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3
    2023년 01월 05일 10시 08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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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과일을 맺는 과일은 군데군데에 있었다. 마침 지금이 열매가 열리는 시기인 모양인지, 이미 절반이 먹힌 열매도 몇몇 보였다.

     내 소유물은, 광산에서 천부주옥을 발굴할 때 필요한 것들뿐이다. 텅 빈 배낭, 허리춤의 도구주머니에는 끌과 적당한 사이즈의 돌(해머 대신으로 찾아둔 것)뿐. 그리고 힌가 노인한테서 받은 빛나는 마석.

     옷은 물들이지도 않은 조잡한 것이며, 신발만은 튼튼한 가죽이고 밑창은 목제다. 나도 이 신발에 익숙해져서 당장 쓸리지는 않겠지만, 장시간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질척한 곳을 걸으면 정말 잘 젖는다.

     

     "음, 이 잎은......"

     

     쑥과 비슷하게 생긴 잎을 발견했지만, [삼라만상] 선생께서 이르시기를 '가벼운 독성'이라고 한다. 다만 문신을 가리는데 쓸만해 보여서 나는 그 식물을 뜯어서 손목에 감았다.

     녹색의 즙과 함께 청량감이 있는 향내음이 올라온다.

     

     "......음......사라져, 졌어......?"

     

     왠지 모르게 문신이 흐릿해진 느낌인데......? 뭐, 손목에 감는 것 정도로는 무해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말고 이렇게 가자. 냄새도 나쁘지 않고.

     나는 유사 쑥을 몇 개 더 뽑아서, 허리끈에 끼워넣고서 걸어갔다.

     

     그날은 결국, 다음 마을에는 도착하지 못했다.

     

     숲과 초원의 경계 부근의 나무 위에 올라간 나는 밤을 맞이했다.

     그후로 도토리 비슷한 것도 손에 넣은 나는, 그것들을 깨물면서 달을 바라보았다.

     일본에 있을 때, 지방도시라고는 하지만 자택 주변에는 논밭만 있는 곳에서 자랐다. 그런 장소에서 보는 별하늘은 분명 도쿄보다 훨씬 아름다웠으리라.

     하지만ㅡㅡ어떨까, 이 장소는.

     

     "대단해......"

     

     은하수 같은 별의 흐름이 몇 줄기나 있었다. 밤하늘에 상처가 들어간 듯한 초승달은 지구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약간 밝은 초원에는, 바람이 불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개의 하울링도 벌레소리도 없는 조용한 밤이었다.

     

     "......음?"

     

     초원 저편, 산맥의 능선이 검은 그림자가 되어 약간이나마 보인다.

     그곳에는 새와 같은 실루엣이 보였다.

     아니. 아니아니. 잠깐만. 이 거리라고? 왜 새가 보이지?

     그 실루엣은 하늘을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

     

     카아ㅡㅡ

     

     내 주위까지 비치는 듯한 하얀 빛구슬을 토해냈다. 그 공은 별똥별처럼 몇 개로 나뉘어, 포물선을 그리면서 지상에 내리 꽂혔다.

     

     ㅡㅡ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뒤늦게, 내가 있는 곳까지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폭발음인가.

     

     "뭐, 뭐, 뭐......뭐야, 저거......!?"

     더욱 늦게 땅울림이 일어나 내가 있는 나무가 흔들린다.

     나는 그때 되어서야 깨달았다. 오늘밤, 들개와 동물의 기척이 없었던, 벌레조차 조용했던 이유를.

     저 거대한 생물이 나타난 뒤다.

     나보다도 야성에 민감한 동물들은 한참 전에 몸을 숨긴 것이다.

     검은 실루엣을 보고도 [삼라만상]은 침묵하고 있다ㅡㅡ실루엣만으로는 판별할 수 없어서 그런가? 빛에 대해서는 [닿지 않았기 때문에 무해] 라는 정보가 희미하게 전해 졌을뿐이다.

     실루엣은 산의 능선에 녹아드는 것처럼 사라졌다.

     나는 저쪽이, 우리가 있던 광산이 있는 방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삼라만상] 선생의 대답은 [YES] 였다.

     

     

     

     다음 마을이 보였다.

     익숙지 않은 노숙 때문에 피로도 남아있고, 수면부족으로 지쳐버린 나는 크게 기뻐하ㅡㅡ려고 했다.

     하지만 큰길과 이어진 문의 주위에는 위병들이 술렁이고 있는 것이었다.

     

     ㅡㅡ노예가?

     ㅡㅡ광산은......

     

     그런 말이 바람을 타고 들려오길래, 나는 몰래 그들한테서 멀어졌다.

     여기는......피해야겠네.

     계속 신중히 행동해왔는데 일부러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하나도 없다. 힘들지만. 졸리지만. 쓸쓸하지만!

     그래도 서바이벌 생활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다음 마을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이변을 눈치챈 것은, 냄새였다.

     

     "음? 요리......?"

     향신료가 익는 듯한 냄새가 코를 찌른 것이다. 처음에는 내 희망이 보여준 환각이 아닌가 싶었지만, [삼라만상]으로 확인해보니 내 코는 올발랐다.

     지금 나한테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숲 속의 약간 트인 장소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3인조가 있다. 하나는 거한. 하나는 승려 같은 여성. 또 하나는 후드를 쓴 작은 사람이다.

     시각은 저녁 무렵인데, 그들은 모닥불로 꼬치구이를 하고 있다.

     

     "떨어지자......"

     모닥불의 모험가들에게서 등을 돌리는ㅡㅡ그때였다.

     

     "!"

     

     후드를 쓴 작은 모험가의 위에 나뭇가지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곳에, 나뭇가지에 동화된 것처럼 움직이는 뱀이 있었다.

     독성. 매우 강함. 팔을 물면 팔을 절단할 수밖에 없고, 몸통의 경우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ㅡㅡ [삼라만상]에서 정보가 흘러든다. 도망쳐야 한다. 도망쳐야 한다.

     깜짝 놀라 다시 한번 본, 그 뱀은 작은 모험가의 위에서 혀를 날름거리고 있다. 설마 내려와서 저 사람을......?

     

     "위......!"

     나는 그 순간, 자신의 입장이나 위험성을 전부 잊고 소리 내었다. 그들을 향해 달려간다. 반응했는지 거한이 돌아보고, 바로 여에 둔 단도를 빼들었다. 모닥불의 빛이, 도신에 비쳐 번쩍 빛난다.

     

     "위! 위예요!"

     "ㅡㅡ기다려 단테스. 저 아이 뭔가 말하고 있어."
     "하지만......"
     "위이이이이이 배애애애애애애앰!!"

     "배, 뱀?"

     

     작은 모험가가 위를 보니, 마침 독사가 떨어지는 도중이었다. 그것이 나에게는 슬로 모션처럼 보였다. 나는, 닿지 못한다. 단도를 든 거한은 내쪽에만 신경 쓰고 독사를 보지 못했다. 또 한 명은 오들거리고만 있을뿐. 그리고 자그마한 모험가는ㅡㅡ위를 향한 기세로 후드가 벗겨졌다. 그곳에 나타난 것은 조청빛의 긴 머리카락이다. 그것을 복잡하게 묶고서, 군데군데 컬러풀한 비즈 같은 것ㅡㅡ분명 광석이다ㅡㅡ을 달아놓았다. 샤먼 같은 차림의 여성이었다.

     넓은 이마 아래, 크고 투명한 푸른 눈이 뱀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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