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22
    2023년 01월 23일 15시 10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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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작저에 돌아온 것은 3시가 다 되어서였다. 백작이 돌아온 것은 일몰 후......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니 밤늦게 와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집사장한테, 내가 만나고 싶다는 것을 전해달라고 하자.

     라고 생각했더니,

     

     "돌아왔습니까."
     "어?"
     

     현관의 홀에 백작이 서 있었던 것이다.

     

     "레이지!"
     "아가씨ㅡㅡ으악."

     나는 돌진해 온 아가씨한테 안겨서 주춤거렸지만, 상체의 탄력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버텨냈다.

     

     "무, 무슨 일이신데요......?"
     "빨리 돌아오라고 말했잖아! 그런데도 이런 시간에......"
     "아."

     걱정을 끼친 건가? 아니 다르다. 아가씨는 불안해하고 있었잖아..... 그런데도 나는 느긋하게 점심을 먹기나 하고.

     

     (아아, 뭐 하는 거냐 나는......)

     

     백작의 일로 머리가 가득해서, 아가씨의 일을 잊고 말다니.

     

     "......죄송합니다, 아가씨. 오늘은 잠드실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계속 함께 있을 테니까요."
     "정말.....?"

     "물론이죠."

     그러니, 이 끌어안은 손을 풀어줬으면 하는데요.....집사장이 지금도 험상궂은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고 메이드장은 승마용 채찍을 손에 들고ㅡㅡ아니 어디서 가져왔어 그거!?

     

     "레이지 군."

     그리고 백작이 영구동토 같은 눈을 하고 있어!

     

     "진정하세요, 백작님, 진정하시고......"
     "예,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진정하고 있습니다만? 어제 그 정도의 트러블이 있었는데도 바깥을 돌아다니는 호위한테 어떻게 도리를 설명해야 할지 걱정할 정도로......"

     설교 코스 결정!

     

     "그, 그보다도 그쪽 분은......"

     나는 백작의 옆에 서 있는 호리호리한 남성에게 눈길을 주었다. 귀족보다는 문관 같은 그 남자는, 나름대로 고급져 보이는 갈색 상의를 입고 있다.

     다만 피부색이 검푸르고 머리카락이 곤두선 은색이다. 안경 너머에는 고양이 같은 금색의 눈.

     인간족이 아닌 것 같다.

     

     "이야, 이거 재밌는 것을 보았습니다. 쉬리즈 백작 각하도 이런 면이 있었던 겁니까."
     "......스페큘라 2등 서기관, 그런 식으로 귀족을 놀리면 안 됩니다."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백작에게 편한 느낌으로 말을 거는 것으로 보아, 서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한 지위가 아닐까?

     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자,

     

     "에바, 레이지 군, 제 방으로 오세요."

     백작이 그렇게 말했다.

     열흘에 한번 보고회가 있는 백작의 집무실에는, 나, 아가씨, 백작, 스페큘라, 집사장이 있는 상황. 집사장은 방의 출입구에 서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대화를 지켜본다]는 자세인 모양이다.

     

     (이 사람은 뭘까)

     

     내가 스페큘라를 바라보자, 저쪽도 이쪽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레이지 씨. 왕도내정청에서 서기관을 맡고 있는, 스페큘라입니다."
     "안녕하세요. 쉬리즈 가문에서 에바 아가씨의 호위를 맡고 있는 레이지입니다."

     "흠......"
     "?"

     그때 스페큘라의 한쪽 눈이 가늘어진 것으로 느껴졌다. 뭐지...... 이쪽을 탐색하는 듯한 시선이다.

     

     "......백작님. 레이지 씨의 호위 스타일은 평소와 다름없습니까?"
     "예."
     "그런가요. 그럼 이것을."

     뭐야 뭐야?

     스페큘라는 수중의 종이에 뭔가를 쓰고서 백작에게 건넸다. 백작은 그것을 받아 들고서, 수려한 눈썹을 찡그리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만."
     "어, 벌써 가세요?"
     "제 일은 끝났기 떄문에."

