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232023년 01월 23일 18시 04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하지만, 용서할 수 없어요! 레이지를 의심하다니! 애초에 크루브슈라토 님을 뵌 것도 어제가 처음이었는데......"
"에바. 귀족한테는 여러 일이 있단다."백작은 한숨을 한번 짓고서,
"네게 줄 천부주옥은, 1개월 뒤로 미뤄지고 말았다."
"1개월 후......? 백작 님이 이 집에서 아가씨한테 주는 것이 아니었어요?"내 질문에,
"그래요. [새싹과 새달의 만찬회]에 출석했던 12살의 자녀는, 다시 모두 모여서 성왕 폐하의 앞에서 한 명씩 천부주옥을 수여하는 것입니다."
"헐ㅡㅡ"
"마련하는 것은 부모이긴 하지만요. 그때 천부도 공표되기 때문에, 각 귀족의 현재 힘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천부주옥을 손에 넣는 것도 귀족의 실력인가요......"
"예. ......에바, 어떤 천부주옥을 받는지 알고 싶니?"백작의 질문에, 아가씨는 눈을 크게 떴다.
"아니요, 한달 뒤에 알게 될 테니 초조해하지 않을게요. 그보다도 크루브슈라토 님의 암살미수사건과 이후 성왕궁의 움직임이 신경 쓰여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백작은, 미소에서 더욱 감정이 드러나게 되었다ㅡㅡ그런 식으로 생각될 정도로, 나는 이 백작과의 거리를 두는 법을 알게 되었다.
(아가씨, 지금 것은 백점만점의 대답이었네요)
귀족은, 얻을 것이 있을 때 초조해하면 안 된다. 귀족은 사적인 일보다 공적인 일을 우선해야 한다.
가정교사의 가르침이지만, 아가씨한테는 그 가르침이 제대로 스며든 모양이다.
"성왕 폐하께서는, 성왕자님의 독살미수의 범인이 판명될 때까지는 천부주옥의 수여식을 연기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행사를 위해 영지에서 나오는 귀족도 많은지라, 1개월의 연기라는 것으로 타협한 것입니다. 성왕 폐하는 범인이 한 번의 실패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암살을 시도할 거라 생각하고 계십니다."
오늘, 백작은 성왕의 명령으로 성도에 모인 요인들과 만나서 독살미수에 대해 [심리의 마안]을 쓰도록 강요당했다고 한다.
제1성왕자, 제1성왕녀를 비롯해, 고위귀족인 당주들까지도.
참고로 성왕자의 소스가 담긴 그릇에 독을 탔다고 의심되는 하인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고위 귀족이 그 자를 제거했을 경우, 발견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하니 그럴 바에는 당주들을 [심리의 마안]으로 판별하는 편이 빠르다ㅡㅡ는 모양이다.
"그러면 엄청난 마찰이 생겨나는 게....."
"예. 제가 [심리의 마안]을 지니고 있음을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요. 눈길로 죽어버리나 싶었습니다. 모두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별 것 아닌 양 말하지만, 그건 엄청난 스트레스가 아니었을까.
성왕 그 정도로 크루브슈라토 님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뜻일까? 아니 그건 그렇고 이런 짓을 한다는 내용은 바로 전해지겠구나. 그렇다면,
"백작님ㅡㅡ"
"레이지 군, 호위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요."백작이 습격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뜻.
백작은 당연히 그걸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아가씨한테 알려주고 싶지 않아서 "나중에" 라고 말한 것이다.
"아버님. 레이지. 저는 이제 어엿한 귀족이 되었답니다. 저와 관련된 일이라면 가르쳐주세요."
그것을 아가씨는 좋게 보지 않았다.
"에바, 너는 또...... 아니, 그랬었지요."
백작의 어조가, 변했다.
"그럼 당신도 어엿한 레이디로서 대하겠습니다."
"! 네."아가씨도 백작의 변화를 눈치챘나 보다. 등을 쭉 펴면서 백작의 얼굴을 바라본다ㅡㅡ백작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얼굴처럼 보였지만, 사실 정중한 말투와는 반대로 가감 없는 말이 나올 것으로 느껴졌다.
