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162023년 01월 21일 17시 23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에바 아가씨의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은 [백작]보다 높은 가문의 사람들이다. 아가씨가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백작보다 아랫 가문의 아이들이었을 테니, 아가씨는 이렇게 정면에서 누군가의 악의를 접해본 일은 없을 것이다.
(심박수의 상승, 피부의 발한, 체온의 상승....... 아가씨, 초조해졌어)
[삼라만상]으로 아가씨를 확인하자 그런 정보가 돌아왔다. 뭐, 일부러 확인할 것도 없었다. 아가씨의 표정이 제대로 얼어있었으니까.
"......쉬리즈 가문이, 귀족사회에 알력을......가져온다고요?"
정중한 아가씨의 목소리는 오히려 싸늘해서, 내가 (피는 못 속인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백작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샤를로트는 잠시 주춤거렸지만, 곧장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그, 그래, 그렇사와요! 백작에 자리했으면서 영지를 안 꾸리고 중앙정치에만 관여하는 그 모습은 [싸움을 기다리는 무기상인]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모른다고는 말하지ㅡㅡ"
"샤를로트 양!"소리 낸 자는 크루브슈라토 님이었다. 그에 호응하는 것처럼 악단의 음악이 끊기더니 조용해진다.
"......그러한 험담하는 자들의 말을, 프레이즈 가문의 영애나 되는 분이 믿고 있는 건가요......?"
크루브슈라토는 분명 외모만이 아니라 심성도 고울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음성은 떨리고 있어서 화를 내고 있던가, 아니면 큰소리를 내고 만 자신과 주위의 반응을 두려워하는지는 모르겠지만ㅡㅡ그래도 크루브슈라토 님이 에바 아가씨를 생각해서 발언한 것은 사실이다.
크루브슈라토의 뒤에 서 있는 성왕은 약간 입가를 들어 올리고 있다. 나는 보고 있었지만, 크루브슈라토가 말하지 않았다면 성왕이 뭔가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내뱉은 말을 돌이킬 수는 없다. 샤를로트는 훨씬 신분이 높은 성왕자가 나서자 주춤거리면서도 말했다.
"외람되지만, 크루브슈라토 님...... 쉬리즈 백작이 수많은 귀족을 처형대에 보낸 것은 사실이잖아요? 그 결과 수많은 영지에서 유통이 정체되어 귀족들은 사비를 털어 혼란의 수습에 힘써야만 했사와요. 물론 영지가 없는 귀족과는 관계없는 일이겠지만요."
어, 그런 일이 있었구나.
"거기다 혼란을 틈타 유통을 거머쥐고 거금을 벌어들인 귀족도 있다던데요?"
...........
예, 우리 백작이라면 할법한 짓이네요. 애초에 혼란을 일으킨 쪽이니,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도 쉽고.
그런 일을 하니까 [냉혈경]이라는 이름이 붙는 거라구요, 백작......
"......아버님. 샤를로트 양의 말은......"
당황했던 크루브슈라토의 어조가, 평범한 것으로 돌아와 있다. 하지만 성왕은 진지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대놓고는 말할 수 없다는 건가......)
백작을 감싸서 진실을 말하면 [일천제단]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되고, 샤를로트의 말에 동의하면 더러운 역할을 맡은 충신을 배신하는 꼴이 된다.
"......어느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실을 말하고 있군."
성왕의 말에 안색이 밝아진 샤를로트 님이었지만,
"하지만 국정을 맡은 자는, 만사에 양면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만 한다."
"양면, 이요......?"깜짝 놀라는 크루브슈타트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는 성왕.
"너희들은 귀족사회에 막 발을 디딘 참이다. 이제부터 천부주옥을 선택하며, 수많은 것들을 배우며,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괴로워하겠지만ㅡㅡ고귀한 피를 지닌 채 태어난 이상 그 숙명과 싸워야만 한다 ㅡㅡ샤를로트 양."
"네, 네엣."성왕에게 이름을 불린 샤를로트는 등을 꼿꼿이 폈다.
"너무 소문에 휘둘리지 마라...... 그 이야기는 프레이즈 녀석한테 들은 것이렷다? 그럼 돌아가서 방그의 이야기를 해줘라...... 그 말을 들은 그 녀석이 뭐라고 말하는지, 한 마디도 빠짐없이 마음에 새겨두거라."
"예......?"
"나로선 이 이상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너희들은 그런 싸움을 할 때가ㅡㅡ"
"ㅡㅡ성왕 폐하. 호위가 좀 말이 지나친 것 같소만."
".......그래."곰의 변경백이 말하자, 성왕은 팔짱을 끼고서 입을 다물고 말았다.
"?"
아가씨들은 왠지 어중간하게 끝나버린 대화 때문에 개운치 않은 듯했지만, 곧장 악단이 새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다음의 요리가 나오게 되었다.
다른 테이블에서도 차츰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아가씨는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백작은 [냉혈경]의 이면에 대해서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건가? 아니,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에탄의 제안인 [우의를 다지자]는 어느새 무시되고 말았고, 그런 때 변경백의 딸인 미라가 이제야 시동이 걸렸는지 소리 내었다.
"그건 그렇고 맛난 요리가 가득이네요. 제 영지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것들뿐이라서......"
대화가 시작되자 안심한 크루브슈라토가 그에 응한다.
"오늘의 요리는 로지에 가문이 준비한 거야. 안 그래, 루이?"
"아, 예. 입에 맞으시다면 좋겠습니다."루이는 방금 전까지의 거들먹거림을 그만뒀는지, 꽤나 온순하게 말했다. 아가씨의 일ㅡㅡ그보다 쉬리즈 백작가의 사정을 알고서 놀랐거나 충격받은 걸까?
"뮬 변경백령은 어떤 곳이지?"
"네. 정말 한적한 시골이에요. 넓은 목초지대와, 농장, 그리고 산악지대에는 고대인이 남긴 던전이 많이 잠들어 있어서 모허가의 왕래가 활발해요."던전!
정말 가슴 뛰는 단어다. 내가 아는 던전은 노예로서 일했던 [육천광산]뿐이지만, 그것과는 또 다르겠지...... 어떤 곳일까.
728x90'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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