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6 엘프의 숲의 전투(1)
    2022년 10월 25일 06시 46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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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94/

     

     

     

     엘프의 숲 남부.

     

     수령이 천년을 넘기는 수목이 쓰러지고는 짓눌린다.

     

     80마리의 린트부름 무리는 압도적인 돌파 능력을 발휘하여, 엘프의 숲의 나무들을 쓸어버리고 있다. 엘프들이 여태까지 신의 은총이라며 숭배했던 나무들은 린트부름에 의해 뽑혀나가고 있다.

     

     "저 상태라면 슈트라우트 공국까지 몇 주면 되겠는데."

     그 린트부름의 무리를 지휘하는 지휘관이 그런 말을 했다.

     

     "잘 될까요? 엘프들은 덫을 놓는다고 들었습니다만."

     "흥. 엘프 따위의 덫에 린트부름 무리가 막힐 리가 없지. 우리는 이 숲을 지나 슈트라우트 공국을 공격한다. 그리고 공국을 접수하면 프란츠 교황국으로 방향을 틀어 아라크네아의 괴물들을 협공하는 거다."

     페릭스 작전.

     

     그 내용은 단순하다.

     

     린트부름의 무리로 엘프의 숲을 뚫고서 슈트라우트 공국을 침공한다. 그리고 공국의 아라크네아를 타도하면 프란츠 교황국을 침공. 동부상업연합에서 발이 묶인 아라크네아의 부대를 프리스 강의 부대와 함께 협공한다.

     

     엘프의 숲의 침공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적은 자신들이 엘프의 숲을 통과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허술한 방어를 하고 있었다. 제노사이드 스웜이 일정 수 배치되어 있었지만, 닐나르 제국군은 린트부름을 돌격시키는 걸로 끝내어 현재 희생자는 0이다.

     

     "이대로 1주일 남짓이면 엘프의 숲을 돌파할 수 있다. 엘프의 숲만 빠져나가면 천연의 장애물은 더이상 없지. 적의 요새망을 린트부름으로 돌파할 수 있는 건 증명되었다. 적에게 변이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변이체. 그것은 세리니안과 라이사를 가리킨다.

     

     변이체가 출현하면 린트부름을 최소 3마리로 상대한다. 와이번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실행한다. 그것이 새롭게 추가된 제국군의 작전 규정에 담긴 내용이다. 그들은 그 정도로 변이체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여태까지의 침공은 변이체의 활약에 의해 분쇄되었다. 그녀들은 닐나르 제국에 있어 너무나도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가능하다면 확실히 끝장낼 수 있는 수단을 써라.

     

     닐나르 제국군 상층부가 그렇게 지시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녀석들의 주력은 동부상업연합에 있는 것을 와이번의 정찰로 확인해놓았다. 이번만은 우리 승리겠지."

     장교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큭......."

     갑자기 옆의 부관의 가슴에 화살이 꽂히더니, 그가 낙마하여 땅에 떨어진다.

     

     그것을 신호로, 무수한 화살이 린트부름이 만든 길을 나아가던 닐나르 제국군의 병사들한테 쏟아졌다.

     

     중장보병들은 어느 정도 공격을 막아냈지만, 몇몇 화사은 살에 갑옷 틈으로 살에 박혀서 고통과 함께 독의 영향을 주었다. 그렇다, 날아온 화살에는 독이 있었던 것이다.

     

     "전군 경계! 전군 경계! 무슨 일인가!"
     "엘프입니다! 엘프들의 공격입니다!"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 엘프의 숲에 사는 엘프들이었다.

     

     사실 엘프들은 바움푸터 이외의 장소에도 살고 있다. 제각각의 촌장들이 아라크네아와 계약하고서 아라크네아의 영내에서 자치권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치권이 위협받고 있다. 니나르 제국군의 침공이다.

     

     그들은 태고적 시대부터 신성시해온 숲의 나무들을 유린하며 마을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엘프들은 무기를 들고 전장으로 향했다. 이 이상의 전진을 막기 위하여.

     

     최초의 공격은 성공했다 봐도 좋을 것이다. 닐나르 제국군의 병사들은 숲에서의 공격에 혼비백산하며 쓰러져 갔다. 엘프들이 사용하는 독화살은,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그 일방적인 전투가 지속된 것도 잠시였다.

     

     제국군은 전열을 가다듬고 린트부름과 함께 엘프들이 숨은 숲을 향해 다가온 것이다.

     

     "괴물이다! 괴물이 온다!"

     엘프들이 그렇게 외칠 때에는, 이미 린트부름이 눈앞에 도달해 있었다.

     

     엘프들은 숲의 안쪽으로 도망쳤지만, 린트부름과 닐나르 제국군의 병사들은 추격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도망치는 엘프들의 후방에서 크로스 보우와 화살이 날아들어 엘프의 등에 꽂힌다.

