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14
    2023년 01월 21일 09시 50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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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진짜로 성왕 폐하?"
     "ㅡㅡ어째서 이런 곳에."
     "ㅡㅡ성왕자 님의 동반인가!?"

     술렁거림은 최고조다.

     하지만 내가 있는 테이블ㅡㅡ연회장 내에서는 가장 신분이 높은 장소ㅡㅡ에 있는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조아렸고, 우리 호위들 또한 그에 따랐다.

     이어서 다른 테이블에서도 같은 행위를 하자, 넓은 연회장은 침묵에 휩싸였다.

     바깥에서는 약간의 저녁 노을도 사라지고, 신월의 밤에 어울리는 어둠이 차올랐다.

     하지만 연회장 내에서는 휘황찬란한 샹들리에가 빛을 뿌리고 있다.

     뚜벅, 뚜벅 하면서 성왕자와 성왕의 발걸음이 이쪽에 다가온다.

     대단해. 뭐라고나 할까 아우라가 대단해. [건방지다] 라고 [쿠로코의 농구]의 아카시 군이 말한다면 분명 이런 느낌이겠지. 아아, 이 세계에 있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게 괴로워!

     

     "저, 저기. 모두들 고개를 들어요. 저 또한 모두와 같은 만찬회의 참가자니까요."

     하지만, 누구도 고개를 들지 않는다. 조용해진 연회장 내에는 "으아아......" 라는 성왕자의 불쌍해 보이는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ㅡㅡ듣지 못했느냐, 너희들. 고개를 들라."
     

     유리가 있었다면 깨질 듯한 중저음이 울리자, 가장 먼저 공작가와 후작가 3명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고개를 들어도 되는구나 싶어 아가씨와 나,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말한 자는 확인할 것도 없는, 성왕 본인이다.

     직접 보니 이것 또한 아우라가 대단하다. 왠지 반짝거리는 것 같다. 어, 마력이야? 누출되는 거야? 위험하지 않아, 성왕?

     

     "미안하군. 내가 온다고 하면 큰 혼란이 빚어질 테니 일부러 숨기도록 했노라. 나는 크루브슈라토의 호위다. 그렇게 생각해 주게."

     말없이 와도 혼란인데요?

     모두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말할 수 없다. 그야 상대는 성왕인걸.

     크루브슈라토는 모두가 일어난 것에 안심한 모습. 우리가 있는 테이블까지 다가오더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성왕은 크루브슈라토의 뒤에 서서는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ㅡㅡ아니 진짜로 호위취급인가요? 괜찮은가요? 모두 몸 둘 바를 몰라하며 서 있는데요?

     

     "......폐하, 농담도 적당히 하시오."

     회색곰이 말했다아아아아! 라고 생각했더니 미라의 뒤에 있던 버서커였다. 뭐냐 버서커가 말했구나, 그거라면 안심안심.

     일리가 없다.

     호위가 갑자기 말하면 큰일이다. 정말 큰일이다.

     

     "뭐~? 자네도 제 자식이 귀여워 스스로 호위를 섰잖은가, 뮬 변경백."

     

     성왕이 눈썹을 들며 지긋이 바라았다...... 근데 버서커는 변경백 본인이었어!?

     이 말을 들은 아가씨와 공작가의 영식들도 깜짝 놀라고 있다.

     

     "그럼 우리들은 호위의 역할에 전념합시다."

     "그래, 나도 그럴 셈이다...... 어이 너희들, 언제까지 서있을 거냐. 빨리 앉아."

     세상에 어느 호위가 "빨리 앉아" 라고 손님한테 말하는 걸까.

     하지만 권력자라는 것은 이런 걸지도 모른다. 아랫것의 기분은 모르는 법이다.

     어느 사이엔가, 연회장 구석에는 악단이 나와서 연주를 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이올린과 비슷한 현악기를 쓰는데,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며 귀를 기울이면 기분 좋은 음악이다. 저택의 하인이 성왕에게 의자를 가져와서 권했지만, 성왕은 "호위가 왜 앉는 거냐." 라고 말하며 거절하여 하인을 창백하게 하였다. 것봐, 아랫것의 기분은 모른다고.

     슬슬 만찬회가 시작될 것이다. 식순을 나타내는 것이 테이블에 놓여있는데, 요리의 메뉴와 연회 도중에 주최자 인사가 있다고 한다. 주최는 고위 귀족이 열도록 되어있는 모양인지 루이 소년의 친가인 로지에 공작가의 이름이 쓰여있었다.

     

     "저, 저기, 올해로 12살이 된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크루브슈라토라고 합니다. 뒤의 성...... 호위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아서 그런지, 성왕자가 애써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고. 하지만 성왕을 신경쓰지 말라고 해도 무리인걸.

     

     "크루브슈라토 님, 오래간만입니다."
     "아, 루이. 오랜만."

     둘은 면식이 있는지, 왠지 편하게 대화하고 있다.

     

     "음? 머리색을 바꿨어?"
     "!? 아, 예. 이, 이것은 말이죠....... 기분전환으로."

     

     아픈 곳을 찔린 루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에바 아가씨를 신경 쓰고 있다. 크루브슈라토도 그걸 눈치챘는지, 에바 아가씨에게로 시선을 향하고는ㅡㅡ굳었다.

     

     "ㅡㅡ성왕자 크루브슈라토 님, 처음 뵙겠어요. 저는 쉬리즈 백작가의 장녀, 에바랍니다."

     의자에 앉아서 작게 고개를 숙인 아가씨였지만, 크루브슈라토는 아가씨한테 못이 박힌 채다.

     

     "? 크루브슈라토 님, 왜 그러세요?"
     "......아, 아아, 저기, 그......이름이 뭐라 했지?"
     "에바=쉬리즈랍니다."
     "그, 그런가! 에바쉬리즈라고 하는구나, 조금 긴 이름이네. 어느 가문이려나ㅡㅡ아얏!?"

     성왕이 크루브슈라토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아니 아니, 호위가 호위대상을 때리지 말라고.

     

     "진정해라, 크루브슈라토. 아가씨는...... 그런가, 빅토르의 딸인가."
     "네. 성왕 폐하께서는 저희 쉬리즈 가문에 위대한 빛을ㅡㅡ"
     "그만그만, 그런 것은 됐다!"

     성왕이 말을 걸자, 아가씨는 의자에서 내려와 고개를 조아렸지만ㅡㅡ그것을 가로막은 것은 성왕 본인이었다.

     

     "앉아라. 오늘은 너희들이 주역이다."

     "......분에 넘치는 영광이옵니다."

     아가씨가 의자로 돌아가자 식전주가 나왔다.

     아가씨는 식전주를 아주 조금만 입에 대고는 잔을 물렸다. 그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멍하니 있는 루이와 미라.

     흐뭇한 일이다. 호위한테도 조금은 먹게 해주지 않으려나, 그럴 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자, 성왕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빅토르의 딸이여, 네 약혼은 아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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