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부 33화 미래를 살아가는 자와 과거에 놓여진 자들(1)2022년 12월 26일 01시 52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날은 철야를 한 다음의 아침이었다. 제대로 집에도 못 돌아가고 대학의 연구동에 처박혀서 학자들과 함께 무속성에 한하지 않는 마법의 연구를 즐기고 있던 때의 일. 전혀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나를 기다리다 지친 아버지가 걱정하여, 억지로라도 데려오도록 호위 트리오한테 명령한 모양이다.
"아~ 크레슨 오랜만."
"오랜만이 아니라고 이 바보가!"
골드 저택에 강제로 귀가시키기 위한 마차에 어쩔 수 없이 타려고 아침의 강한 햇살을 받고 있던 나는, 수면부족과 영양부족으로 인한 현기증이 일어나 그대로 쓰러질뻔했던 것이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골드 저택의 내 방..... 이 아닌, 왕립병원의 침대 위에 있었다.
음~ 대체 왜 여기 있는 걸까, 하며 머리가 어지러운 상태로 침대에서 내려오려던 나는, 침대가에 있는 작은 의자가 부서지지는 않나 불안할 정도로 두터운 거체에서 언짢은 아우라를 내면서 앉아있는 크레슨과 오래간만에 대화를 나눈 것이다.
"바보라니 너무한데~"
"시끄러! 네놈은 바보로 충분하다고 이 바보!"
"그보다, 아버지한테 연락하지 않았지? 제발, 하지 않았다고 말해줘. 연구에 몰두한 탓에 쓰러진 걸 들켜버리면 그 아버지라면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할지도."
"칫! 안 했다고! 니가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햇 올리브 녀석이 니 아버지와 학교에 연락하지 않도록 신경 써줬으니까! 쓰러진 네놈을 위해 음식까지 사러 가줬다고! 감사하기나 해!"
"둘다 고마워. 나 따위를 위해 일부러 그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은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 아버지한테 얼굴을 보이고 나면 다시 바로 대학에 돌아갈 테니까. 그럼 나 따윈 내버려 두고 다시 바로 자유롭게 지내게 될"
이라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침대에서 내려오려던 내가 중심을 잃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려는 것을, 즉시 크레슨이 안아줬다.
"어이 주인. 우리들, 니한테 뭔가 했냐?"
"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오히려 간호받고 있잖아."
"그게 아니라고! 너, 진짜 모르는 거냐!?"
"뭐를?"
"이, 바보 녀석이이!!"
제 컨디션이 아닌 머리에 그의 호통소리가 왱왱 울려서, 눈이 돌아갈 것처럼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럼에도 그의 화내는 얼굴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몰라서, 성가시니 어둠속성마법을 외워 빨리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다가, 실패했다.
깡!! 하고 머리에 꿀밤을 먹은 것이다. 아프다. 누군가한테 얻어맞다니, 몇 년만일까. 전생에서 유치원 정도였을 무렵 어머니한테 머리를 얻어맞은 이후인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때린 쪽의 그가 침통한 표정인가 하는 점이다.
노예의 목쇄를 차고 있는 그는 주인인 내게 폭력을 휘두를 수 없다고? 그런 목쇄야 한참 전에 벗겼지. 5년이나 함께 살아왔다고? 그런 목쇄는 필요 없을 정도로 친해졌기 때문에, 왕립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벗겨주었어.
그는 이제 자유의 몸이다. 어디론가 마음대로 가도 되고 원한다면 지금의 생활을 계속해도 된다고 말했기 때문에, 노예가 아닌 어엿한 호위로 고용되어 다른 둘과 같은 급료도 주고 있다. 아버지가 주는 거지만.
"이젠 못 참아! 그 둘과 다르게, 나는 참을성이 없다고!"
"아니,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뭐가 뭔지 잘. 내가 뭔가 했어?"
"아무것도 안 했잖아! 갑자기 아무것도 안 하게 되었다고! 트럼프도, 체스도, 장기도, 오셀로도, 승마도, 쇼핑도, 외식도!! 함께 식사하는 일도 목욕하는 일도 안 하게 되었고, 우리 꼬리도 만지지 않게 되었다!! 아무것도 말 안 해!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그만큼이나 친근하게 대했던 주제에 말이지, 갑자기 우릴 거들떠도 안 보게 된 것은 대체 무슨 일이냐고!"
한 손으로 밀어 내 몸을 침대에 눕히면서 날 노려보는 크레슨. 아무래도 진짜 화난 모양이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아아,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이 반 군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열받아서, 이 녀석들의 이름을 필요 없는 것 리스트에 써놓고는 언제 사라져도 되도록 사이좋게 되는 걸 그만뒀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걸까. 그들은 지금까지 내 응석에 어울려서 속박되고 말았던 시간을 자유시간으로서 해방시켜준 거니까, 기쁠 것이다. 그냥도 널널했던 근무시간이 더욱 줄어들었으니까. 나였다면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상사한테 어울릴 시간이 줄어서 럭키! 정도로만 생각할 텐데. 그가 그것에 불만을 품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어이, 우리들은 네놈한테 뭘 해버린 거냐? 너, 요즘 들어 전혀 웃지 않게 되었잖아!! 조금도 즐거워하지 않는다고!! 어른이 되었다는 것과도 달라!! 너 말이야!! 우리의 뭐가 불만이었는데!!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왔잖아!! 그런데 갑자기 손바닥 뒤집은 것모냥 싸늘해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이 있다면 그렇다고 말해!!"
하지만, 나와 함께 있는 것보다 반 군가 함께 있는 편이 즐겁게 보였으니까. 엑스트라인 나 따위보다, 역시 모두 주인공 쪽을 좋아하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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