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2 포톤 방어전 (4)
    2022년 11월 17일 14시 29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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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세냐, 공세냐.

     

     나를 고민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라이사가 적의 전진기지를 발견한 덕에, 이쪽에서 네크로퍼지를 공격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적이 전력을 결집하기 전에 쳐서 적이 공세를 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

     

     하지만 그에는 위험성이 따른다. 적의 전선기지가 꼭 하나라는 법은 없다. 다른 전진기지가 있고 적이 거기서 전력을 결집시켜 빈집을 노리게 되면, 포톤이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수비만 하면, 방어벽으로 지키고 있는 주민들을 위험에 빠트릴 우려가 있다. 레이스 나이트라도 빠져나간다면 피난민들은 그대로 학살될 것이다.

     

     "역시, 공격이구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라이사의 정찰로 판명된 적 거점의 위치를 보았다.

     

     포톤까지는 도로로 이어져 있어서 이동이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 적은 아마도 이곳에 전력을 집결시키고 나서 공세에 나설 것이다.

     

     그러기 전에 먼저 적의 거점을 흔들어서 적이 공격할 생각을 못하게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전력으로 쳐볼만한 규모일까.

     

     "공격을 걸어보고, 어려워지면 일시후퇴하여 포톤의 성벽에서 농성하자. 이거면 되겠지.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이고."

     다행히 포톤의 방어벽은 완전히 완성되어있다. 레이스 나이트는 몰라도 꼭두각시한테서는 몸을 지켜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작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수세냐 공세냐, 어느 쪽에 집중하면 좋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적의 정세를 완전히 모르는데도 한쪽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부담이 큰 것도 분명하다.

     

     "어쩔 수 없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부대를 둘로 나누었다.

     

     하나는 공격부대. 네크로퍼지의 전진기지를 부수기 위해 거점에서 나아가는 부대다.

     

     또 하나는 방어부대. 네크로퍼지의 전진기지의 공격에 실패할 경우 도망치는 공격부대를 지원하고, 그 뒤를 쫓아오는 네크로퍼지 군에서 성벽을 지키기 위한 부대다.

     

     뭐, 다행히 부대의 생산은 잘 되어서 지금은 약 1400체의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과 900체의 플레임 스웜이 갖춰져 있다. 부대를 둘러 나눠도 충분히 굴러갈만한 규모다.

     

     "세리니안, 라이사. 너희한테 임무가 있다."

     

     나는 집합의식으로 두 사람을 부르고서, 구체적인 작전에 들어갔다.

     

     가능하다면 공격 부대만으로도 끝장내고 싶지만......

     


     

     공격 부대의 지휘관은 세리니안으로, 방어부대의 지휘관은 라이사로 임명했다.

     

     나는 공격 부대에 동행한다. 세리니안은 말렸지만, 자기가 시작한 일은 끝까지 스스로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공격부대에 내가 있다면 공격 부대를 내버릴만한 명령은 절대로 안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은 무리 지어 목적의 도시로 나아갔다.

     

     이윽고 목적의 마을이 보였다. 그렇다는 말은, 상대 측도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는 뜻. 자, 슬슬 적이 공격해오겠구나.

     

     "세리니안. 경계다. 적은 이미 우리를 눈치챘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아."
     "알겠습니다. 전군에 전하겠습니다."

     적이 경계에 들어선 것을 알리는 것처럼, 성문이 닫히는 소리가 드린다. 하지만 성문을 닫는 정도로 이쪽에 대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세리니안이 이끄는 부대가 성문에 쇄도했다. 그와 동시에 플레임 스웜들이 전방으로 달려 나가 주춤거리는 레이스 나이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폭했다.

     

     그 자폭에 의해 성문이 무너져 잔해가 되었다. 자폭의 직격을 받은 레이스 나이트도 산산조각 나 버렸다. 이걸로 성벽의 방어는 뚫렸다.

     

     "전진이다! 전진하라! 여왕 폐하를 위하여!"
     "여왕 폐하를 위하여!"