     

     다리에 화살이 박힌 엘프는 못 움직이게 되어, 그대로 린트부름에 짓밟힌다. 그래서 엘프들은 다친 동료를 어떻게든 탈출시키려고 어깨를 빌려주며 부상자를 숲의 안쪽으로 데리고 갔다.

     

     "야만스러운 엘프 놈들."

     닐나르 제국군의 장교는 피해상황을 듣고 그렇게 말했다.

     

     보병 20명 정도가 활에 맞아서 죽었다. 군마도 두세 마리 당했다.

     

     반면 엘프들의 희생은 50명이 넘는다.

     

     "전진을 재개하라! 엘프 따위에 방해받지 마라! 전진이다, 전진!"

     닐나르 제국군은 전진을 재개하여, 엘프의 마을ㅡㅡ바움푸터로 향했다.

     


     

     내게 있어 항로로 나아가는 것은 도박이다.

     

     닐나르 제국군에는 무수한 와이번이 존재한다. 와이번의 화력은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그리폰 스웜이 대단한 맹수라 해도, 자칫하면 새 구이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시간이 없다.

     

     이미 적은 엘프의 숲 깊은 곳까지 침범했다. 그 앞에는 바움푸터 마을이 있다.

     

     "폐하! 폐하께선 안전한 장소에 계시는 편이!"
     "이건 날 제외하고 하지 말았으면 하는 전투다."

     나는 엘프들과 약속했다. 

     

     그들을 지키고, 그들이 자치할 권리를.

     

     그리고 내가 이 낯선 땅에 왔을 때, 처음으로 돌봐준 엘프들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영문을 모르던 나에게 이 세계에 대해 가르쳐주고, 따스한 수프를 대접해주었다.

     

     그때 먹었던 수프의 맛은 아직도 기억한다. 야채의 맛이 풍부하고 따스한 맛이 났던 수프였다. 여태까지 먹어본 적이 없던, 나를 안심시켜주는 맛이었다. 이 세상에서 홀로 살아가지 않아도 알려주는 맛이었다.

     

     그래서, 용서할 수 없다. 엘프의 숲을 유린하는 짓은.

     

     "여왕 폐하. 밑에 린트부름을 확인. 40마리씩 줄지어 전진하고 있습니다."
     "역시 린트부름을 쓰는 건가."

     우리 밑에서 린트부름이 나무를 짓밟으면서 전진하는 모습이 보인다.

     

     "바움푸터 마을은 이 부근 아닌가?"
     "네! 이 부근이에요! 서둘러야 해요!"

     

     내 물음에, 라이사가 필사적으로 외쳤다.

     

     "알고 있어. 서두르자. 거점의 스웜들도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이 전투에 늦지 않으면 좋으련만......"

     내 마음은 초조해졌다.

     

     바움푸터 마을은 바로 옆이다. 그곳을 닐나르 제국의 린트부름이 전진하고 있다. 바움푸터 마을이 유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내가 지켜주기로 약속한 불가침 성역이 유린되는 것은 정말로 시간문제다.

     

     "상공에 와이번!"

     우리가 그리폰 스웜에 타서 날아가고 있자, 세리니안이 외쳤다.

     

     남쪽 방향에서 와이번 편대가 우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여왕 폐하는 강하를! 여기는 저희들이 상대하겠습니다!"
     "여기는 맡긴다, 세리니안!"

     내가 무리해서 따라가겠다고 억지 부린 탓에, 세리니안까지 공중전을 강요당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 바움푸터 마을을 지켜내야 해. 안 그럼 수지가 안 맞아.

     

     나의 그리폰 스웜은 급강하하여, 우리의 첫 거점에 낙하했다.

     

     "제군들!"

     거점에는 이미 새롭게 생산된 유닛들이 모여있었다.

     

     "적은 우리 동맹을 위협하고 있자! 적은 난폭하면서도 강대하다! 여태까지 수많은 전우들이 그 적에 유린되었다! 하지만 그걸 쉽게 받아들일 우리가 아냐! 우리가 적을 쓰러트려서, 우리 동맹과 우리 영토를 수호해야 한다!"

     나는 외쳤다. 모여든 스웜들을 향해 외쳤다.

     

     "우리는 아라크네아! 듣는 자를 겁먹게 하고, 보는 자를 벌벌 떨게 만들며, 말하는 자에게 악몽을 심어주는 존재다! 우리는 적이 누구든 굴하지 않아! 우리 이름을 더럽히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어! 제군들, 싸울 준비는 되었나!"

     "여왕 폐하 만세!"

     

     내 친근한 연설에, 스웜들이 만세의 목소리를 낸다.

     

     스웜은 언제든 싸울 수 있다. 본때를 보여주마, 닐나르 제국.

     

     "그럼, 작전을 설명한다. 이번 작전은 간단하다. 그렇게 어렵지 않아. 언제나 그래 왔듯이."

     나는 스웜들의 집합의식에 작전의 개요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전투의 때는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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