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14 병문안&타피오카&참회(3)
    2022년 12월 31일 22시 54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조사하러 가는 로이를 배웅한 뒤, 나와 지크프리트 씨는 둘이서 병원을 나와 길을 걷고 있다.

     

     "음. 이것은......"
     "어머. 노점인가요...... 타피오카? 엥!? 이거 타피오카잖아요!?"
     "갑자기 흥분해서는, 왜 그러지."

     간판에는 동방 명물의 그레센드 티라고 되어있다. 시끄럽다고. 뭐든 동방이다 서방이라고 붙이면 된다고 생각하지 마. 이것은 누가 어떻게 보아도 타피오카 밀크티(버블티)를 파는 노점이잖아.

     

     "이건 못 참죠.......! 여기요! 타피모카 밀크티 둘! 한쪽은 시럽과 타피오카 듬뿍!"
     "손님, 타피오카라니 그게 뭐요?"

     모른체 하기는!

     

     "아...... 이 그레센드 티를 둘, 한쪽은 설탕과 설탕볼을 많이 부탁한다는 뜻입니다."
     "예이!"

     지크프리트 씨가 통역해주었다.

     땡큐.

     바로 내어준 밀크티를 받아 든다. 지갑을 꺼내려고 했지만, 그때에는 이미 지크프리트 씨가 지폐를 점원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너는 학생, 나는 사회인이다. 참지 못하겠다면 대금을 받아주기는 하마."
     "......감사해요."

     큭......응대도 완벽하냐고......

     그대로 둘이서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타피오카를 쭈우웁 빨아들인다.

     지크프리트 씨는 흠칫거리면서 빨대를 통해 액체를 빨고 있다.

     

     "어떤가요?" 

     "달달한데...... 하지만, 맛있군. 마셔본 일이 있었던 건가?"
     "네. 한때 집에서 만들려고 애쓴 적이 있답니다."
     "너의 그, 프런티어 스피리츠에는 못 당하겠군."

     타피오카를 만드는 것 자체는 의외로 간단하니까.

     

     "하지만, 기운이 나서 다행이다."
     "......그렇네요."

     하인차라투스 왕국에서의 전말.

     이 기사가 모를 리가 없다. 유트의 친구니까.

     

     "하지만 동시에, 약간 이상하기도 했다. 네가 그 정도까지 풀 죽어할 줄은."
     "......그건 어딘가에 고리타분할 정도의 자만심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그, 럴지도."

     

     당분간 말없이 타피오카를 빨아들인다.

     둥근 흑진주를 빠는 소리가 계속 울린다.

     

     "네가 그런 싸움을 하고 있을 때, 곁에 있을 수 없었던 것이 분하다."

     기사의 음성은 진심 어린 후회에 젖어있었다.

     그것은, 무리한 이야기다.

     상상에 불과하지만, 마이논 씨의 말로는 상위존재를 정벌하기 위해 파견된 부대의 전투방식까지도 두려움의 하나가 되어 웜 섀도우를 강화시킬 거라고 한다.

     아마 지크프리트 씨도 그 부류다. 그래서 안 불렀다. 대신, 웜 섀도우를 혼자서 격파할 수 있는 나를 불렀다. 로이는 제멋대로 따라왔기 때문에, 기대하던 사람은 나와 유트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 단계의 5체라면 솔직히 순서대로 싸웠다면 나와 유트의 금주로 압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력분석은 완벽했다. 왜냐면 한번 봤었으니까.

     

     "......괜찮아요. 그 결과는...... 저 개인이 참지 못하고 있을뿐이고......그녀는......"
     "......내게 말하게 되면, 아무래도 본질적인 부분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군."
     "......웃."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말하지 못할 일이 있다. 아니 반대인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고 만다. 아마 지금의 나는, 그 부분을 말로 꺼내야만 하는 것이다.

     

     "좋은 장소를 알고 있다. 가자."
     "......?"

     지크프리트 씨는 쭈우웁 하고 밀크티를 단번에 마셨다.

     컵의 절반까지 타피오카만 가득 쌓여있다. 이거 웃어도 되는 부분?

