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8 침식침범 프룩투스(전편)
    2022년 11월 08일 20시 12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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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챗▼
    방송중입니다.

    〇일본대표 네가 조심해야할 것은 두 가지.

    〇일본대표 첫째는 제일의 악역영애. 뭐 이 녀석은 지금의 너라면 낙승이라 생각해.
    〇화성 원작에서는 왕국을 멸망시키려 했지만, 솔직히 아가씨나 아서를 이길 것 같지는 않아
    바깥에서왔습니다 그보다 현재 악역영에한테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없다고
    무적 그건
    〇일본대표 그럼 또 하나의 위협에 대해서, 담당자
    〇무적 네......
    〇무적 에, 으흠. 그래 내가 담당자야
    〇무적 시끄러 나도 진지한 말 정도는 가능한걸
    〇무적 그래서, 위협이란 것은 대사룡 파프닐 말인데
    〇무적 ……아니 달라. 진짜로 있어
    〇우주의기원 아가씨 놀라는 모습이 ㅋㅋㅋ
    〇일본대표 전에 지크프리트 씨와 함께 정벌했던 개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하니까, 조심했으면 해
    〇무적 7개 정도 나중 챕터의 특수 이벤트를 거치지 않으면 못 이기니까, 만일 조우하면 도망치는 게 제일이야
    〇무적 뭐? 왜 내가 파프닐의 담당자냐고? ......여러가지로 있어



    【악룡 퇴치는】TS악역영애신님전생선인추방인방RTA PART3【장기?】
    981,988 명이 시청 중

     

     

     

     

     ㅡㅡ왕도에서.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하늘을, 휘황찬란한 붉은 화염이 비추고 있다.

     이곳저곳에 올라오는 불의 손이 잔해더미 안을 누비고 있다.

     파괴된 가옥들.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는 기사와 시민.

     왕도의 일부는 현재,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크, 으."

     목에서 치밀어오른 것은 새빨간 핏덩이였다.

     그걸 길가에 내뱉은 남자는, 뿌연 시야 속에서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이정도일 줄은)

     

     눈앞에는 여자가 서 있다.

     아름다운 은발.

     이쪽을 내려다보는, 온도가 없는 벽안.

     옷에 두른 유려한 물의 베일. 여러 공격을 흘려내고, 급기야 날카롭게 변하여 이쪽을 베어버리는 공방일체의 장비.

     

     (만능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전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만. 아니, 손쓸 방도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어버려)

     

     몸이 말을 안듣는다.

     당연하다. 내장은 날아갔고, 신체 각 부위의 근육도 베어졌다. 애초에 아직 살아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온몸이 너덜너덜해져 있는 것이다.

     반죽음이 된 남자에게 걸어가면서, 여자는 싸늘한 목소리로 묻는다.

     

     "제 승리네요..... 남길 말은 있나요."

     그녀의 주위를 떠도는 물의 베일이 모습을 바꾸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남자의 목에 갖다 댄다.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친 기사들, 도망치는 시민들.

     하지만 여자와 여자의 뒤에서 따분해하는 소년은, 그것들에는 눈길도 안 주고 있다.

     

     (과연. 이것은...... 나를 이끌어내기 위한 덫이었나)

     

     탄식하면서, 자신의 명운이 다했음을 자각한다.

     고개를 든 남자는 마지막 고집으로, 여자의 눈을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너희들은 결국 패배한다. 날 뛰어넘는 자랑스러운 딸내미가, 반드시 널 이길 거다."
     "기억해두지요."

     은색이 달린다.

     일섬이 궤적을 남기며, 인체를 양단한다.

     

     

     "안녕히ㅡㅡ맥라렌 피스라운드."

     

     

     그날.

     왕도에서 도망치던 군중들의 눈앞에서 남자의 목이 공중을 날았다.

     

     

     

     

     

     

     

     해변학교 이틀 차 아침.

     오전의 레크리에이션을 끝내고 점심시간에 들어갔지만, 학생들의 기색이 미묘하게 부자연스러웠다.

