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32(1)
    2023년 01월 16일 00시 26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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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너무해......"

     

     얼굴과 우반신에 깊은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좌반신은 석화 때문에 반대로 아무 영향도 없는 모양이다. 완전한 석화는 아니지만 화상에는 강한 걸까.

     좌반신이 드러나 있으니 나한테는 딱 좋다.

     

     "......음, 레이지, 인가......?"

     허깨비라도 바라보는 것처럼 단테스 씨의 눈이 방황하고 있다.

     

     "예. 석화에 좋은 약을 만들었으니 조금 발라보세요."
     "......미안, 잘 안 들리는군. 뭐라 말했지......? 머리가 멍해서 말이다......"

     "괜찮아요. 그냥 주무세요. 자는 게 제일이니까요."

     미안합니다, 단테스 씨. 제가 지금부터 바르려는 약의 내용은 말할 수 없겠네요...... 마음씨 좋은 단테스 씨는 받아들여줄 거라 생각하지만, 그냥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면 그러는 편이 꽤 있잖아......?

     단테스씨도 수면이 필요했는지, 이윽고 다시 고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침대에 올라가서, 단테스 씨의 피부에다가 변색된 미스릴을 발랐다.

     

     "!"

     회색이었던 피부에 검은색이 스며드나 싶더니, 약간의 빛을 발했다. 그냥 보면 새카맣다. 하지만 [삼라만상]을 통해서 보면 석화가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테스 씨는 석화를 [저주]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역시 [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테스 씨는 천부 [면역강화]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독만 제거할 수 있으면, 단테스 씨의 석화는 회복된다.

     

     "다행이다......"

     코끝이 찡했다.

     나는, 알고 있다. 단테스 씨가 엄청나게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길이 끊기자,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사실은 죽을 장소를 찾고 있던 것을.

     그런 단테스 씨의 딸인 논 씨는, 아버지의 생각을 알면서도 필사적으로 살아남을 길을 찾고 있음을ㅡㅡ

     

     (이 두 사람이 보답받지 못하는 세상은, 이상하니까)

     

     나는 필사적으로 약을 발랐다. 석화된 부분이 사라질 때까지 바르는데 거의 10분이면 되었다.

     [삼라만상]으로 몇 번이나 확인했다ㅡㅡ문제없음. 석화독은 전부 사라졌다. 단테스 씨의 호흡도 안정되었고, 화상만 사라진다면 이제는 쾌차할 것이다. 아니, 석화독에 빼앗기고 있던 생명력이 있었으니, 화상도 바로 나을 것이다.

     이 미스릴을 남겨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갖고 가고 싶었다.

     나는 옆방으로 돌아가 자신의 짐을 꾸렸다. 그렇게는 말해도 작은 도구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단테스 씨한테서 받은 용돈의 잔액과, 유사 강황을 판매한 금액뿐.

     

     "......가자."

     이 이상 여기 있으면 모두에게 민폐를 끼친다.

     그래서, 나는 간다.

     가야만 한다.

     앞을 향해 가야만ㅡㅡ

     

     "......가고 싶지 않아."

     긍정적인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모처럼 석화가 나은 단테스 씨의 진정한 움직임을 보고 싶었다. 단테스 씨가 나았다면 이제 교회로 돌아가야만 하겠지만, 논 씨의 기뻐하는 얼굴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ㅡㅡ라이키라 씨가 죽어버린 슬픔을 남기고, 미미노 씨를 남기고 가고 싶지 않았다.

     

     "레이지 군?"

     내 주의가 산만해진 탓에 눈치채지 못했다. 방의 입구에 미미노 씨가 돌아와 있었던 것이었다.

     

     "어디로 가려고. 침대에 없어서 서둘러 바깥까지, 나, 갔......"

     내 일그러진 얼굴을 보아서? 아니면 내 모습을 봐서 그럴지도ㅡㅡ미미노 씨가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나, 방금 엄청, 안 좋은 예감이 들었는데...... 그럴 리, 없지? 레이지 군이 나가는 일은, 없지......?"

     나는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분명 미미노 씨는 날 지켜주겠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파멸을 향하는 길에 불과하다.

     [은의 천칭]은 나를 아무것도 모른 채 보호했던 것뿐. 그리고 오늘, 멋대로 사라졌던 것이다.

     

     "미안해요, 미미노 씨. 저는 이제 가볼게요."
     "............!"

     미미노 씨는 뭔가를 말하려다가, 입을 닫았다.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참기 위해 있는 힘껏 입을 닫았다.

     

     "ㅡㅡ하지만 언젠가, 돌아올게요."

     이것만은 말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은의 천칭]의 멤버니까요."
     "!!"

     미미노 씨의 곁을 지나친다. 입을 닫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결코 우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약속, 이다......?"

     방에서 나가는 내 등짝에, 미미노 씨의 목소리가 닿는다.

     

     "약속할게요...... 반드시 돌아올게요."

     나는 결심을 담아서, 마치 외치듯이 고했다.

     

     "지금은, 갑니다!"

     나는 달려갔다. 여관을 나올 때 미미노 씨가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제 돌아봐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서, 믿고서, 달렸다.

     그래. 이것은 영원한 이별이 아냐. 나는 일시적으로 파티를 벗어날뿐이다.

     언젠가 돌아간다.

     분명 돌아간다.

     그때는 더욱 강해진 내가 있을 것이다.

     받았던 은혜를, 수많은 따스한 마음을 갚아주기 위하여, 나는 반드시 [은의 천칭]으로 돌아간다ㅡㅡ

     아침해는 이미 솟아올라서, 영도는 하루의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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