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492023년 01월 30일 11시 00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이쪽이야말로, 전혀 연락을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은귤정]에는 논만 있었다. 침대와 짐으로 가득한 방이라고 하여 나는 논과 함께 근처의 카페로 갔다. 고즈넉하며 가게 안에는 목제 테이블과 의자로 통일되어 있어서, 나무의 온기가 느껴지는 가게였다.
나는 주스를 시켰고, 논은 우유를 끓인 차를 주문했다.
"여러 가지로 쌓인 이야기는 있지만...... 일단 아버지랑 미미노 씨는 모험가길드에 갔어요."
"길드에요?"
"어제의 거대뱀으로 다투고 있어서......"모험가들은 [주민의 피난이 최우선인데, 외지의 모험가가 새치기로 쓰러트렸다] 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우로보로스와의 싸움에서 다른 모험가가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약해진 것에 막타만 날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편 기사단은 일단 기사단에서 시체를 접수하고, 쓸만한 부분을 확인해서 돈으로 바꾼 다음 줘야 할 금액을 길드에 건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험가길드로 보면 돈을 삥땅칠 것 같아서 싫다며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그 결과, 시체는 손을 못 댄 채 남아있다.
"혹시 레이지 군과 엇갈리면 곤란하기 때문에 저만 남았다는 거예요."
"그렇군요...... 저로서는 저 시체를 어찌하든 상관없는 일이지만요."
"우후후, 안 된다고요, 레이지 군. 돈의 일은 제대로 처리해야죠. 아버지는 [우리가 외지인이니 얕보는 녀석들한테 한번 본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고 말하며 의기양양하게 나가셨으니까요.""아, 하하하......"
단테스 씨, 무서워~
"미미노 씨 쪽이 기세가 대단하긴 했지만요. [레이지 군의 보수, 잔뜩 뜯어낼 거니까]라고 하면서...... 엄중히 봉인해 놓았던 독약도 꺼내 들려고 해서, 그건 막았지만요."
더 무서운 사람이 있었다!
"......그보다, 여러분은 어쩌다 성왕도까지 오셨는데요?"
"최근까지 레프 마도제국에 있었는데, 거기서 호위의뢰를 받고 성왕도까지 왔어요. 교회에서는 아직도 저를 [아버지의 치료를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미 모험가로서 활동하는 기간 쪽이 길어지고 말았네요. 레이지 군은 어쩌다 여기에?"
"저는ㅡㅡ"요 4년 동안의 일을 이야기했다. 수여식에 관한 일은 말할 수 없었지만.
"그런가요...... 레이지 군도 여러 경험을 했네요."
"예...... 갑자기 사라지고 말아서 죄송합니다.""레이지 군한테도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했으니, 그건 탓하지 않아요. 물론 아버지의 몸을 고쳐준 일의 감사를 전해야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웃......"그 치료법에서는 천은을 써버렸으니까...... 이것은 말할 수 없겠어.
"특별한 비약이라고나 할까, 우연히 만들고 만 약이라고나 할까......"
"조합방법을 물을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하지만 감사는 받아주세요. 분명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아, 아니, 괜찮은데요."몸을 기울인 논의 가슴이 테이블에 닿아있다. 14살의 몸에는 자극이 강한데요.
"? 어째서 딴 곳을 바라보는데요?"
"어, 어쨌든ㅡㅡ감사는 저를 [은의 천칭]에 넣어주는 걸로 어때요?"
"!"논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물론이에요! 그것만으로는 완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ㅡㅡ"
"같은 파티 멤버라면, 서로 돕는 건 당연하죠."
"......레이지 군."감동했는지 눈물을 글썽거리는 논이 양손을 가슴 앞에 모은다.
"아니, 감사하고 싶은 건 이쪽인데요. 그때 숲 속에서 저를 보호해 주고, 모두가 전력으로 절 구해줬으니까요....."
