가진 너라면, 성격은 몰라도 성검의 담당자로서는 손색없는 강함인걸! 자, 지금이야말로 성검을 뽑아야 할 때야 용사 호크! 그리고 함께 사룡 하인츠를 토벌하고 이 세계에 진정한 평화를 되찾는 거야!!"

     그래, 이 검 어딘가에서 봤다고 생각했더니, 평행세계의 미래로 갔을 대 극악인 호크를 죽이러 온 반이 갖고 있던 검과 왠지 비슷했어. 그렇다는 말은, 본래의 세계선에서는 이 검을 뽑는 자가 반이었다는 말인데.

     

     이제는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잘 지내고 있을까.

     

     그보다, 애초에 저는 사룡의 제자인데요. 쓰러트리기는커녕 매우 귀염받고 있는데요. 애초에 그 스승님이 일부러 성조라는 것을 죽이면서까지 그 성검을 빼앗을까요?

     

     일방적으로 트집을 잡으며 죽이려 했다가 되려 죽은 것이 진상 아냐?? 이 퍼리들이 멍석말이할 것 같은 계집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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