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부 27화 악랄한 새끼 돼지와 성직자님의 멋진 휴일
    2022년 12월 24일 16시 50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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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모~ 근처까지 왔으니 인사하러 왔습니다 망할 할배."

     "돌아가 새꺄. 네놈의 돼지 면상은 보기만 해도 밥맛 떨어져."

     "오? 청빈을 모토로 하는 여신교의 사도님이나 되시는 분이 스테이크로 런치입니까? 그럼 안 되죠~ 교회 여러분은 간소한 수프나 스튜나 빵과 소량의 야채만 먹는 청빈 런치를 드시고 계신데, 그 수장인 당신이 이런 꼬라지라니."

     "시끄러, 이쪽은 늙은 몸이다. 그딴 걸 먹을 수 있겠냐고. 그래서 무슨 일인데?"

     "아뇨, 딱히 볼일은 없지만, 정말로 그냥 근처까지 왔으니 얼굴이나 볼까 해서요. 모처럼이니 당신을 한번 괴롭히고 돌아갈까 싶어서."

     "뒤져라!"

     여신교 브랜스턴 왕국 지부장. 그 실상은 파계승의 면모를 드러낸 악덕신부, 가메츠 고츠크한테는 최근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꼬마가 생겼다. 그 녀석의 이름은, 호크 골드. 국내 굴지의 대상회 골드 상회의 회장의 아들이며, 가메츠한테 돈과 불쾌감을 전해주는 성가신 새끼 돼지다.

     

     "뭐, 악당끼리 사이좋게 지내자구요. 돈만 믿다가는 여차할 때 돈에 배신당해 울게 될지도 모른다구요?"

     

     "누가 네놈 따위한테! 사이좋게 지낸다 해도 니 이외의 상대를 고르겠다. 그래서, 무슨 볼일인데?"

     

     "그러니, 정말로 그냥 반 군의 모습을 보러 마을 근처까지 왔길래 덤으로 들렀을뿐이라구요. 이번에는 제가 살 테니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마시구요."

     상대의 허가도 받지 않았는데, 멋대로 원형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더니 주점의 웨이트리스한테 가메츠가 먹는 것과 같은 스테이크와 베이크 포테이토와 밥공기 곱빼기, 라임 주스까지 주문하는 뻔뻔함이란. 부모의 얼굴을 보고 싶다. 사주지 않았다면 걷어차버려서라도 퇴석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그러는 것 치고는 어두운 낯짝 하고는, 또 그 꼬마가 뭔가 해버린 거냐? 어?"

     "그렇게 노골적으로 제 불행을 기뻐하지 말아 주세요. 그 자신한테는 아무 잘못도 없지만, 제가 일방적으로 그를 꺼리는 탓에, 상대하고 있으면 쓸데없이 지쳐버린다고나 할까. 왠지 그런 반짝거리는 애는 꺼려진단 말이죠."

     "그러셔. 뭐, 나도 마음은 이해한다고. 나도 교회의 지부장을 하고 있으면 가~끔 이 녀석 착한 걸 넘어서 그냥 바보 아냐? 하는 수준의 사람을 만나는 일도 있으니까."

     "그래! 그거예요! 너무 착한 애라서 내가 이상해질 것 같다고나 할까."

     적포도 주스를 레드 와인처럼 들이켠 호크가, 지친 얼굴로 가메츠를 올려다본다.

     

     "꼴좋다."

     

     "그러니, 당신 같은 악당의 악한 얼굴을 보는 것으로 눈을 쉬게 해 준다는 거죠. 다행이네요, 남의 도움이 되어서. 여신님도 사뭇 기뻐하시겠죠."

     "진짜 맞고 싶냐, 이 새끼가!"

     

     "와아! 폭력반대, 폭력반대!"

     

     정말 귀염성 없는 꼬마다. 하지만 주먹을 휘둘러 안면과 정수리에 꽂아줄 생각은 이상하게도 안 드는 것이 정말 짜증 날 따름이다. 

     

     "아, 이곳 스테이크 맛있네요. 나도 단골이 되어볼까나."

     "각하다 각하. 네놈은 출입금지가 당연해!"

     

     "흐흐, 안 되셨지만 이미 점주님은 매수해 놓았다고요. 꼭 저를 출입금지로 만들고 싶다면, 제가 쓴 돈을 상회하는 돈을 마련해 보시죠."

     이것 참. 귀염성 없는 꼬마지만 먹을 때만은 그에 어울리는 얼굴을 한다. 그래서 돼지처럼 살찌는 거구만. 뭐,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라면서 자신의 아랫배를 쓸던 가메츠 고츠크는, 사준다고 듣고서 일부러 주문했던 이 가게에서 가장 비싼 술을 입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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