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 57화 잘 아시겠습니까
    2023년 01월 04일 00시 24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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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괜찮은가요?"

     "으음?"

     그것은, 어느 아침의 일이었다. 일단 국외추방된 내가 왕국 내를 돌아다니면 큰일 나기 때문에, 제국에 있는 은신처와 교장실의 비밀의 방(화장실과 욕조가 없어서 생활하기에 불편한 것이다)을 오가는 생활을 보내기를 며칠.

     

     교장과 오크우드 박사 덕택에 연구는 상당히 진척되어서, 내일에는 실제로 시험해보자! 라는 이유로 해산하게 된 나는, 일단 맛난 식사라도 해서 기운을 차리자며 제국의 마을을 걷고 있었는데.

     

     왠지, 은신처인 뒷골목 바로 근처의 쓰레기장에 어떤 남자가 쓰러져있었던 것이다. 수인종이라 나이를 알기 어렵지만, 연령은 30대 전반 정도일까. 날개가 돋아난 사자의 형태를 한, 이 세상에서 드문 종족인 그리폰 수인. 쓰레기장의 산더미를 침대 삼아 드러누워 있다.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있으며, 날개도 독수리보다는 까마귀처럼 윤기있는 색상이다. 어렴풋이 열린 눈동자는 피처럼 붉었고, 왠지 어딘가 애교가 있는 이목구비를 하고 있다.

     

     "오오! 벌써 아침인가! 그래서 지금 몇시?"

     "지금 대낮인데요. 대략 3시 반 정도는 될까요?"

     "뭐? 3시 반? 그거 큰일인데!! 정말 큰일이야! 하지만 아직 늦진 않겠어!"

     우와, 술냄새! 쓰러졌다기보다는 취해서 잠들었다는 편이 적당한 듯한 그리폰 수인은, 머리를 긁으면서 일어났다.

     

     "애송이! 잘도 날 깨워주었다! 덕분에 지각하지 않을 것 같다! 약속하나마, 포상을 주도록 하마!"

     "예."

     싱긋 웃더니, 남자는 자기 날개에서 깃털을 하나 뽑았다.

     

     "내 깃털이다! 비싸게 팔릴 거라고!"

     확실히 그리폰 같은 희귀한 마물의 소재는 고가로 거래되지만, 그리폰 수인의 깃털은 과연 어떨지.

     

     "음? 그 얼굴, 의심하고 있구만? 그대, 제국민이 아닌가?"

     

     "죄송합니다. 요즘 이사 온 참이라서, 제국의 상식은 잘."

     그다지 잘 안 맞는 대화를 하고 있자, 느긋하게 웃던 그리폰 남자의 얼굴이 더욱 날카로운 것으로 바뀌었다.

     

     "목숨이 아까우면 움직이지 말라고 애송이!"

     

     슝! 하고 뭔가가 날아오는 기척이 들어서, 마법장벽으로 튕겨냈다. 주문각인에 의한 탐지마법과, 그에 호응해서 전개되는 공성방벽. 적의 공격에 반응하여 내 목숨을 자동으로 지켜주는 뛰어난 것이다.

     

     왜 로리에나 올리브가 죽이려 들 때는 발동하지 않았냐고? 그야 둘한테는 반응하지 않도록 설정해둔 탓에, 이 세계의 두 사람한테도 반응하지 않았지.

     

     "응?"

     "끄아악!?"

     그것은, 10자루에 가까운 투척 나이프였다. 아마 독이라도 발라놓은 것일까. 수상한 액체가 칼날에 묻어있는 그것이, 방벽에 프로그램된 주문각인에 의해 던진 상대에게 3배의 속도로 돌아갔다.

     

     그 결과, 자기가 던진 독 나이프에 당한 습격자들이 죄다 쓰러졌다. 대략 5명 정도일가.

     

     "세상에! 애송이! 그대 재미난 마법을 쓰는군! 뭐 하는 놈이냐?"

     "당신 쪽이야말로 뭐하는 자인지 묻고 싶은데요?? 뭔가 또 온다구요!"

     다섯 명이 죽은 것과 거의 동시에, 이번에는 산탄총이 네 방향에서 우리를 덮쳐든다. 전부 마법장벽으로 튕겨낸 탓에, 기분은 비 오는 날 비닐우산으로 올려다보는 굵은 빗줄기 같다. 갑자기 튕겨 난 총알이 난반사하여, 쓰레기봉투가 가득 쌓인 쓰레기장이 심한 몰골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기가 쏜 산탄이 3배속으로 돌아와 저민 고기가 되어버린 살점이 피분수를 일으킨다. 우와 그로테스크! 공포 영화의 고어 씬도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주위가 전부 새빨갛네! HAHAHA!!

     

     "호오! 호오호오! 꽤 하지 않는가 애송이! 그대 같은 마술사가 이런 곳에 파묻혀있을 줄이야! 정말 아까운 일이로다!"

     "우왓!?"

     퐁, 하고 방금 받았던 그리폰 남자의 깃털이, 내 손 안에서 터져서 연기가 된다. 솜사탕 같은 달달한 냄새가 내 몸에 퍼지더니, 바로 사라졌다. 뭐였지 지금 것은.

     

     "흠흠, 좋아! 결과적이지만 내 목숨을 구하고 처음 보는 마법을 쓰는 너! 정말 흥미롭다! 정했다 애송이! 아니, 이름은 뭐라고 하지?"
     

     "호크입니다. 호크 피카타."

     응, 가명이야 미안해. 이상한 남자한테는 이름을 가르쳐주면 안 된다고 전생에 배웠으니까.

     

     "그럼 호크여! 그대, 내 신하가 되거라!"

     

     "벼, 변태다~!?"

     즉시 도망치려고 하는 내 목덜미를 잡으려고 한다.. 매의 날개인만큼 시끄럽네! 그보다 크다고 이 녀석! 용인 변형이 되어도 3미터 정도나 되는 스승 정도는 아니지만, 2.5미터 정도는 되는 키. 덕분에 18세가 되어도 땅딸막한 뚱보인 나는 마치 어린애 취급이다.

     

     "놓칠 수는 없다고 애송이! 나는 집념이 강한 편이라서 말이야! 한번 눈독을 들인 것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손에 넣지 않으면 분이 안 풀려! 뭐, 그리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봉급도 주마! 휴가도 듬뿍 주마! 마침 왕국과의 전쟁도 가까우니, 전공을 세운다면 지위도 명예도 생각대로 주마!"

     "전부 됐어요~!! 어? 전쟁?"

     

     전이마법을 발동해서 도주하려고 하다가, 무시할 수 없는 말에 잠시 움직임이 멈췄다. 하지만 마법은 이미 발동해 버려서, 나는 교장실 안쪽의 비밀의 방으로 전이되었다.

     

     "하아, 하아...."

     뭐였지 그 녀석. 만일 정말로 왕국과 제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적어도 원래 세계선에서도 내가 18세가 되는 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일단, 그 두 사람에게 전해둘까. 국왕과도 아는 모양인 교장이라면 분명 어떻게든 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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