     유이와 린디를 데리고 여관 근처의 관광자를 걸어 다닌다.

     교복 차림의 학생도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역시 패기는 없었다.

     

     "......괜찮으려나."

     린디의 걱정스러워하는 목소리가 가리키는 것은, 특정한 개인이 아니다.

     

     "왕도습격...... 그것도 하수인이 도망쳤다면, 대외적인 인상도 나빠지겠네."

     

     침통한 음성으로 로이가 고한 것은, 오늘 아침 날아든 충격의 뉴스였다.

     왕도에서 정체불명의 군대가 갑자기 출현하여 불을 뿜으며 도시부를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시민의 피난은 신속히 이루어졌지만, 희생은 적지 않다. 응전하던 기사들에 사상자가 나왔다. 피해는 도시의 극히 일부에 그쳤지만, 인명피해가 심각하다.

     

     

    〇미로쿠 이런 이벤트 있었어?

    〇일본대표 더 나중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도 몰라~

     

     

     "지크프리트, 괜찮겠어?"
     "그, 그래...... 훈련병 시절의 지인이 부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들어서 말이다......"

     유트의 호위로 와있는 기사들 쪽은 더욱 의기소침해 있다.

     특히 지크프리트 씨는 유트의 말에도 제대로 반응하고 있지 않다.

     

     "기사단이 피해를 입은 이상, 교회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 범행자들의 색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겠지만..... 이미 왕도를 탈출한 후이며, 경로는 불명이라네요."

     유이 양의 보충설명을 듣자, 다시금 감탄까지 해버린다. 정말 수완이 좋구나.

     이야기를 듣기로, 왕도에 그만큼 대미지를 입히는 것이 목적이라는 느낌은 아닌데~

     뭐 당사자도 아니니, 진지하게 생각해도 소용없지만.

     

     "아무래도 정보가 아직 간추려지지 않은 모양이니깐. 우리가 아는 사람이 휘말렸다고는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해변학교의 단축도 검토되고 있어요. 어떻게 될까요."
     "엥...... 단축할 의미가 있나요......? 휴교를 한다고 해도, 오히려 왕도에서 벗어난 이쪽이 훨씬 안전한 느낌이 드는데요."
     "너 이런 때는 진짜 머리 잘 돌아가네."

     리니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지만, 사실일 것이다.

     왕도를 습격했다는 행위는 너무나도 중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해도 하수인의 의도가 불명확하다.

     극단적으로ㅡㅡ성공 여부를 불문하고, 확실히 말해 습격하려는 선택이 너무 얕은 생각인 것이다.

     

     "진심으로 왕도에 전쟁을 건다면, 왕도가 아닌 왕성을 습격해야겠지요. 시민을 학살한다 해서 국가 시스템에 대미지는 생기지 않는답니다. 그럼 왕국의 방어력이 저하되는 걸 노렸는가? 아니요, 그거야말로 국경을 적당히 파괴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지요. 왕도에 침입해서 적지에서 독립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성공한들 아마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터...... 좀 더 가성비가 좋은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요."
     "......다시 말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이 습격을 계획한 사람은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사와요."

     지크프리트 씨의 물음에 대답하자, 모두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어이 얼굴에 다 쓰여있다고. [네가 남의 머리 걱정을 하는 거냐......]라고 유성매직으로 쓰여있다고.

     

     "표현방식이 좀 그렇지만, 확실히 마리안느의 말대로이기는 해."
     "어머나, 하인차라토스가 아직 왕국에 대한 간섭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가설도 있는데요?"
     "흥...... 만일 그렇다면 내가 아바마마를 날려버린다."

     태연하게 무서운 말하네 이 제3왕자.

     관광지의 기념품과 노점을 바라보며 다리를 움직인다.

     

     "꽤 근본적인 이야기지만....... 지금의 왕국에 쳐들어올 이유란, 뭐가 있을까요."

     유이 양의 말에, 먼저 소리 낸 자는 로이였다.

