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22023년 01월 18일 00시 02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회상하려고 생각했지만, 빅토르=드=쉬리즈의 목숨을 구한 일은 그리 드라마틱하지는 않았다. 내가 "아, 그러고 보니" 라고 떠올릴 정도의 기억이다.
그런 일보다, 제리가 의외로 활약해줬어! 그게 좋았습니다, 예.
아헨바하 공작령의 영도를 빠져나온 나는, 제리의 안내로 광천기사왕국을 향했다. 관문은 확실히 한 곳만 있었지만, 뒷일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는 수상한 비밀 루트가 있어서, 제리는 그런 비기 같은 것을 이용해 국경을 넘었다.
참고로 이렇게 하려면 돈이 조금 든다. 그 제리는 그 [조금]도 없었기 때문에, 영도에서 용돈을 벌면서 지냈다고 한다.
광천기사왕국은 기사왕이 다스리는 나라인데, 군대가 매우 강한 탓에 모험가가 활약할 자리가 거의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그 다음에 있는 것이, 쿠르반 성왕국.
여기는 인간족이든 수인이든 관계없이 살고 있는 나라다. 정말 활기가 있으며, 한편으로는 방랑자에 의한 범죄도 많다. 여러 의미로 포용력이 넓은 나라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성왕의 위광은 온 나라를 널리 비춘다."
라던가,
"성왕께서는 만물을 평안하게 다스리신다."
라는 성왕 찬양이 대단하다.
나는 성왕국 쿠르바뉴에서, 당분간은 모험가 등록을 하고서 천부 [삼라만상]을 연마해 나갈 생각이었다ㅡㅡ그랬지만.
"모험가가 되어, 다른 모험가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아? 무리무리무리무리~ 모두 자기 수법은 밝히지 않는다굽쇼. 거기다 도련님은 키가 작으니 말입죠~ 누구도 파티에 들이고 싶지 않을 건뎁쇼. 뭣하면 제가 모험가로 벌어볼 테니, 도련님은 안정된 곳에서 버는 건 어떠실지?"
라고 제리가 말하니까, 크으으 하고 이를 갈면서도 "그건 그래......" 라고 수긍할 수밖에 없는 점도 있기 때문에 제리의 의견을 채용했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제리는 날 따라올 생각인 모양이다. 뭐, 딱히 상관없지만, 친근하게 굴고 가끔 짜증 난다는 것 이외에는 나쁜 사람도 아니고.
나는 어떻냐면, [성왕기사단 제18대의 청소반]이라는 영예로운 직업을 얻었다. 뭘 청소하냐면, 굳세다고 이름난 성왕기사단은 훈련이 힘들다. 기사들은 기숙사로 돌아가면 진흙처럼 잠들고, 가끔 쉬는 날에는 돈이 있으니 마을에서 난리법석을 피운다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방이 엄청나게 더럽다.
그리고 빨래도 말도 안 되게 쌓여있다.
나는 [물마법][불마법][바람마법]을 조합하여 기사들의 방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세탁도 그렇다. 비는 잘 안 오지만 내리면 1주일은 그치지 않는 특수한 기후의 성도이기 때문에, 나는 실내건조를 할 수 있겠다며 크게 기뻐했다.
기사들은 방이 번쩍번쩍해졌다며 팁을 주기도 하고, 거기다 시간이 나면 기사의 훈련도 견학할 수 있으니 학습할 수 있는 천부가 쌓이고 쌓여서......
아아, 백작과의 만남은 조금 뒤야.
어쨌든 나는 10살 만에 [전설의 청소부]라는 이상한 이명을 얻고는 기사들한테 중용되고, 뜨거운 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식당 아줌마들한테 중용되고, 기사의 장비를 수리하는 대장간도 깔끔하게 해 줬기 때문에 드나드는 드워프들한테서도 중용되었다.
뭐라고나 할까, 성도 라이프를 너무 즐겨버린 나라는 느낌. 하지만 또래가 근처에 없었기 때문에 친구는 없었지만.
내 소문은 다른 기사대에도 전해져서, 몇몇 부대를 드나들며 청소한 끝에 기사급의 봉급을 받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돈은 어디까지나 부산물이고, 나로서는 합법적으로 마법의 연습을 할 수 있어서 내 안에 쌓여가는 숙련도가 기뻤다. 마력량도 점점 늘어났다ㅡㅡ하지만 그것은 크리스타=라=크리스타를 보고 학습한 [마력량 증대]의 천부를 점점 제대로 쓸 수 있게 되었을뿐인 모양이다.
나는 몰래 훈련도 계속했다. 배운 천부는 연습하지 않으면 제대로 못 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삼라만상]을 해제하고 천부를 쓰기' 였다.
[삼라만상]을 꺼내면 학습한 천부는 전부 못쓰게 되지만, 그 기억은 머리에 남아있다. 그래서 기억을 되새기면서 그대로 몸을 움직여 숙련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상하게도 [삼라만상]을 되돌렸을 때 천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것 덕분에 나는 천부가 무효화되어도 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 그런 청소부 라이프로 돈을 벌고, 오히려 "저 모험가로서 벌어보렵니다요~ 아하하하." 라고 말했던 제리는 도박에 빠져 빚쟁이가 된 탓에, 내가 대신 빚을 갚아줘서 저금이 날아가거나 하며 3년이 지나갔다.
이제는 나도 스스로 행동할 때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단서를 모르겠지만, 나는 [누나]인 라르크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한테 여러 가지로 가르쳐 준 힌가 노인의 손녀딸 루루샤도 가능하다면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도시를 돌면서 정보를 모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봄철의 심야, 성도를 달리는 마차와 호위의 기마가 몇 기 있었다. 그때 나는 건물들의 지붕 위를 뛰어다니며 [질주술]과 [도약술]의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그 마차가 갑자기 불타기 시작한 것이다.
마부가 서둘러 말을 멈추고는 안에 있던 귀족 같은 인물ㅡㅡ뭐, 이자가 쉬리즈 백작이었지만ㅡㅡ을 구조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날아오는 화살이 마부를 관통하자 그는 쓰러졌고, 마차를 둘러쌌던 기사들도 점점 쓰러졌다.
(잘하는데. 화살을 검게 칠해놓아서 피하기 어려운 거야)
나는 습격자의 지혜에 탄복하면서,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이건 구해야 할까? 하지만 저 귀족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몰라)
백작이 혼자 남아 마차를 등지고 있자, 다섯 명의 암살자가 반원형으로 빙 둘러쌌다. 검은 옷에 눈만 드러낸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암살자들은, 뭔가를 백작에게 고하고 있다.
[ㅡㅡ각오는...... 의뢰주...... 되도록 고통을 주고서......]
내가 [청각강화]를 써서 귀를 기울여보니, 그런 뒤숭숭한 말이 들려왔다.
이것은 확실하게 죽이려는 거다. 하지만 귀족은 태연자약하여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다.
나는 그 귀족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풍성한 금발은 어두운 밤길임에도 아름다웠고, 애수가 깃든 붉은 눈은 남자인 내가 보아도 놀랄 정도로 아름답다.
나이는 20대 후반일까.
(아하, 이 사람은......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어)
그때 내가 떠올린 것은, 용의 앞에서 원수인 천은급 모험가를 죽이고 자신 또한 용에게 뜯겨죽은 라이키라 씨였다.
728x90'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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