     스케퓰라는 일어서더니, 집사장에게 목례를 하고서 방을 나갔다. 그와 동시에 집사장도 그와 함께 나갔다.

     

     "뭐였나요, 아버님."
     ".........."

     백작은 스페큘라가 남긴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걸 보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스페큘라 2등 서기관은, 왕도내정청에서도 매우 희귀한 천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종이에는 그렇게 쓰여있었다.

     

     ㅡㅡ천부 없음.

     

     "천부 [오브시★★]는, 본 상대의 천부를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레벨로는 별의 수까지는 알 수 없지만...... 방금 레이지의 천부를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아버님!? 왜 그런 일을ㅡㅡ"

     놀라고 탓하는 듯한 어조임에도, 아가씨는 뭔가를 눈치챈다.

     

     "레이지, 당신은......"
     "예. 저는 천부를 하나도 달지 않았습니다."

     정직하게 말했다.

     

     (큰일 날뻔했다~~~~~~! 그런 천부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신경은 쓰고 있었지만!)

     

     백작은 호위의 계약을 한 뒤로, 한 번도 내게 천부의 확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의 일로, 내가 독이 들어간 그릇을 간파하였음을 알게 된 백작은 내가 뭔가의 특수한 천부를 가졌다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그 천부는 어쩌면 백작과 아가씨에게 해를 가져다주기 위한 것은 아닐지......라고 의심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백작은 아가씨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신중하니까.

     

     (만일을 위해, 정말 만일을 위한 거지만 [삼라만상]을 제외시켜 두어서 다행이다......)

     

     백작한테는 [심리의 마안]이 있다. 그래서 나는 [천부를 안 가졌다]가 아닌 [천부를 달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방심하지 않았던 나의 승리다.

     

     "죄송합니다, 레이지 군. 당신을 의심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아뇨, 마음은 이해해요. 만일을 위해라는 거죠?"
     "예. 그리고 한편으로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ㅡㅡ분명 레이지 군이 모르는 일일 겁니다."
     "제가 모르는 일......?"

     "천부주옥을 쓰지 않고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자는, 마법의 발동이 빨라지거나 보통과 다른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만큼 습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ㅡㅡ마법의 발동."
     "예. 맥심과의 대련에서 [어둠마법]의 [몽마의 기도]를 썼지요? 그 발동이 너무나도 빨랐던 것은, 이걸로 설명이 됩니다."
     "......혹시 백작님은 그때부터 제가 마법계의 천부를 갖지 않았다고 짐작하셨나요?"

     백작은, 어울리지도 않는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설마, 전혀 천부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요?"
     "아니요. 달지 않아도 지금은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으면 차려고요."

     이것은 솔직한 부분이기도 했다. [삼라만상]으로 어떻게든 지내고 있는 지금, 16칸의 홀더 중 남은 6칸은 비어있는 채다. 어쩔 수 없을 때만 6칸을 쓰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아버님, 어제의 암살미수사건의 일로 뭔가 알게 된 점은 있나요?"
     "그래. 성왕자 크루브슈라토 님의 그릇에서 독극물이 발견된 건에서, 그 독은 레이지 군이 넣었다고 하는 귀족도 있었단다."

     아~

     그야, 그렇겠네.

     그 순간에 나 이외에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말도 안 돼!? 레이지가 독을 넣었을 리가 없잖아요!"

     "아가씨, 진정하세요. 백작님, 마안을 써주세요. 저는 독을 넣지 않았습니다."
     "......예, 확인했습니다."

     

     발동의 순간은 잠깐 눈이 빛나는구나.

     백작은 어떤 타이밍에서 내가 [진범인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생각이었지, 마안의 발동까지가 너무나 부드러웠다.

     반대로 말하자면, 오늘은 여태까지 한 번도 마안을 안 썼다는 뜻인가. 나는 의외로 신뢰받는 걸까? ......아니,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작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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