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27(1)
    2023년 01월 13일 23시 51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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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돌아간들 걸림돌이 될뿐.

     ......그것은 전부, 싸우지 않기 위한 변명이다.

     지금의 나라면 마력고갈의 위험은 있지만 한두 발은 마법을 쏠 수 있다. 몰래 저격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그걸로 조금이라도 용의 주의를 돌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리가, 도무지 그쪽으로 향하지 않는 것이다.

     

     (전생자여도, 별 10개의 스킬을 손에 넣어도, 타인의 천부를 학습할 수 있어도......)

     

     나는 터덜거리며 걸어갔다.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 걷고 있다.

     

     (......용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내가 떠올린 것은 광산에서의 일.

     검을 뽑은 공작과, 살해당하려는 내 사이에 끼어든ㅡㅡ나의 누나.

     라르크라면 어떻게 했을까.

     ㅡㅡ아~아, 못해먹겠네. 라고 말하며 도망쳤을까?

     ㅡㅡ웃기지 마, 조금은 반항해주지 않으면 기분이 안 풀린다고 말하며 잔꾀를 부렸을까?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라르크......"

     얼굴이 싸늘해졌다. 나는 어느샌가 울고 있었다. 정말 한심하다. 난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의 다리는 전투현장에서 멀어져 갔으니 이젠 어쩔 도리도 없다.

     두 번째 교차점은 커다란 곳이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모험가길드다.

     마지막, 분기점이다.

     여기를 꺾으면 나는 분명 두 번 다시 뒤를 돌아볼 수 없다.

     

     "빨리 도망쳐, 멈춰 서서 좋은 일은 하나도 없는걸ㅡㅡ동생 군."

     목소리를 들었다.

     놀라서 멈춰 선 나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것은 도망치고 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짐을 싸들고 달리는 사람, 부딪혀서 싸우는 사람, 중재를 위해 뛰는 병사ㅡㅡ

     있을 리가 없다.

     방금 들은 것은 단순한 환청이다.

     

     "......그렇겠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스스로 들었을뿐이야."

     모험가 파티 [은의 천칭]이 어째서 목숨을 걸면서까지 싸우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처음부터 오래 살아갈 생각은 없었다? [주워 준] 은혜를 갚기 위해?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오래 살아가게 하기 위해?

     아니면ㅡㅡ모험가로서의 의무라서?

     [의무]와 [사명] 이라고 하면 듣기에는 좋고, 감미로운 여운에 젖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사실은...... 이유가 없는 걸지도 모른다고 지금 와서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적이 있으니까, 위협이 있으니까, 모험가는 멋대로 몸이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분명 승산이 없어 보이는 싸움이라 해도, 그런, 명예만 고집할 듯한 [영구의 일성]까지도 도망치지 않고 싸운다는 것은, 어쩌면 어려운 일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까?

     

     "무작정 걸으면 안 돼. 할 거라면 달려야 해."

     나는 옷소매로 눈가를 닦았다.

     앞이 안 보여서 방해되는 눈물을 지우기 위해.

     최고로 한심한 나를 닦아버리기 위해서.

     

     "생각은 그만."

     그리고 나는, 몸을 돌렸다.

     

     "지금, 갑니다. 저도 [은의 천칭]의 멤버니까요."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기울여, 단번에 달려간다. [질주술]의 스킬이 자연스레 발동하여 내 몸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인파를 누비며 피해나가자 점점 인구밀도가 줄어들더니, 텅 비어버린 거리로 나왔다.

     나는, 지금 낼 수 있는 전속력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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