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프롤로그 4(1)
    2023년 01월 02일 20시 26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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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가 끝나자, 나와 라르크는 1인분의 식사를 들고 벽면 주거지의 계단을 올라갔다.

     그 최상층에 있는 허름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힌가 노인이었다.

     

     "할아버지, 식사 가져왔어~"
     "라르크, 노크 정도는 하라고 매번 말했잖아."
     "괜찮아. 할아버지한테 예의차려서 어쩌려고."

     힌가 노인한테 식사를 가져다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노인은 이 낡은 집에 살면서, 광부들이 다툴 때 중재하는 촌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이 사람은 매일의 할당량이 면제되어 있지만.

     짚으로 된 침상을 놓으면 가득 찰만한 벽면 주거지에서, 손님용 의자가 놓여있는 곳은 이곳뿐일 것이다. 의자에 앉은 노인은 내가 내민 나무그릇과 쇠숟가락을 양손으로 정중히 받아들었다.

     

     "잘도 왔구먼."
     "우리가 안 오면 할아버지가 굶어죽으니까."
     "자,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라르크의 농담이 힌가 노인네한테 닿는 일은 없다. 라르크는 날 보며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식사를 하면서 쉰 목소리로 힌가 노인이 말하는 것은, 이 세계의 지식이다.

     우리들은 잠들기 전의 이 시간을 써서 노인한테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다ㅡㅡ라르크는 대개 잠들고 말지만.

     

     "라르크, 너는 별 6개의 천부주옥을 찾았다고 했다지?"
     "맞아! 그걸 묻고 싶었어! 할아버지, [영왕마검술]이라는 스킬 알아? 무슨 효과야?"
     "몰러."
     "몰러가 아니라구! 아~ 쓸모없네~"
     "라르크!"

     너무 심한 말이라 생각한 나는 라르크를 나무랐지만, 라르크는 나를 신경쓰지 않고 "아~아" 라며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으며, 힌가 노인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기색으로 먼저 고기를 먹고 있다. 이 노인네는 아직 쌩쌩해보여.

     

     "사람한테는 평등하게 여덟 칸의 천무 홀더가 있느니라. [완력강화★]같은 1칸이라면 몰라도, 레어한 스킬은 4칸이나 5칸, 혹은 8칸 전부를 써버리는 게야. 천무는 신중하게 골라야할 게다."

     "알고 있어 할아버지. 나는 [완력강화★]과 [스태미너 강화★]의 두 가지를 갖고 있으니까. 앞으로 6개 남았다는 거지?"

     

     라르크는 또다시 "아~아" 라며 실망하고 있다. 앞으로 6칸. 그녀가 찾아낸 별 6개라면 딱 들어맞는다.

     

     "이 천부주옥은 발굴되면 나라가 전부 사들이지. 그리고 그걸 백성에게 파는 게야."
     "얼마나 비싼데요?"

     내가 묻자, 헝클어질 백발 저편에서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호박색 눈동자다.

     

     "별 하나는 은화 1닢. 마을의 식당에서 밥을 3번 먹을 수 있을 정도. 별 두개는 은화 100닢."

     "100닢!?"

     

     매일 별 1개를 10번 발굴한다 해도 식사를 30번 먹을 수 있다는 뜻이잖아...... 대체 이 광산은 어느 정도의 이익이 생겨나는 걸까? 그걸 생각하면 우리도 그럭저럭 번다는 뜻이잖아.

     

     "......참고로, 별 6개는?"
     "가치를 매길 수 없지."
     "............."

     내가 라르크를 바라보자, '그것 보라구?' 라는 느낌으로 라르크도 날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나라의 보물고에 들어가겠지. 국난이 일어났을 때, 나라 제일의 검사가 쓰게 되지 않겠나."
     "아~아.......모처럼 내가 찾은 천부주옥도, 보물고에서 썩히는 거냐구......"
     "천부주옥은 안 썩잖아?"
     "예를 들어서 그렇단 말이야 바보 동생아."

     

     욱한 라르크의 독설이 내게로 향했다. 이것은 당분간 가만 냅두는 게 좋아보인다.

     

     "저기, 힌가 노인. 하지만 평범한 사람은 스킬칸 8개를 전부 쓰는 거지?"
     "그럼. 나무꾼은 [도끼술★★]을, 마법사는 [불마법★★]을, 노예상인은 [종속권능★★★]을. 별 하나로 8개를 메꾸는 사람은 거의 없제."

     "그럼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스킬칸이 6개나 비어있는 사람이 있는 걸까요."
     "세상에는 수가 적긴 해도 [오브 탈착★★★★] 이라는 스킬이 있지."

     천부를 떼어낼 수 있다는 정보는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천부가 지닌 가능성은 끝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들 노예는 계약마술에 묶여 천부주옥을 쓸 수 없는 거였죠?"
     "당연하지. [검성술]과 [팔도마법] 같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희귀한 천부주옥은 막대한 금액으로 거래되네 말이여. 주운 노예가 쓰게 놔두면 안 되지."
     "스킬이 있으면 어떤 미래도 열린다...... 하지만 우리한테는 스킬을 손에 넣는 미래도 없다라....."

     "노예로서 여기 있는 이상, 미래를 원하는 건 주제넘는 짓인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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