     

     "얼굴을 보지 않고 마음속 심정을 토로한다. 네게 가장 필요한 장소를, 나는 알고 있지."

     아니 그, 타피오카 그거 먹을 수 있는데요. 전부 남길 거예요? 네?

     

     

     

     

     

     

     

     

     

     

     그렇게 안내받은 곳.

     지크프리트 씨는 건물 앞까지 따라온 뒤, 잠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하며 어디론가 떠났다.

     정말로 이거부터 저거까지...... 뭐라고나 할까. 믿음직한 오빠다.

     

     하지만 타피오카를 남기고 음료만 마신 컵을 한 손에 들고 있어서 그거 진짜 웃음을 참는데 필사적이었다. 그걸 지적하자 그는 진지한 표정이 되어서는 [어떻게?] 라고 물었다. 내가 먹는 거 못 본 거냐고.

     

     "그럼, 실례합니다~"

     

     작은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하면서, 건물 안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천장이 매우 높은데, 그곳에는 신화의 한 장면을 그린 장대한 회화가 펼쳐져 있다.

     그렇다, 이곳은 왕도에 위치한 교회의 총본산.

     유이 양이 차기성녀로서 일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대성당이다.

     

     "아니, 피스라운드 님."

     신부복을 입은 통통한 아저씨가 부드럽게 말을 걸어왔다.

     응, 가짜 미소이기는 하지만 우호적인 인상이다. 수상쩍어하지는 않지만, 예의를 잊지 않도록 미소를 지을뿐이구나.

     

     "타가하라 님께 볼일이신지요? 연락하겠으니 잠시 이쪽에서 기다려주시죠."
     "뭔가 마실 것을 갖고 올까요. 서방에서 좋은 잎이 왔지 뭡니까."

     통통한 신부와 뭔가 대화하고 있던 다른 신부도 환영해주고 있다.

     차기성녀의 친구이며, 현재진행 중으로 교회의 개혁에 관여하고 있어서 그런지, 깜짝 놀랄 정도로 상냥하게 대해주고 있네.

     

     "아아, 아뇨, 상관 않으셔도. 유이......타가하라 양한테도 연락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음? 그렇다면 다른 볼일이? .......좋습니다. 방음실을 비워두지요. 이단입니까? 또는 뭔가 수상쩍은 돈의 움직임이라도? 걱정마시길. 타가하라 님 직할의 은밀퇴마부의 부부장이 바로 접니다. 어떠한 부정도 근절시켜 드리죠."
     "그게 아니라! 아아 정말 어느샌가 음모 같은 것만 말하잖아요 여러분!"

     이 통통한 아저씨 무섭다고!

     그보다 나 이외의 사람들, 너무 어려운 이야기만 해.

     헛기침을 하고서, 나는 신부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참회실은 어디인가요."
     "예?"

     믿기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다.

     왠지 주변 사람들도 움직임을 멈춰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아있다.

     뭐야? 이쪽이 귀족이라고는 해도, 교회에 대해서는 일반인이라고. 그런 녀석이 온다면 참회나 예배밖에 없잖아.

     

     

    〇고행무리  네 기도는 난수조절 같아서 엄청나게 싫어

    〇화성  우리들한테 얕보는 태도를 취해놓고서 예배는 무리지

     

     

     채팅란은 정말 싸늘했다.

     일단 말해두는데, 기도란 너희한테 보내는 게 아니라고.

     

     "......실례, 피스라운드 님. 나이 탓인가 봅니다. 귀가 어두워져서 그만."
     "아뇨 아마 들은 내용이 맞사와요. 참회실이랍니다. 참회하러 온 것인데요......"

     다시금 고하자, 그는 몇 번인가 손짓을 하더니,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짓이라기보다 시선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가 도와달라고 한 사람은 또 다른 사람한테 이거 실화? 라며 눈으로 묻고, 또 다음 사람으로 당혹감이 전염된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모두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이해한 순간.

     

     

    『『『큰일이다~!』』』

     

     

     "성녀님을 불러!"
     "가짜 아냐!? 피스라운드 님이 참회할 리가 없어!"
     "아니 달라! 이것은 악마의 짓이다......!"

     진짜로 대악마 강림시켜줄까 너희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