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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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10일 12시 29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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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선 지크프리트를 보며 레오루드는 환희에 몸을 떨었다.

     

     완벽할 정도로 때려눕혔을 터였다. 그럼에도 지크프리트는 일어섰다.

     

     이것에는 수많은 관객들도 감탄했다. 잘도 일어섰다면서.

     

     "시, 실화냐......!"

     "거짓말이지......!"

     응원하러 온 로이스와 프레드는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앞선 공격은 틀림없이 먹혀들었다. 귀빈석에서 보고 있었지만, 엄청난 위력인 것은 누가 보아도 알만한 정도였다.

     

     "나라면, 벌써 포기했다고......"

     "맞아. 저런 거랑 싸우다니 무모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아니, 애초에 1회전의 시합을 봤을 때부터 싸우자는 생각도 안 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일어서는 것을 본 두 사람은, 적지 않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이기는 게 아닐까 싶은 기대감이 샘솟은 것이다. 친구가 압도적인 존재에 맞서는 모습이 조금 멋지게 보였던 두 사람이었다.

     

     한편 지크프리트의 응원으로 왔던 여성들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역시 지크프리트는 레오루드 따위에 질만한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필사적으로 성원을 보낸다. 그녀들은 지크프리트가 이기기를 기원하며 계속 응원한다.

     

     그 기원이 도달했는지, 지크프리트가 약간 웃었다. 멀리서도 확실하게 들리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레오루드를 향해 한걸음 내딛는다.

     

     반면 레오루드는 다가오는 지크프리트보다도 재빨리 움직여서, 주먹으로 복부를 쳐올렸다.

     

     "크흐으윽!?"

     아무리 결계가 지켜준다 해도, 그 충격은 장난이 아니다. 제대로 직격 당한 지크프리트는 호를 그림 공중에 떠서는 지면에 낙하했다.

     등부터 땅에 추락한 지크프리트가 크게 숨을 내뱉는다.

     

     "커허......!"

     쓰러진 지크프리트에게 레오루드가 다가가서, 사정없이 짓밟는다.

     

     "왜 그러지! 네 힘은 이 정도냐!"

     "큭!"

     어딘가의 악역처럼 가슴을 밟은 레오루드가 지크프리트한테 물어본다. 반면 지크프리트는 대답조차 못하고, 레오루드의 발을 치우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방금 전의 기세는 어디로 갔냐."

     "큭......으윽......!"

     "떠올려라! 나와 결투했을 때를!

     그때의 네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다고!"

     그렇지는 않다. 결투했을 때는 레오루가 약했을뿐이지, 지크프리트가 딱히 강하지는 않았다. 다만, 결투 때의 지크프리트는 하나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클라리스를 다치게 한 레오루드에게 죄를 묻게 하기 위한 것. 단지 그것만을 생각하며 결투에 임했던 지크프리트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크프리트는 조금 주춤거리고 있다. 레오루드와의 실력차에.

     

     (역시 나로서는 못 이기나......!)

     

     이제 이쯤이 한계일 거라며 레오루드의 다리를 어떻게 하려던 손의 힘을 뺀다.

     

     "......!"

     그걸 깨달은 레오루드는 분노를 느꼈다. 발을 천천히 지크프리트한테서 떼고는, 크게 들어 올리면서 기세 좋게 지크프리트를 걷어찼다.

     

     "크악!!!!"

     데굴데굴 굴러가는 지크프리트를 보면서, 레오루드는 비관적인 마음에 빠졌다.

     

     (왜, 거기서 포기하냐고...... 넌 아직 설 수 있으면서)

     

     레오루드는 이제 10초도 못 기다리겠다면서 쓰러진 지크프리트에게 다가갔다.

     

     "이걸로 끝내주마......"

     

     마무리 일격을 가하려던 순간, 레오루드의 귀에 비난이 들렸다.

     

     "이 바보 레오루드! 여기는 현실이잖아!"

     

     그 한 마디에 레오루드는 동작을 멈췄다.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보니, 그곳에는 샤를로트가 있었다. 숨을 헐떡이고 있는지 그녀의 어깨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그런 모습의 샤를로트를 보고, 레오루드는 떠올렸다.

     

     (아아......또다. 또다시, 나는 게임과 비교해서......)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레오루드는 운명 48에 너무 사로잡혀있었다. 하지만 샤를로트 덕분에 떠올릴 수 있었다.

     

     "미안, 지크프리트. 나는 너와 싸우려고 했으면서도 싸우지 않았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쓰러져 있던 지크프리트는 일어났지만, 레오루드의 말에 혼란스러운 기색이다.

     

     "......결투의 때의 너와 지금의 널 비교했을뿐이다."

     적당한 말로 둘러댄 레오루드는 지크프리트한테 마무리 일격을 가한다.

     

     여기서 끝날 터였다. 레오루드의 일격이 들어가서 결판이 났을 터였다.

     

     레오루드가 내지른 일격이 지크프리트한테 맞을 거라 생각했을 때, 그것은 일어났다.

     

     "뭣.....이......?"

     

     레오루드가 내리친 손날은 지크프리트에 의해 막혀있었다. 그것에는 레오루드만이 아닌 관객들도 놀라고 있다. 이미 승부는 났을 텐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것은 세계의 강제력인가, 아니면 그러한 운명이었던가.

     

     

     지크프리트는 최후의 순간, 눈을 감으며 포기하였다. 이걸로 끝이라며. 하지만, 그때 주마등처럼 지금까지의 일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약속했다.

     이긴다고. 반드시 지지 않겠다고.

     

     질 것 같아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그러니, 마지막까지 발버둥 쳐 보이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 지크프리트의 안에서 뭔가가 반짝였다. 그것은 계속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지크프리트의 스킬.

     그리고, 그것은 그가 운명 48의 주인공으로서 얻은 힘이며, 에로 게임의 가장 두드러진 요소와 결부되는 스킬.

     

     그 스킬의 이름은ㅡㅡ

     

     "ㅡㅡ인연의 힘."

     그 단어는 레오루드를 경악시켰다. 그것은 운명 48에서라면 젝스라는 디딤대에 의해 각성하는 힘이었으니까.

     

     식상한 이름이기는 하지만, 그 스킬의 효과는 절대적이며 세상의 이치를 뒤집는 것. 본래 스킬은 1명당 1개만 가질 수 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기본은 하나다.

     하지만, 인연의 힘은 그 이치를 뒤집는다. 인연의 힘은 말 그대로 인연이 힘이 된다.

     

     그것은, 지크프리트가 인연을 다진 상대의 스킬과 스테이터스를 자신의 것에 가산할 수 있는 능력. 뭐, 에로 게임이니 히로인과 심신 양면으로 맺어져야 진가를 발휘한다.

     다만, 남성향인 부분도 있어서 남자가 상대일 경우는 악수만으로도 충분하다.

     

     "하하.....이제 와서 각성이냐고.....!"

     식은땀을 흘리는 레오루드의 앞에는, 솟구치는 힘을 확인하고 있는 지크프리트가 있다. 양손을 거머쥔 지크프리트는, 이 힘이 있다면 레오루드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른다며 다시금 투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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