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 포톤 방어전(1)2022년 11월 14일 09시 58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우리의 마차는 무사히 포트리오 공화국의 수도 포톤에 도착했다.
포톤의 주위에는 존이 말한 것처럼 난민으로 가득했다. 간소한 텐트에 몸을 맡긴 난민들이, 수도 포톤의 성벽 내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상황이 정말 나쁘구나."
"여왕 폐하. 대통령한테 우리의 도착을 알려야만 합니다. 녀석들은 우리를 믿지 못하여 구 대륙에서 온 괴물이라고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 동부상업연합의 친서는 내가 소지하고 있었으니까. 시급히 면회를 요청해서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자. 이제 시간이 없다."
수도에서 말로 하루이틀 거리까지 네크로퍼지가 진출해 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적은 이 신대륙 최후의 보루인 포톤을 노려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이 막대한 난민을 품은 포톤이 습격당하면 대참사가 벌어진다.
"조디. 너는 어떻게 할 거지?"
"난 바깥에서 기다릴게. 난민도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약속해줬으니까."조디는 이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 강한 여성이구나. 이거라면 이후로도 살아갈 수 있겠다.
"그럼, 우리들은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 바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래야겠군."
나는 조디에게 그렇게 만나고 헤어져서, 수도 포톤의 성문 앞까지 왔다.
"멈춰라! 통행허가증이 없는 자는 못 보낸다!"
"우리는 동부상업연합에서의 친서를 갖고 있다. 들여보내 주지 않겠나."
나는 상자를 열어 동부상업연합의 봉인이 찍힌 서류를 보였다.
"음. 확실히 이건 동부상업연합 의장의 봉인. 하지만, 대체 무엇하러 여기까지 왔다는 건가?"
"구조요청을 보낸 건 너희들 아닌가. 우리들을 들여보내고 대통령을 만나게 해 달라. 그렇게 안 하면 늦어버릴 거다. 적은 바로 근처까지 와 있으니까."
나는 성문의 경비병을 협박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 그래. 위에 확인을 구해보겠다."
경비병이 서둘러 안쪽으로 달려가고서 조금 지나자, 성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 기병과 함께 와서는 우리의 마차 앞에 멈춰 섰다.
"대통령 각하께서 만난다 하신다. 이 기병을 따라 대통령 관저까지 향하면 된다. 자세한 것은 관저의 경비병이나 관료들한테 듣고. 우리들이 가능한 것은 거기까지다."
"수고한다. 협박해서 미안했다."
경비병은 그렇게 말하고서, 우리들은 포톤의 마을을 나아갔다.
"어디든 사람 투성이구나......"
포톤의 마을 내 인구밀도는 분명히 한계치를 넘어서 있었다.
길가에도 사람이 바글거렸는데, 어떤 자는 지면에 누워있고 어떤 자는 도로에 작은 노점을 열고 수상쩍은 상품을 팔고 있다. 여관은 어디나 만원인지 간판을 내리고 있다. 이건 확실히 포톤 안에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어 보인다.
"사람이 너무 많군요. 그런데도 싸울 기력이 없다니, 한심합니다."
"그들은 절망하고 있는 거다, 세리니안."적은 무서운 속도로 침략해오는 괴물들이다. 이미 이 나라의 전력도 많이 소멸했을 터. 국토를 지켜야 할 전력이 사라졌으니, 일반 시민들은 자신들이 싸워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전력이 되어준다면 좋겠는데."
고기경단이 아닌, 민병으로서.
......아니, 무리겠다. 그들의 무기는 레이스에도 레이스 나이트한테도 안 통한다. 섣불리 전선에 민병을 투입한다면, 네크로맨서의 먹이가 될뿐이다.
"그들은 전력이 안 되겠구나. 하지만 지켜야 할 상대다."
이건 연민에서 오는 발언이 아니다. 네크로퍼지가 유닛을 죽여서 상대의 전력이 늘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네크로맨서의 꼭두각시가 산더미처럼 밀려들면, 아라크네아라 해도 대응할 수 없게 된다.
"저게 대통령 관저인가?"
"그런 모양이군요."대통령의 관저는 작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
"멈춰라!"
또 검문인가.
"앞서 통행 허가를 받았다.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들었다만."
"아아, 그랬었지. 지나가. 대통령께서 기다리신다."관저의 문이 열리자, 우리들은 기병의 안내로 정원을 나아갔다.
"기다리게 했습니다. 동부상업연합의 사자 분들."
대통령 관저의 현관에서 나를 맞이한 자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그쪽은?"
"대통령 수석보좌관인 다니엘 딘입니다. 이제부터 맥켄지 대통령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당신들이 와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남자는 우리를 정중히 맞이하고는, 관전 내로 안내했다.
관저에는 수많은 장병들과 관료로 보이는 자들이 황급히 오가고 있어서, 그야말로 전장 같았다. 이 나라도 꽤나 내몰려 있구나.
"대통령 각하. 동부상업연합에서 온 사자 분들을 모셔왔습니다."
"그래. 안으로 들여보내."다니엘이 고하자, 안에서 힘이 담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실례한다."
나와 세리니안이 그곳에 들어갔는데, 그곳은 작전회의실이었다.
장군들이 지도를 노려보며 함락된 장소를 마크해나가며, 군의 병력과 확인된 상대의 배치를 기로가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군복 차림이 아닌 장년의 남자가 한 명 있다. 양복 차림의 남자다.
"보게나! 구 대륙에서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원군이 찾아왔다!"
장년의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장군들이 나를 보았다.
"안녕하신가, 동부상업연합의 사자 분들. 저는 마이크 맥켄지. 제21대 포트리오 공화국 대통령이다."
