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4
    2023년 01월 06일 10시 42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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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아아, 안 되겠다. 이제 틀렸다.

     벌려진 입, 그곳에 있는 이빨이 그녀의 코를 건드리는 순간이었다.

     

     "우오오오오오오옷!!"

     

     검은 돌풍처럼 뛰어든 누군가가, 독사를 옆에서 쳐서 날려버렸다.

     

     "미미노~! 뭘 멍하니 있어!! 키드스네이크라고 저거!"
     "어? 어어어어어어어!?"
     "흡."

     앉아있던 거한이 일어나서는, 손에 든 단도를 던지자 그것은 멋지게 독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다행이다......

     

     "그리고 거기 너! 뭐 하는 놈이냐~?"

     "힉."

     그자는 짙은 회색 머리를 곤두세워서는 갈기처럼 뒤로 넘긴 남자다. 눈가는 치켜 올라갔고, 입가에 송곳니가 드러나 보인다. 키는 180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검은 가죽바지가 터질 정도로 두 다리의 근육이 발달해서, 온몸이 스프링 같은 남자다.

     

     "앗, 저, 저는......"

     

     적대감을 드러내는 남자가 다가온다. 

     

     "그만, 라이키라. 어린애라고."
     "어린애~? 잘 보라고, 이 꼬마의 옷, 이 녀석 아마도ㅡㅡ"
     "아마도 목숨의 은인이겠지!"

     앉아있던 거한이 감싸주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회색머리의 남자와 내 사이에 끼어든 것은 후드의 여성이었다.

     

     "내가 키드스네이크를 눈치채지 못해서 이 아이가 가르쳐준 거야! 그 이외에 뭐가 필요해!?"
     "어이어이 미미노~ 너도 알고 있잖아. 이 녀석 노예라고."

     "!"

     "그것도 도주노예라고."

     나는 그제야 문신이 있는 팔을 숨기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그래도, 상관없잖아요."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여성이 입을 열었다. 녹색 머리를 뒤로 묶고서, 수도복을 입고 있다. 나이는 나와 같은ㅡㅡ[전생의 나]라는 의미로, 16살 정도일까. 하지만 졸린 듯한 눈을 하고 있다.

     

     "노예는 계약마술에 의해 행동을 제한받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산속에 있다는 뜻은, 이미 마술이 풀렸다는 뜻. 소년의 신분으로 해방되었거나, 주인이 사망했던가 둘 중 하나일 거예요."

     "......주인이 죽은 틈을 타 도망쳤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경우는 노예매매의 계약은 남아있어. 노예는 여기 남겨둬선 안 돼. 알고 있겠지? 아앙?"
     "난 모르겠는데~"
     "................어이 방금 뭐라 씨부렸냐 미미노."
     "나, 그딴 거 모르고 알 바 아냐,"
     "어이~! 난 농담하는 게 아니라고! 성가신 일에 휘말리는ㅡ"
     "이 아이는! 자기 입장을 알면서도 날 구해주려고 했어! 그거면 충분하잖아!?"
     "윽......"

     강하게 말하자, 회색 머리의 수인은 주춤거렸다.

     

     "자, 무섭게 만든 모양이네 미안. 이름은 뭐라고 해?"

     나를 돌아보더니, 싱긋 미소 짓는 그 얼굴은 정말로 귀여웠다.

     그녀는 펑퍼짐한 짙은 녹색의 후드 딸린 로브를 입고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빨강과 하양, 노랑 같은 여러 색으로 물들인 실에 의한 자수도 새겨져 있다.

     팔에는 몇몇 팔찌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뭔가의 마법사로 보인다.

     

     "레이지, 예요."
     "레이지 군이구나, 좋은 이름이네! 나는 미미노, 이 파티에서는 드루이드로서 소속되어 있어. 저기 험상궂은 놈이 라이키라."
     "누가 험상궂다고!?"

     수인인 라이키라는, 이미 모닥불 옆에 앉아서 삐진 것처럼 자신의 무릎을 지지대 삼아 턱을 괴고 있다.

     노출된 피부의 절반은 털로 뒤덮여 있다. 인간족만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인간족만 일하는 광산에 있었던 나로서는 수인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 세계는 역시 판타지네......

     

     "......나는 단테스. 이쪽은 딸인 논이다."

     독사한테 단도를 던졌던 갑옷의 거한은, 다리를 절면서 돌아오더니 그렇게 말했다. 딸!? 언뜻 보면 30세 정도로만 보이는데, 나이를 꽤 먹은 걸까?

     나는 문득 그의 목덜미가 일부 회색인 것을 눈치챘다. 그것은 [석화].......라는 모양이다. [삼라만상] 선생이 묻지도 않았는데 가르쳐줬다.

     

     "......내 몸은 메두사의 저주로 석화가 진행되어서 말이지, 딸이 치료를 위해 따라와 준 거다."
     "아버님의 치료를 위해 광천기사왕국의 왕도를 향하고 있어요. 회복마법에 대단히 뛰어난 성자님이 계시다고 해서요."

     "그, 런가요......"

     나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세계에는 석화의 저주라는 것이 있구나.....

     

     "자, 레이지 군, 이쪽으로 와! 마침 고기도 다 구워진 참이니까!"

     나는 미미노에게 손을 이끌려 불이 있는 곳까지 끌려갔다. 그녀의 손은 정말 작았다.

     따스해......

     땅바닥에 앉자, 나는 바로 피로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자, 먹을래?"

      

     미미노는 내게 꼬치구이를 내밀었다. 무슨 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표면은 향신료로 범벅이다.

     지방은 적지만 그런 것은 관계없었다. 모락모락 일어나는 수증기와 고기의 냄새를 맡은 나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고기를 베어 물었다.

     

     "ㅡㅡㅡㅡ"

     눈앞에 불꽃이 튀었다. 향신료의 자극이 화악 퍼져나가더니, 그 후에 내 혀가 느끼는 고기의 맛. 뜨거움에 혀가 데일 거라 생각했지만, 나는 육즙 한 방울조차 놓치고 싶지 않아 입을 열 수 없었다.

     

     "......레이지 군."

     걱정하는 목소리에 나는 제정신을 찾았다. 미미노의 손을 계속 잡고 있던 것이었다.

     

     "아, 죄, 죄송합니다...... 저, 이런 칠칠맞은 모습을......"
     "아니. 괜찮아 괜찮아. 어린이는 많~이 먹어야지."

     미미노는 내 손에 꼬치구이를 쥐어주고서, 양손을 뻗어 내 머리를 감싸 안았다.

     

     "엥......?"
     "괴로운 일도 지금은 잊고, 먹도록 하렴. 응?"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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