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47(1)
    2023년 01월 29일 00시 20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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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백작은 아가씨의 작위반납도 내다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인재알선소 사냥 때의 일도 그렇고, 아가씨가 마을을 산책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마음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그렇고, 이번 천부주옥 수여식에서 수여식을 빠져나온다는 발상은ㅡㅡ너무나도 귀족 사회를 경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백작은 귀족의 신분보다도 아가씨가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ㅡㅡ아니, 너무 앞지른 느낌이 든다.

     

     (백작은 작년 그날 습격을 받아 내가 구해줬을 때, 이미 이번 생을 포기했을지도 몰라. 다음에 습격을 받으면 이제 살아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아가씨가 자신의 다리로 설 수 있도록 해주기를 원하고 있어)

     

     그런 이야기, 한번도 들은 적은 없지만.

     뭐, 그 사람은 말하지 않겠지.

     

     (말을 안 한다면 안 한대로, 백작이 만일 사망했을 때 나는 반드시 [백작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겠지..... 그럼 [아가씨가 어른이 될 때까지 곁에 있겠습니다] 라고 분명히 말을 꺼낼 거야! 백작은 거기까지 내다볼 것 같단 말이지~!)

     

     이 세사, 단순한 무력만으로는 강약을 알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귀족은 무서워. 정확히는 머리 좋은 귀족이 무서워. 누구냐고 저 백작한테 권력을 준 놈......

     

     "......레이지."

     내가 계속 생각하고 있자, 아가씨도 나름 여러 가지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는 쉬리즈 백작의 딸. 그 길을 완수할 거야."
     "......그런가요."
     "귀족이 아니면 못하는 일이 많잖아? 그 전부를 하고 나서 자유롭게 되어도 늦진 않으니깐."

     그렇게 단언한 아가씨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양손을 무릎 위에서 꾹 움켜쥐고 있다.

     

     "그, 그래서 레이지......"
     "예?"
     "나는, 너, 너한테도, 그...... 계속 따라와 줬으면ㅡㅡ"
     

     꼬르륵~

     내 배에서 대단한 소리가 났다.

     

     "..........."
     "..........."

     아니, 어쩔 수 없다고? 아침부터 계속 아무것도 못 먹었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거나 피를 흘렸는걸!? 그러니까 아가씨, 그런 일부 사람들은 [포상]이라고 생각하는 경멸의 시선을 내게 보내지 마!

     

     "하아...... 그러고 보면 눈을 떠서 처음 했던 말이, 배고프다는 거였지."
     "하하하하......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요리사한테 뭔가 만들도록 할게."
     "아뇨, 괜찮습니다. 제가 주방에 가서 빵이라도 먹고 말죠 뭐."
     "그래......"

     "......그보다도  아가씨, 방금 전 뭔가 말하려고 하셨죠? 뱃소리가 대단해서 후반부에 안 들렸는데요."
     "!!"

     그러자 아가씨는, 이 어두운 실내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빨개지더니,

     

     "난 이제 잘래!"

     갑자기 일어나더니 큰 목소리를 내었다.

     

     "그, 그래요? 그럼 방까지 모셔다 드릴ㅡㅡ"
     "필요 없거든! 혼자 갈 거야!"
     "엥......"

     호위는 나 하나라던가, 호위를 주인의 곁에 있는 법이라고 말하지 않았었나......

     왠지 잘 모르겠지만 삐진 아가씨가 방을 나가버렸기 때문에, 나는 조금 뒤에 방에서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빵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푸른 사과 같은 과일만은 많이 있었다.

     

     "......근데 이거, 내가 광산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 숲에서 먹었던 그 과일 같은데."

     왠지 그리운 기분에 휩싸이면서 푸른 사과 같은 것을 배불리 먹었다. 신선하고 산미가 꽤 강해서, 나는 바로 눈이 뜨였다.

     

     (......나는 비겁하다)

     

     언젠가 나는 아가씨의 곁을 떠난다. 왜냐면 내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으니까.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으면서, 그런 식으로 들은 아가씨가 [그럼 도망칠래] 라고 말하지 않을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사라질 예정이니, 나 또한 그녀에게 자기 다리로 설 수 있도록 무의식적으로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가씨의 호위로 계속 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아니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전부 끝나면 여기로 돌아오기로 할까.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냐)

     

     라르크와 루루샤의 정보가 들어올 때까지는 성왕도에 있으려고 생각한다. [은의 천칭]과의 재회는 기쁘지만, 지금 바로 함께 행동할 수는 없는 일이고.

     

     (생각해야 할 일이 많아)

     

     나는 푸른 사과 같은 것을 깨물었다.

     새벽에 가까운 것이, 공기의 변화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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