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부-1 여름방학 첫날(1)2022년 11월 24일 15시 23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마법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자, 나는 친가인 피스라운드 저택으로 돌아갔다.
애초부터 기숙사에 그리 많은 짐을 갖고 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읽던 도중의 논문 등을 가방에 넣는 걸로 귀성 준비는 바로 끝났다.
유이 양은 생이별 하는 것처럼 눈물을 그렁거리며 배웅해줬지만..... 뭐, 만날 예정은 제대로 있으니 상관없겠지.
"생각보다 깔끔한 그대로네요."
저택의 복도를 걸으며 중얼거린다.
메이드가 정기적으로 청소한다는 느낌으로 계약은 했지만, 제대로 일해준 모양이다.
창가에 비치는 달빛이, 복도에 나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ㅡㅡㅡㅡ슛."
몇 걸음 걸으면서, 그 자리에서 주먹을 몇 번 휘두른다.
기술의 세련됨을 느낀다.
몸의 발달을 실감한다.
그래서 놓치지 않고, 투명 상태에서 모습을 드러낸 가면남의 턱을 쳐버렸다.
"크윽."
짓눌린 개구리처럼 소리내면서, 남자가 바닥에 쓰러진다.
목뼈가 부러졌다. 인간이라면 즉사일 것이다.
하지만 몇초 뒤에 몸이 빛의 입자가 되어 분해되더니, 끝내 사라졌다.
"귀찮게..... 남의 집에 멋대로 숨어들다니, 불쾌한."
나는 결국 화가 나버렸다.
무슨 소리가 나길래 자다 깨서 보러 왔더니, 이 녀석들 수색이라도 하는 것처럼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강도다.
"자자! 전부 분자로 환원시켜줄 테니 빨리 덤벼보라고요!"
이렇게 쉬는 기간에도 실전훈련의 기회를 얻은 것은, 고마운 이야기다.
문제는ㅡㅡ완전히 정체불명인 집단이, 피스라운드 저택에 쳐들어왔다는 점일까.
"음......"
천천히 눈을 뜬다.
저택에 침입한 남자들을 전부 격퇴하고, 반응이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 뒤.
나는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침대로 돌아가 잠에 들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아침이 되어 일어났거나, 혹은.
"......뭐 체감상, 침대에 들어가서 바로였지......"
주위를 둘러본다. 가득한 업화. 지옥 그 자체.
본 적이 있는 광경이었다. 이것은 내 안에 있는, 루시퍼의 인자에 이끌린 세계다.
"일어났나."
"엄밀히는 막 잠에 들려는 참이었지만요."
소리난 방향으로, 난처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12장의 날개를 등에 매단, 여유롭게 지옥에 서 있는 악마가 있었다.
지옥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다스리는 사악한 존재의 정점, 대악마 루시퍼.
"갑자기 부르다니, 무슨 일인가요."
"기회는 엿보고 있었지만, 인간들이 말하는 장기휴가기간 쪽이 좋은 때라고 생각했다."그렇게 말하며, 루시퍼는 날개를 조심스레 접으면서 한숨을 짓고는.
ㅡㅡ게이밍 의자를 소환하더니, 그곳에 앉았다.
"딴지 걸어도 되나요?"
"무엇을 말인가? 이것이 가장 앉기 쉬운 의자라고 들었다만."
"들었다니, 누구한테요."
"쇼핑몰 사이트.""인터넷에 지배되고 있어!"
이 녀석, 판매량 순위대로 사버리는 타입이냐고!
"저기 말이죠, 그것은 게이머용의......아아 그러고 보니 당신, 게임도 하고 있었네요. 지금은 뭘 하고 있나요?"
"훗. 듣고 싶나? 너도 알고 있는 게임일지도 모르니까."의자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루시퍼는 미소를 짓고 있다.
"대단하다고 그 게임은. 바로 서버 1위라 될 수 있다더군."
"광고에 낚였어!!"커다란 절규가 나왔다.
대악마의 위엄을 조금만 되돌리는 게 어때?
"FPS에서는 전부 쓰러트리는 것만으로도 챔피언이 될 수 있지만, 이쪽은 운영진이 정한 방식을 따르는 게 중요하지. 인간의 게임이란 깊은 맛이 있군......"
"엥 쓰러트리는 것만이라니 뭔데요? 설마 FPS 엄청 잘하나요......?"대악마라기보다는 게이머로서의 위엄이 나오고 있다.
실화냐고. 다음에 이 녀석한테 FPS배울까......
"그건 어쨌건. 이번에 널 부른 것은, 이유가 있어서다."
"네."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루시퍼는 날 바라보았다.
게이밍 의자가 마왕성의 옥좌로 보이기 시작했다. 뻥입니다 전혀 그렇게 안 보입니다.
"단적으로 말하지. 아마도 네가, 신성한 존재한테서 들은 이 세계의 구성 요소는...... 현재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 어긋남을 설명하고 싶다."
".....!?"몇 초간 절규했다.
"이곳에는 신을 자칭하는 자가 손댈 수 없다. 인자가 들어간 것은 우연이었지만, 그게 도움이 되었군."
여기는 나의 정신세계 내부에 루시퍼가 쳐놓은 특수한 필드. 아마 신들이 간섭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닐 것이다.
뭐 그렇기 때문에 불렀겠지만, 그게 아니라.
"무슨 바람이라도 불었나요? 당신, 전에는 설명할 생각은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대로다. 내가 가르쳐줄 생각은 없었지만...... 사정이 바뀌었다. 너무 바뀌었다고 말해도 좋아."
"그렇게나요?"
"DLC발표인가 하고 방송을 봤더니 속편이 발표되었을 정도로 이야기가 달라졌다."
"무진장 달라졌잖아요!?"상상의 5억 배는 바뀌었다!
그것은 확실히 설명할 필요성이 있겠어!
그렇구나 하며 수긍하는 내게, 루시퍼는 손을 향했다. 퐁 하는 가벼운 소리가 나면서, 내 뒤에 색이 다른 게이밍 의자가 나타났다.
"앉도록 해라."
"앗, 고맙사와요."감사의 말을 하며 앉는다.
라스트보스와 나는 게이밍 의자에 앉아 대면했다.
이거, 이렇게 마주하니 면상이 너무 대단해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이 세계는, 계속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다름 아닌ㅡㅡ나라고 하는 위협에 말이지."
"............."서두부터, 루시퍼는 자신이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고했다.
그건 뭐 알고 있지만.
"지옥을 다스리는 대악마 루시퍼. 그의 현현은 세계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ㅡㅡ그것이 이 세계의 구성 요소다."
"......으음, 그건."
"나라고 하는 존재는 숨겨진 보스에 불과하지. 주된 루트에서는 존재가 암시될뿐이고, 때로는 최대한 나온다 해도 단말의 출현에 그친다."게임 캐릭터 본인이 본연의 위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라고나 할까, 약간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른바 맥거핀이라는 거다. 연극에 제한을 두기 위한,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아도 되는 무대장치. 그것이 대악마 루시퍼의 본질이라 할 수 있지. 단지 위협으로 존재하는 것. 단지 절망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내게 맡겨진 역할이다."
"......이야기를 듣기로는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네요. 당신이 말한 것만으로, 모두가 놀랐으니까요."
"그렇겠지."루시퍼는 훗 하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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