"먼저 제가 살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네. 그것은 아버님께서 성왕 폐하와 함께 심문을 계속해나가면, 언젠가 범인에 도달하기 때문인가요?"
"그 말대로입니다. 성왕자님을 해할 동기는, 왕족과 귀족 이외에는 없으니까요. 성왕 폐하께선 의심스러운 인물부터 조사해 나가겠지요."
"의심스러운......? 제1성왕자와 제1성왕녀는 성왕위계승권이 더 높으니 관계없지 않은가요?"
"이것은 미확인 정보지만, [제단관리청]의 상층부가 소란스럽습니다. 저처럼 내부범죄를 다루는 사람은 접할 수 없는 곳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거겠지요."특별한 일?
나와 아가씨가 가만히 다음 말을 기다리자, 백작이 말한다.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이 [일천제단]에서 출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왕자 크루브슈라토 님께 주어지게 됩니다."
"!"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 그것은 확실히 엄청난 가치가 될 것 같다.
별 4개까지라면 성공한 상인이나 모험가가 손에 넣는 일도 있다. 하지만 5개쯤 되면 수가 확 줄어든다.
"쿠르반 성왕국이 관리하고 있는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은 7개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성검술★★★★★★]로 성왕기사단의 제1대장ㅡㅡ다시 말해 기사단장이 대대로 물려받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죽으면 천부주옥은 사라지기 때문에, 기사단장이 전선에 나오는 일은 없지만요. 명예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구나! 그래서 성왕기사단에 3년 정도 드나들었던 나도 기사단장을 본 적은 없었어.
"[검술★★★★★]은 로지에 공작가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곳의 기사대는 검술에 뛰어나니까요. 다만 이 천부주옥은 기사에게 주어지지는 않고, 당주만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루이 소년의 집이구나. 검술에 뛰어난데도 알듀르 님을 호위로 데리고 있는 것은 좀. 아니, 성왕기사단 중에서는 강한 편이니 상관없나.
"[영웅지도술★★★★★]은 리스 공작가, [신비조합★★★★★]은 에베뉴 공작가."
리스는 모르지만, 에베뉴는 에탄의 친가다. 하플링에다가 조합계의 천부주옥이라니 대단해.
"[용검술★★★★★]은 루시엘 공작가. 여기는 [검성 오귀스탱] 을 거느린 공작가인데, 6대 공작가 중에서 가장 무투파입니다...... 그리고 제1성왕자의 후견인이기도 하지요."
[6대 공작가], 혹은 [6대공가]란, 성수의 색을 잃은 공작가임에도 다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 지금도 공작가를 자칭하고 있는 가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력강화★★★★★]는 라멜 공작가에, [기도술★★★★★]은 몽타뉴 백작가에 있습니다."
"마지막은 백작가네요."
"예. 6대공가 중 리비에레 공작가는, 해운에 매우 강하지만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이 없습니다. 그 부분에서 다른 공작가에 뒤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을 원하고 있겠지요."
"......혹시 크루브슈라토 님이 사망하시게 된다면, 새롭게 출현하는 별 5개 이상의 천부주옥은 어떻게 되나요?"
"성왕 폐하 자신이 쓰던가, 제1성왕자, 제1성왕자가 쓰던가....."
"그 세 분은 어떤 천부주옥을 쓰는데요?"
백작은 검지손가락을 세워 좌우로 흔들었다."당연히, 비밀입니다. 성왕가의 극비사항이지요."
"그런가요......."여차할 때를 위한 비밀도 있다. 자신의 수단을 공개할 필요는 없으니까.
"스페큘라 2등 서기관도 성왕가의 천부주옥을 멋대로 보았다는 것을 들키면, 즉시 처형됩니다."
"......그런가요."
진짜 리얼 시크릿인 모양이다.
그렇게 되면 [오브시]의 천부를 조금 갖고 싶어 진다. 방금 [삼라만상]을 낀 채로 일부러 스페큘라 씨의 스킬을 받아도 되었을지도?
......아니, 역시 나의 [삼라만상]도 극비지만.
"아니면 그대로 제3성왕자에게 계승되겠지요. 제3성왕자는 현재 10살이지만 이미 결혼상대가 정해져 있는데, 그 약혼녀가 리비에레 공작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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