그때 모두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설령 살아남았다 해도, 마음이 황폐해져 위험한 세계에 몸을 담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는 [육천광산]에서 일했던 광산노예였는데, 계약마술이 풀린 것을 기회로 도망쳤습니다. 아헨바하 공작령에 있으면 쫓길 것은 확실했는데, 그 용의 습격으로 제 모습이 병사들에게 노출되고 말았거든요."
"그래서 서둘러 도망쳐야만 했다...... 그것이 4년 전의 진상인가요?"
"저와 관련되면 [은의 천칭]에는 민폐를 끼치게 되니까요."
라르크가 손에 넣은 별 6개의 천부주옥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였다.
내 말을 들은 논은 눈을 감더니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보니 정말로 경건한 수녀처럼 보인다. 아니, 실제로 그렇지만.
"......우리들은, 레이지 군의 힘이 되고 싶어요."
"4년 전에 충분할 정도의 힘이 되어줬습니다."
"그래서는 부족해요. 당신은 아버지의 몸을 고쳐준 것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낫게 해 줬으니까요. 고위의 성직자가 마법으로 치료했어도, 분명 아버지의 마음까지는 낫지 않았어요. 당신이 있어줬기 때문에 아버지는 지금도 전선에 서서 싸울 수 있는 거예요. 상상할 수 있겠어요? 저는 레이지 군이 사라진 뒤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당신의 무사를 기원했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신께 기도해 왔어요."
"논 씨......"내민 손이, 테이블 위에 있던 나의 양손을 붙잡는다. 그녀의 손을 따스해서ㅡㅡ아가씨의 그것과는 다른, 어른 여성의 손이었다.
"논 씨......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어요?"
그 따스함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나는 목소리를 떨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겨우였다.
그 후로 나는 단번에 전부 이야기했다. 수여식에서 일어난 일. 성왕이 나를 소환한 일. 이제부터 도망쳐야 한다는ㅡㅡ[또] 도망쳐야만 한다는 일.
기밀 사항에 해당되는 내용까지도 나는 논에게 말했다. 말하고 말았다. 일련의 이야기를 끝내자 나는 그 자리에서 녹아들 정도로 지쳐버렸다. 그 사이에도 계속, 논은 내 손을 잡아주고 있었다.
내가 부끄러워져서 손을 빼자, 논은 약간 아쉬워 보이는 얼굴을 했다ㅡㅡ고 생각한 것은 내 소망일까?
"......레이지 군, 열심히 살아왔네요. 저는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고맙, 습니다.""하아...... 그건 그렇고, 이렇게나 레이지 군이 힘내고 있는데, 모험가길드도 기사단도 자기들 이익만 말하다니, 한심해서 말도 안 나오네요......"
"......논 씨, 죄송해요. 알 필요도 없는 걸 알리고 말아서."
"그렇지는 않아요. 저도 교회에 적을 둔 사람으로서,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ㅡㅡ그건 놓아두고, 레이지 군."
"예."
"이것은 손익으로 움직일 일이 아니에요."
"......예."논 씨는 치사하다. 마음속을 확 파고든다.
손익으로 말한다면 나는 [도망치는] 쪽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ㅡㅡ만사의 모든 것이 손익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이 정도까지 힘내온 당신이, 어째서 도망쳐야만 하는 걸까요. 가슴을 펴고 성왕을 만나러 가면 되는 거예요. 당신이 도망쳐야만 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레이지 군은, 백작가의 아가씨를 정말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헤어지면 절대 안 돼요."
"......예."그 말대로라고 나는 생각했다. 아가씨를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말이 안 된다. 백작은 아가씨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백작 나름의 상냥함ㅡㅡ이라기보다 공평함일 것이다. 내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런 식의 작별]이 괴로운 것은 나도 논도 4년 전에 경험했었다.
"하지만, 만일 계약마술이 걸리면 어떡하죠?"
"계약마술에 대해서는,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논은 검지손가락을 척 세웠다.
"교회에 있는 사람한테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지만요."
우후후, 하고 웃는 논 씨는ㅡㅡ역시 조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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