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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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15일 12시 49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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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는 이어졌지만, 슬프게도 시간만 지날 뿐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게임에서는 이쯤에서 왕녀가 나서서 양면작전을 제안했을 텐데. 전력차는 확연하니 제대로 싸워봐야 승산이 없다. 그러니 방어에 힘쓰며 소수정예로 황제를 치자는 작전.

     평소라면 무리겠지만, 아트무스한테서 도망쳐 온 히로인 중 1명인 제7황녀의 협력으로 가능성을 찾아내.

     그리고 주인공과 동료가 황제를 쓰러트리기 위해 제도로 공격한다는 전개였는데......!

     내가 지크한테서 활약의 기회를 빼앗아서 아무 공적도 못 올린 단순한 신참기사가 된 거구나~!)

     

     본래는 레오루드의 부하였던 젝스와 아랑의 어금니를 지크프리트가 붙잡은 일로 성공하여 공적을 올렸어야 했다. 게임이라면 지크프리트는 계속 활약해서 왕과 공작가의 인정을 받게 되지만, 레오루드가 그 미래를 망쳤다.

     그 덕분에 그는 단순한 신참기사에 불과하다.

     

     설령 여기서 게임처럼 왕녀가 회의에 참가해서 양면작전을 전한다 해도, 지크프리트를 기용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아무런 공적도 못 올린 신참기사니까.

     

     (어쩌지? 내가 양면작전을 제안할까?

     젠장......게임이었다면......아아, 정말!

     게임이 아냐! 여기는 현실이다!

     몇 번을 같은 생각을 해야 되냐고!

     바보냐, 나는!)

     

     게임이었다면 하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던 레오루드였지만, 결심을 했는지 일어섰다.

     

     "폐하. 제국과 우리나라는 전력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러니 정면에서 부딪혀도 이길 수 없겠지요. 그럼 양면작전은 어떻습니까?

     먼저 제아트에서 방어선을 치고 제국군을 막아냅니다. 그 사이에 소수정예로 제도에 침입하여 황제를 제압한다는 건 어떨까요?"

     "흠. 확실히 좋은 작전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황제의 앞까지 갈 셈인가? 제도는 분명 수비를 굳히고 있을 터. 그리 쉽사리 황제의 앞에 도달할 수 없지 않겠느냐."

     (그렇죠~! 알고 있었습니다!

     이 작전은 솔직히 황녀가 없으면 성립되지 않고!)

     

     제안을 해보긴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당하고 만 레오루드는 다시 앉았다.

     

     그 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레오루드가 제안한 양면작전 이외에는 성교국에 협력을 요청한다는 것 밖에 없었다.

     그리고 성교국이 협력해준들 전력차는 크게 메꿔지지 않는다. 그 정도까지 제국의 군사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레오루드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성교국은 실비아의 신병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실비아의 스킬에 있다.

     그녀의 스킬인 신성결계는, 이름 그대로 성스러운 것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성교국은 실비아를 성녀로서 맞아들이고 싶다고 왕국에 의사를 타진해온 것이다.

     

     (실비아를 내놓으면, 성교국은 편을 들어주겠지. 하지만 아비로서는......)

     

     나라의 일만 생각한다면 실비아를 성교국에 인도하고서 전력을 확보하면 된다.

     하지만, 그래서는 실비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실비아는 레오루드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다. 아니, 사랑하고 있다.

     

     두 사람을 찢어놓는 짓은 아비로서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오아으로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면, 딸을 내놓고 성교국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

     

     왕으로서, 그리고 아비로서 고민하는 국왕은 레오루드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라면 어떻게든 해주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레오루드는 전쟁에 관해서 초보자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게임에서 얻은 지식과 전개밖에 예상할 수 없다. 타개책을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자 그때, 회의실의 문이 기세 좋게 열렸다. 팡 하는 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지자, 안에 있던 모두가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있던 자는, 제3왕녀인 크리스티아나였다.

     

     "크리스! 대체 무슨 일이냐!"

     "폐하. 중요한 회의 중 죄송하지만, 부디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겠나요?"

     "이 자리가 아니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게냐?"

     "이번 제국과의 전쟁에 관한 일이라서요."

     

     "뭣이? 그건 무슨 말이냐?"

     곤란한 때, 크리스티나가 이번 일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줬다.

     

     사실 선대 황제는 살아있으며, 지금의 황제는 모반을 일으키고 억지로 즉위했다는 것.

     그래서 이번 전쟁은 황제만 어떻게 하면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황제한테서 도망쳐 온 제7황녀의 힘을 빌린다면, 황족만이 아는 비밀 통로를 써서 황제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양면작전을 하심은 어떤가요?"

     

     "그것에 관해서는 이쪽에서도 제안이 나왔었다. 다만 어떻게 황제까지 도달하느냐가 문제였는데, 제7황녀가 협력해준다면 가능성은 있겠지."

     이미 양면작전을 생각했다는 것에 크리스티나는 놀랐지만, 이렇게나 많은 귀족이 모였으니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납득했다.

     

     국왕과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를 듣고 희망이 솟았지만, 약간 문제가 있다.

     

     "폐하. 적국의 황녀를 믿으시는 겁니까!?"

     "재상이여. 우리에겐 달리 방법이 없네. 그럼 일말의 희망에 기대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지만 덫이라면 어떻게 하실 셈이십니까?"

     

     "제 친구가 거짓말을 하다니 말도 안 돼요!"

     

     재상의 말에 크리스티나가 격노했다. 하지만 재상의 말도 맞다.

     

     세 사람의 대화를 보고만 있었던 레오루드는, 큰맘 먹고 크리스티나의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재상공. 저는 크리스티나 전하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제7황녀를 믿는 건 어떻겠습니까?"

     "뭣이! 왕국의 미래를 좌우할 문제를 도박에 걸겠다는 말인가!

     레오루드. 대체 무슨 생각인가!"

     

     "앞서 폐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저희에게 남겨진 수단은 싸우는 일뿐입니다. 그것도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지만 제7황녀라는 일말의 희망이 여기에 있다면, 붙잡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거야 알고 있지만, 그리 간단히는 믿을 수 없다!"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여기서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일말의 희망에 걸어 보시겠습니까!

     지금이야말로 결단의 때입니다, 재상공!!!"

     "크.....음......."

     레오루드의 기세에 재상이 눌린다. 그의 말은 이해하고 있지만 납득할 수가 없다.

     왕국의 미래를 적국의 황녀에게 맡기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하지만, 레오루드의 말대로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한다면 죽음을 기다릴뿐이다. 압도적인 군사력의 차이가 있으니 싸워도 승산은 없으니까.

     

     "큭......알았다. 나도 전하의 제안을 믿도록 하지."

     재상이 꺾이자, 양면작전이 결행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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