     

     그에 이어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을 주축으로 한 세리니안의 부대가 돌격을 개시한다. 뚫린 성문으로 다수의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과 그들을 이끄는 세리니안이 난입한다.

     

     그에 맞서기 위해 레이스 나이트와 꼭두각시들이 성문으로 몰려든다. 계획대로다.

     

     "지하반. 시작해라."

     내가 명령을 내리자, 도시의 성벽 내에 있는 하수도의 모든 출입구가 열리더니 그곳에서 제노사이드 스웜이 기어 나왔다.

     

     복병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정면에서의 돌파와 연계하여 하수도 내에 숨겨둔 병력을 꺼냈다. 이걸로 적은 내외의 적에 동시에 맞서야만 하는 것이다.

     

     이걸로 우리의 승리는 약속된 것과 마찬가지.

     

     세리니안 일행이 레이스 나이트를 베어버리면,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이 네크로맨서를 찢어발기고 플레임 스웜이 꼭두각시들을 불태워서 화형 시킨다.

     

     다음으로는 거점 내의 시설의 파괴를 시작했다.

     

     네크로퍼지의 노동 유닛은 뼈 세공가라고 불리는 유닛인데, 이 전장에는 모습이 안 보인다. 그렇다는 말은 적이 다시 이곳을 전진기지로 만들려면 뼈 세공가를 불러야만 할 것이다. 이것은 큰 시간낭비다.

     

     우리들은 그 사이에 마구 날뛰면 된다.

     

     다가오는 레이스 나이트는 모두 베고, 네크로맨서를 사냥해서 불태우며 적들을 몰살시켰다. 이걸로 이 전진기지는 끝장났을 터. 적의 세력은 이 기지에서 우리의 거점인 포톤을 노리지 못하게 된다.

     

     그럴 터였다.

     

     "여왕 폐하. 적의 증원입니다. 서쪽 방향에서 상당한 규모의 적 부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알았다. 확인하지."

     나는 적을 봤다는 스웜의 시점에 의식을 집중했다.

     

     "......이건......"

     적의 규모는 장난이 아니었다. 상당한 규모의 추가 병력이, 1~2만은 될 규모로 이 전진기지에 다가오고 있다. 셀 수 없는 규모라고 칭하는 게 맞을 규모의 적이 다가오고 있다.

     

     "세리니안! 지금 바로 철수다! 여기서 싸우면 진다! 라이사가 있는 장소까지 탈출해라!"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세리니안은 내 명령에 바로 대답하고는, 데려온 스웜들한테 철수하자고 전했다.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과 플레임 스웜 양쪽이 도주를 시작하자, 나도 한 스웜의 등에 올라타서 후퇴를 시작했다.

     

     "세리니안! 너도 서둘러!"

     나는 아직 탈출하지 않은 세리니안을 재촉했다.

     

     "저는 최후미를 맡겠습니다! 여왕 폐하께 저런 부정한 것들이 다가가게 할 수 없도록!"

     그 말대로 세리니안은 가장 끝에 섰다.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의 등에 올라 타서, 쫓아오는 레이스 나이트들을 베며 적의 격을 저지하고 있다.

     

     레이스 나이트도 연이어 쫓아오는 바람에, 세리니안도 간간히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세리니안이 필사적으로 싸우며 레이스 나이트의 수를 줄여나갔다.

     

     이렇게 우리들의 안전은 확보되었다.

     하지만 세리니안은 거듭된 연전에 지쳐있다. 이 이상 그녀를 혹사시킬 수는 없으리라.

     

     포톤에서의 방어선은 나와 라이사가 주체가 되어 행동해야겠다.

     

     포톤의 민중들을 지키기 위해서도, 세리니안을 지키기 위해서도, 우리가 싸워야만 한다. 바라건대, 우리에게 승리가 있기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점으로 도망치는 하이 제노사이드 스웜의 등에서 지쳐버린 세리니안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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