     

     "대의명분으로 들 수 있는 것은, 대륙의 통일 정도? 건국 이전의 대전쟁 탓에 국경선도 잠정적이었던 것을 결국 그대로 쓰고 있는 상태다. 말로는 못해도 그걸 노리는 나라는 많을 거라 생각해...... 사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
     "그, 렇네요. 하지만 통일하고 싶다면......"
     "타가하라 양의 말하려는 바는 알겠다. 그거라면 침략전쟁을 국책으로 삼아 철저하게 국력을 키우고 선전포고한다는 수단을 밟는 편이 좋아. 편법으로 통일하려고 해도 오래는 이어지지 않을 테니까."

     우와, 왠지 어려운 이야기가 되었네.

     지크프리트 씨의 말에, 모두 팔짱을 끼며 신음하고 있다.

     어~? 왠지 전제가 제멋대로 공유되고 있는 기분이 드는데......

     

     "저기, 여러분."
     [?]

     

     선두를 걷던 내가 몸을 돌리며 멈추자, 모두 멈춰 서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헛기침을 하고서, 쓴웃음을 짓는다.

     

     "진심으로 그게 국가 간 투쟁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좀 더 작은 집단의 존재라고만 느꼈사와요. 예를 들어 컬트 집단이나 테러리스트 그룹이라던가."

     "커, 컬트......? 테러리스트......?"

     앗 이건 이쪽 세계에 없는 말이었나!?

     대체 어떤 기준으로 단어가 있고 없는지 도무지 모르겠네~

     

     "뭐 다시 말해 반 사회적 그룹 혹은 범죄자 그룹, 이라는 말이랍니다."

     

    red moon 왕도 습격은 확실히 후반 챕터였을 텐데……

    〇TS에일가견 단순한 앞당김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발생한 비밀 이벤트인지는 구별할 수 없어 

    太郎 앞당김은 아니지 않아? 규정된 플래그 채우지도 않았고

     

     

     채팅란을 바라보지만, 유력한 정보는 없다.

     잠깐 이건 생각하는 만큼 헛수고가 아닐까~ 생각했던 그때였다.

     

     "음."

     지크프리트 씨의 어깨에 작은 새가 앉았다.

     뭐야 이 그림. 동화 속 왕자님이었나?

     

     "......저거, 사역마인가요."
     "그래. 아무래도 왕도 쪽에서 긴급 연락으로 온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우마."

     목소리를 낮추며 말한 지크프리트 씨가 골목으로 달려간다.

     그럼 기다릴까 하고 얼굴을 마주 보며 그 자리에 멈춰 선다.

     

     "?"

     

     문득.

     관광지의, 특산품 가게가 늘어선 길을 똑바로 나아간 저편.

     인파가 갈라지면서, 내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앗...... 카산드라 씨!"
     "어? 아는 사람?"

     

     일렁이는 아지랑이 속에서도, 그녀의 아름다움은 변함없다.

     허리까지 닿을 정도로 긴 은발. 대해처럼 투명한 벽안.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검은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옆에 소년을 데리고 이쪽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네. 전날 알게 된 친구인데......옆분은.....동행자일까요?"

     수 미터 정도 앞으로 나와서, 그녀한테 손을 흔든다.

     마침 좋은 기회다. 모두에게 소개해주자ㅡㅡ 라고 생각하자.

     채팅이 멈췄다.

     아무도, 어떤 말도 쓰지 않았다.

     뭐지? 하고 의아해하고 있자,

     

     

     

    〇일본대표 너, 저게 누군지, 알고 있는 거냐?

     

     

     

     뭐?

     무슨 말이냐며 미간을 찌푸리는 사이에도, 카산드라 씨는 소리가 닿는 범위까지 와서 걸음을 멈췄다.

     

     "저기, 카산드라 씨. 당신은ㅡㅡ"

     "오래간만이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그녀가 데리고 있던 소년이, 쓰고 있던 캡을 벗더니 눈썹을 들어 올리며 내게 말을 걸었다.

     

     "뭐......?"
     "오, 얼굴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나? 나야 나ㅡㅡ채팅을 쳐볼까."

     

    〇각본가 자, 이런 느낌으로

    〇우주의 기운 ……! 아가씨 거기서 벗어나!

