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33(2)2023년 01월 17일 12시 17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나는 그 후로 제리한테 라이키라의 최후에 대해 말했다ㅡㅡ내가 도망치는 이유와 나 자신에 대해서는 어영부영 넘겼지만.
제리는 이야기를 듣고서 심각한 얼굴로 좁은 통로를 안내해줬다. 이미 그곳은 성벽의 내부이며, 외부에 나올 즈음에는 귀를 기울여 주위를 확인한 뒤에 신중히 성벽의 바위를 밀어냈다. 그 바위는 잘 깎여있어서 내부에서만 손을 댈 수 있는 걸작이다. 우리가 지나가자 제리는 솜씨 좋게 원래대로 해놓았다. 언뜻 보면 다른 성벽과 전혀 차이를 알 수 없다.
10미터 쯤 떨어진 곳에 키가 큰 수풀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가라고 했다. 그 안에는 짐승길이 있어서 따라가면 큰길로 나온다고 한다. 다만 분기가 여럿 있어서, 처음 가면 반드시 헤맨다고 한다.
"......나으리는, 그렇습니까요...... 끝내 그 크리스타를 죽여버렸습니까요......"
제리는 날 안내해주면서, 울고 있었다. 내가 보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광광 울었다.
그녀는 그녀대로 용병산의 생존자로서 크리스타한테 어떻게든 한방 먹여주려는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다만 저쪽은 천은급 모험가이며, 이쪽은 수십 명이 있어도 손발도 못쓰고 당했던 상대다. 보복하고 싶은 마음은 거의 포기한 모양이다.
소매로 눈가를 닦은 제리는, 나를 돌아보았다.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적갈색인 고양이 눈이 날 바라본다.
"여기를 똑바로 나아가면, 큰길로 나옵니다요. ......도련님. 제가 당신의 호위를 해드릴깝쇼?"
"호, 호위......?"
"예. [암아용병단]은 제 가족이었습니다요. 그렇게 지내기 좋은 곳도 없었는데. 그게 사라지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하루 벌어먹는 것도 히들 때, 마찬가지로 어떻게든 살아남은 나으리를 찾아냈습죠. 눈을 보면 알고 있었습니다요. 나으리는, 크리스타 녀석한테 복수하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멋지게 그걸 완수했습니다요......"
"............"ㅡㅡ그래도, 죽으면 의미가 없잖아.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래도...... 동료를 살해당한 사람한테는 복수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말할 수 없었다.
"뭐, 죽으면 아무것도 안남지만."
"아니!? 걱정해서 일부러 말하지 않았던 건데!?"
"전 고양이계 수인이라서 통쾌한 면이 있단 말입니다요."진지한 분위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제리는 눈물로 젖은 눈으로 싱글거리고 있다.
"하지만 도련님. 죽은 제 마음에 확실히 불이 붙었답니다요. 나으리의 삶을 듣고, 저도 뭔가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지 뭡니까요. 여기서 당신을 만난 것은 뭔가의 인연. 부디 그 여정,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요."
"......하지만."
"조금 전 이야기, 조금 들었는데, 저라면 과천기사왕국이든 구르반 성왕국이든 어디든 안내할 수 있습니다요! 이렇게 보여도 저는 세상을 주물렀던 [암아용병단]의 정찰 담당이었습니다요."여기에 올 때까지, 오스카한테ㅡㅡ단테스한테 도움받았는데, 이번에 또 여기서 제리한테ㅡㅡ라이키라한테 도움받으려고 한다.
"후후."
"......레이지 군?"나는 천상 [은의 천칭]의 멤버다. 동료가 내민 도움의 손길이라면, 신경 쓰지 않고 받아들여야겠지?
"알겠습니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앗싸~!"펄쩍 뛴 제리가 손가락을 탁 튕긴다.
"그렇게 정했으면 바로 갑시다요!"
나는 제리의 안내에 따라 걸어갔다.
마치 라이키라가 이끌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분명 그게 맞다. 은의 천칭 멤버들의 인도로, 나는 길을 걷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장소가 길이 되는 것처럼, 내가 걷고 있는 곳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인도된 장소다.
지금쯤 미미노는 단테스와 대화하고 있을까. 단테스의 몸이 나은 것은 눈치챘을까. 논은 기뻐해줄까.
(라이키라 씨, 당신은ㅡㅡ다른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원수를 갚고 싶었던 거네요)
저로서는 그 정도의 마음은......모르겠어요.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단지 저는, 당신이 마지막에 보여준 그 [해냈다]는 얼굴을 잊지 않겠죠. 그리고 그때 당신이 제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던 대사의 다음을...... 계속 생각하겠죠.
장례도 치르지도 못하고 떠나가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뭐, 라이키라 씨의 일이니 분명 "빨랑 가. 장례를 치르면 배가 채워지는 것도 아니고." 라는 말을 할지도......
"......도련님 왜 그러시죠? 뭔가 후련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요."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기, 그보다 [도련님]이란 말은 그만두시지 그래요?"
"아니 도련님은 도련님인뎁쇼?"
"그게 문제라구요!"
"문제없습니다요~ 아하하하."
"아, 이거 뭘 말해도 안 들어먹을 것 같아...... 그러고 보니 라이키라 씨는 어째서 [나으리]인데요?"
"아, [암아용병단] 단장의 조카라구요, 나으리는."
"오~"
"아, 흥미 있습니까요? 그거라면 용병단의 일을 말할 수밖에~! 이야기가 길다고 말해도 안 듣습니다요!""아하하, 그럼 부탁할게요. 시간은 많으니까요."
나는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게 된 것도 있다.
이 여행은 길다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여행의 동료가 생겨버렸지만.
이윽고 수풀의 짐승길이 끊기자 광대한 초원으로 나왔다.
저편에는 큰길이, 바다 같은 초원을 가로지으며 뻗어있다ㅡㅡ그 맞은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럼, 가봐야지. 나는 [은의 천칭]의 멤버인 모험가니까)
등뒤로 부드러운 순풍을 받으며, 나는 걸어갔다.
여기서 1장은 끝입니다.
728x90'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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