"그쪽은 안녕한가, 맥켄지 대통령. 나는 아라크네아의 여왕 그레빌레아. 이쪽은 내 기사인 세리니안이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다. 이런 시대에 당선되다니 운이 나쁘구나.
"아라크네아의 여왕......? 그쪽은 동부상업연합에서 온 사자가......"
"자세한 건 이걸 보도록."내 자기소개에 당황하는 대통령에게, 나는 동부상업연합의 서한을 내밀었다.
맥켄지 대통령은 서한의 봉인을 확인하고 나서 체념의 표정을 지었다.
"제군. 안 좋은 소식이다. 구 대륙에서는 큰 전쟁이 일어나서 어느 나라나 우리를 도울 수 없다고 한다. 다만 한 곳, 아라크네아라고 하는 신흥국가만이 우리를 도와준다고 한다."
대통령의 말에, 장군들은 이마를 짚으며 신음했다.
"프란츠 교황국은 물론이고 닐나르 제국에도 부탁했지만, 어느 나라도 우리를 구할 여유가 없다고 말해왔다. 그 이유는 전쟁이었나......"
"프란츠 교황국도 닐나르 제국도 너희를 도와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들은 그들의 전쟁에 바빴으니까. 하지만 안심하도록."
나는 그렇게 고하며 세리니안에게 지시했다.
그러자, 세리니안이 의태 모드를 풀고 스웜의 반신을 드러냈다.
"이건......"
"무슨 일이지!?'대통령은 절규하고 장군들이 당황한다.
"이것은 너희들을 구할 아라크네아다. 아라크네아는 사람이 아닌 벌레들의 진영. 그 닐나르 제국조차도 우리에게 패했다. 그리고 나는 네크로퍼지도 마찬가지로 쓸어버릴 셈이다."
나는 당황하는 맥켄지 대통령과 장군들에게 그렇게 선언했다.
"닐나르 제국을 쓰러트린 건가......"
"설마, 정말로......?"역시 그리 간단히 믿을만한 이야기는 아닌가.
"나는 믿겠네. 그리고 당신들에게 걸어보리다. 부디 우리나라에 힘을 빌려주시게."
"애초부터 그럴 생각으로 왔다. 우리의 활동만 허가해준다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대통령의 말에, 나는 긍정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활동을 하려면 거점이 필요해진다. 피난민들한테서 충분히 떨어졌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넓이가 있는 빈터는 있을까?"
"그거라면 서쪽 지구를 쓰도록 하게나. 그곳은 근처에 묘지가 있어서 이 소란 속에서도 누구도 다가가려 하지 않거든. 우리는 장례 지낼 때 화장을 하니 문제는 없다고 고지하고 있지만."
과연. 유령과 살아있는 사자들이 공격하는 세상이니 누구든 묘지에 다가가고 싶지 않을 거다. 마침 적당한 장소가 있어서 다행이다. 넓이도 스웜을 전개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묻고 싶은데, 부두에 있는 벌레들도 아라크네아의 것들인가?"
"그래. 붙잡았다면 풀어줬으면 한다. 그들이 힘이 필요해지니까."대통령의 물음에 난 그렇게 대답했다.
워커 스웜이 없으면 필요한 설비는 만들 수 없다. 먼저 살아있는 워커 스웜을 총동원해서 설비를 건설하자.
집합의식에 접속해보니 90체 정도의 워커 스웜이 살아있었다. 이 정도라면 충분하다.
제노사이드 스웜과 케미컬 스웜은 60체씩 살아있다. 역시 대형 상선이 침몰되어 희생이 많이 나온 모양이다. 이것만으로는 수도 포톤을 지켜내기에 부족하다.
바로 수태로를 건설해서 유닛의 생산을 시작해야겠다.
"그 외에 필요한 것은 없는가?"
"이 수도에 들어가지 못하는 피난민들을 위해 방어벽을 만들 허가를 해줬으면 한다. 영체계 유닛한테는 효과가 없지만, 꼭두각시를 막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죽은 자의 군대가 포톤에 밀어닥치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거다."
존과 약속한 대로, 나는 피난민을 지키기로 했다.
"그건 크게 환영할 일일세. 우리도 피난민들을 포톤 안에 들이고 싶지만, 이미 수도의 인구는 한계를 넘어섰다네. 치안은 악화되었고 위생상태는 매우 나쁘지. 그래서 이 이상 피난민을 들일 수가 없었던 거였네."
"그건 이해한다. 그래서 또 하나의 성벽을 만들려는 거다."
나는 장군들이 펼쳐놓은 지도를 바라보며 그렇게 판단했다.
"필요한 재료는?"
"석재와 목재의 조달 허가를. 장소를 가르쳐주면 우리 쪽에서 베어내겠다."
역시 고기는 요구할 수 없겠지.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면 식량도 필요할 테니.
"이해했네. 석재는 여기서, 목재는 여기서 조달 가능하니, 마음대로 쓰도록 하게."
포톤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석재와 목재의 입수 장소가 있었다.
"좋아. 그럼 먼저 이 포톤을 지키기 위해 진력하지. 그게 끝나면 빼앗긴 국토의 탈환, 그리고 네크로퍼지 수도인 그레이브의 제압이다."
"그 힘을 기대하도록 하겠네. 이미 포트리오 공화국에는, 신대륙에는 네크로퍼지를 막을만한 전력은 존재하니 않으니까."
매우 내몰린 모양이구나.
하지만, 네크로퍼지가 포톤을 함락시키게 놔두지 않겠다. 우리가 지켜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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