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30(1)

 어두운 곳에 혼자 있다.

 아, 그래, 나는 죽었었지......

 그럼 여기는 천국? 지옥? 그보다, 사후의 세계가 있는 건가?

 아니, 있구나.

 안 그럼 내가 이세계전생을 할리가 없으니까.

 그렇다는 것은 설마, 여기서 만날 것은...... 정석대로 신일지도!?

 신이시여, 부탁드립니다.

 가능하다면 다음 세계에서는 흑발흑안을 싫어하지 않는 곳으로......

 

 ㅡㅡ네 흑발과 흑안, 나는 좋은데~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치트 스킬도 좀......

 

 ㅡㅡ아, 됐어. 다음에 레이지 군한테 뭔가 천부주옥을 사줄 테니까, 응? 스킬이 없어도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아아...... 이게 무슨 일이지.

 나는 이미, 내게 주어진 페널티를 극복했었잖아......

 훌륭한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단테스 씨, 고마워요. 논 씨, 고마워요. 미미노 씨, 고마워요. 라이키라 씨...... 그런 식으로 죽다니, 바보 같아. 하지만, 고마워요......."

 그리고,

 

 "......라르크, 다시 한번 [누나]라고 불렀으면 좋았는데......"

 

 살고 싶다.

 나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고 싶었다. 더욱 오랫동안 [은의 천칭] 사람들과 모험하고 싶었다. 라르크를 자랑스러운 누나라며 소개해주고 싶었다.

 

 ㅡㅡ동생 군.

 

 계약마술에 의해 어긋나 있던 세계에서도, 라르크는 라르크였다.

 마술이 풀렸어도 그녀에게 대한 마음은 변함없었다.

 

 ㅡㅡ아직 이런 곳에서 죽지 말라고.

 

 심술 맞게 미소 지으며 내 이마를 쿡 찌르는 그녀의 미소는, 내가 아는 라르크 그 자체였다ㅡㅡ

 

 

 

　　　＊　　　＊

 

 

 "......? .......??"

 눈을 뜬 내가 본 것은 어두운 천장이었다. 아무래도 침대에서 잠든 모양이다. 아아, 사후의 세계에도 침대가 있구나...... 라고 멍하니 생각하며 옆을 바라보자,

 

 "!?"

 침대에 상반신을 걸치며 엎드려있는ㅡㅡ자고 있는 미미노 씨가 그곳에 있던 것이었다.

 왜? 왜 미미노 씨가? 설마 죽어서ㅡㅡ

 

 "으윽!?"

 몸을 일으킨 나는, 알몸이며 이곳저곳이 아프다는 것을 느꼈다. 팔꿈치와 손등에도 약이 도포되어 있었다ㅡㅡ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상이었고, [삼라만상]에 의하면 다리의 뼈에 들어간 금도 나은 모양이다.

 

 "......음, 레이지, 군......?"

 

 부스스하게 몸을 일으킨 미미노 씨에게, 나는.

 

 "조, 좋은 아침이네요......?"
 "레이지 군!!"

 그러자 미미노 씨는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저ㅡㅡ아얏!?"
 "괘, 괜찮니? 아파? 아팠지?"

 "아, 아뇨, 깜짝 놀란 것일뿐이고 아픔은 그렇게까진.......그보다 여기, 혹시 여관인가요?"

 

 본 기억이 있는 장소였다. 3개가 늘어선 침대에는 현재 나만 누워있었지만.

 

 "맞아, 맞아......!"

 

 내가 제정신을 차렸다고 알아서 그런지, 서둘러 거리를 둔 미미노 씨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것이 떨어지기까지는 1초도 안 걸렸다.

 

 "맞아...... 살아났어......!"
 "......미미노, 씨."

 나는 다시 안기게 되었지만ㅡㅡ그 속도는 완만한 것이었다.

 

 "살아났어, 레이지 군. 레이지 군. 레이지 군! 하지만,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무서운 짓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부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