    〇무적 악역영애랑 손을 잡았다니!? 그래서 파프닐 반응이ㅡㅡ안 되겠다 아가씨 도망쳐!

     

     

     뭐가?

     뭐임?

     무슨 말이야?

     

     어이, 설명 좀 제대로 해봐.

     지크프리트 씨가 황급히 달려오고 있다. 경장비에 가호를 순환시켜서 대검을 소환하여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어째서?

     뭐 하는 거야?

     마치 적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 두 사람한테서 떨어져!!"

     

     지크프리트 씨의 절규.

     뒤에서는 친구들이 숨을 삼키는 소리.

     카산드라 씨는 아무 말 없이, 슬픈 얼굴로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안에 든 것을 내게 보여주었다.

     

     

     "제일을 탈주한 황녀가 왕국에 침입해왔다!"

     

     지크프리트 씨의 다급한 목소리.

     그걸 들으면서도,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상해. 이상하잖아.

     카산드라 씨가 그걸 들고 있을 리가 없어.

     

     

     "어젯밤, 왕도에서 기사단과 교전한 자는 저 황녀다! 수많은 국민과 기사가 보았다! 네 말대로였다. 군대의 소행이 아닌, 황국을 배반한 특수부대의 단독 습격이었다!"

     

     그녀는 침통한 표정으로, 내게 양손을 내밀고 있다.

     하얀 손바닥 위에, 피에 젖은 시버와 루비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없는데.

     

     

     "그리고, 군중의 앞에서ㅡㅡ살해했다. 기사단의 지원으로 나타난...... 피스라운드 가문의 당주를......살해했다!"

     

     무엇을 위해 산 걸까.

     단지 보았을 때, 그와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실버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어느 사이엔가 거금을 지불하고 샀었는데.

     

     

     "저 자가 제일을 탈주한 황녀,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 쿠데타를 계획한 황족의 자손으로서, 악역영애로 이름 높은 여자다!"

     

     이름을 불렀을 텐데.

     내 안에서, 그 이름과, 그녀가, 결부되지 않는다.

     당황하는 사이에도, 그녀의 옆에 선 소년은 박정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알아보겠어? 카산드라. 저것이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네가 타도해야 할, [미티어]의 금주 보유자다."
     "......네. 지금 이 자리에 왔으니, 그럴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다시 말로 들으니 괴롭네요."

     비통한 표정으로,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넥타이 핀을 내게 던져줬다.

     잡으려고 하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핀은 내 로퍼에 떨어져서 가벼운 소리를 내었다.

     

     "무슨......농담, 인가요. 방금 전부터, 영문을 모르겠사와요....."

     세계가 흔들린다. 시선이 똑바로 고정되지 않는다.

     평행감각을 잃은 몸이 쓰러지려고 한다.

     

     "ㅡㅡ마리안느, 당신, 금주보유자였네요."
     "......네.. 그래요. 그렇사와요. 하지만...... 하지만, 그게 뭐라는 거죠! 저와 당신은ㅡㅡ!"
     "죽이고 죽일 운명이었다, 라는 거지요."

     이어져야 할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카산드라 씨의 등에서 나타난, 물. 투명한 물. 그것이 칼날의 날개를 본뜨다가, 사라졌다.

     칼끝이 내 목으로 쇄도하였지만,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시야가 내려간다. 몇 초 뒤늦게, 유이 양이 나를 뒤로 잡아당겨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다고 깨달았다.

     

     죽었다.

     방금, 유이 양이 없었더라면, 죽었다.

     

     

     카산드라 씨한테 죽을 뻔했다.

     카산드라 씨는, 날 죽일 셈이었다.

     

     

     

     "ㅡㅡ저는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 제일 황국을 배반한 전 황녀이며.......그래요. 현재는 악역영애. 대륙에 혼돈을 가져다주는 [프룩투스]의 금주보유자예요."

     

     

     

     평화로운 관광지에서.

     나른해지는 더위와, 급우들과, 새롭게 만난 친구가 모인 자리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죽음의 전장이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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