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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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29일 12시 13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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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에서 꼬리까지 두쪽이 나버린 키마이라를 보고,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마비도 풀렸기 때문에, 황제가 도망친 방으로 통하는 통로를 찾아보기로 했다.

     

     당분간 벽가를 걸으며 벽을 두드려 이상한 곳이 없나 조사했다. 그러다 다른 소리가 나는 벽을 찾아냈다.

     그곳을 조사해보았는데, 벽에 작은 구멍이 나 있어서 그 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으니 벽이 사라지며 계단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여기가 2층으로 이어진 입구 같다.

     

     "서두르자. 빨리 황제를 붙잡아서 전쟁을 끝내야 해."

     지크프리트의 말에, 일동은 동의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계단을 달려 2층의 방에서 사라진 황제를 뒤쫓기 위해서였다.

     

     

     

     한편으로 레오루드와 세츠나는 그렌을 쓰러트렸다. 상처투성이가 된 레오루드에게 어깨를 빌려주면서, 두 사람은 성 안을 걷고 있는 중이다. 어딘가에 있을 일행이나 황제를 찾아서.

     

     도중에 병사와 만났지만 세츠나가 있어서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제국 수호신이라는 최고 전력이 상대이니, 적대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와 있으니 편하군."

     "뭐, 당신 혼자였다면 틀림없이 싸우게 되었겠네."

     "맞아. 틀림없이."

     가벼운 농담을 교환하면서도, 두 사람은 황제와 일행을 찾았다. 그렇게 당분간 두 사람이 걸어 다니고 있자, 모퉁이를 지난 곳에서 황제를 발견했다.

     

     "음?"

     "아."

     "앗!"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오루드와, 우연에 놀라는 세츠나와, 당혹과 경악으로 눈을 부릅뜨며 굳어버린 황제 아트무스.

     

     "호오? 설마 황제폐하께서 이런 장소에 호위도 없이 납시다니, 정말 내몰린 모양이군요."

     마치 악한처럼 미소 짓는 레오루드. 그걸 본 황제는 오들오들 떨며 물러섰지만, 정말 궁금한 게 있었던 황제는 도망치지 않고 레오루드에게 고개를 향했다.

     

     "어째서 네놈들이 여기 있지? 그렌은 어딨나!?"

     그렌을 걱정하는 게 아니다. 단지 제국 최강의 남자가 침입자와 배신자에게 질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서다.

     

     "우리들이 멀쩡히 여기 있는 게 무엇보다 큰 증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윽......!"

     

     믿기 어렵지만, 레오루드의 말대로 그렌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말해두지만 놓치지 않겠습니다."

     "뭣이!?"

     놓치지 않겠다고 말한 레오루드는 흙벽을 만들어서 황제의 도망칠 곳을 가로막았다. 사방팔방이 막힌 황제가 도망치려면 눈앞의 두 사람을 쓰러트려야만 한다.

     

     "황제 폐하. 순순히 항복하시죠? 이제 당신한테 남은 수는 없을 텐데요? 그렌도 없고, 세츠나는 배신했고, 제파는 전장으로. 이제 당신에게 승산은 없습니다."

     

     "우......웃기지 마!!! 이제야, 이제야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끝낼 수 있겠냐!"

     "황제 폐하. 꼴불견이오니 쓸데없는 저항은ㅡㅡ"

     

     "닥쳐!!!"

     이길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도, 황제는 레오루드를 향해 마법을 썼다.

     

     "소용없습니다, 황제 폐하. 저는 만신창이지만, 당신한테 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건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렌을 쓰러트린 널 이기지 못하는 거야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제야 거머쥔 황제의 자리를 지켜야만 한단 말이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고집하는 거지요?"

     "어째서냐고......? 그야 뻔하지. 단순한 의지다."

     "의지?"

     "그래, 그렇고 말고! 나는 단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형의 열등품이 아닌, 형의 대용품도 아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다시 말해, 당신은 열등감 때문에 전쟁을 일으켰다는 건가요?"

     "그것의 뭐가 나쁘냐!!!  나쁜 것은 전부, 나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 나라다!"

     증오로 가득 찬 황제는, 레오루드를 노려보고 있다.

     

     운명 48에서는 보지 못했던 일면을 보게 되자, 레오루드는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황제를 놓아줄 수도 없다.

     

     "황제 폐하. 당신의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놓아줄 수는 없겠군요. 순순히 항복하십시오."

     ".......................항복하마. 마음대로 해라."

     결국, 황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항복을 선언했다. 이제야 길면서도 짧았던 제국과의 전쟁은 끝을 고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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