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5 마을 만들기 (2)
    2022년 10월 25일 02시 52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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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93/

     

     

     

     난민 캠프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먼저 확보할 것은 상하수도. 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우물을 파서 생활용수를 확보함과 동시에, 그것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수도를 정비했다. 워커 스웜은 목수 장인의 방식을 따라 하며 배워서 순식간에 상하수도를 완성했다.

     

     집을 짓는 것도 워커 스웜의 일이다. 워커 스웜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경사로가 달린 가주택과, 대가족을 위한 대형 가주택 등을 건설했다. 솔직히, 아무리 목수 장인이 지도했다지만 가건물이 괜찮게 지어져서, 전쟁이 끝나면 건축사업을 시작할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쪽 벌레들은 잘 일하는구만. 이런 게 와버리면 우리는 실업이라고."
     "안심해라. 우리는 제군들의 일거리를 빼앗지는 않을 테니."

     목수들의 반장이 농담반 불평반으로 말하자, 나는 그렇게 달랬다.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3,4일이면 난민 캠프가 완성되겠군. 의식주의 주가 보장된다면 다음은 옷과 음식이다. 그건 난민들이 노력할 수밖에 없어. 난민도 이만한 집이 있으면 안심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지."

     그렇게 되기를 빌고 싶다.

     

     "여왕 폐하. 서 지구의 건설이 끝났습니다."
     "그럼 명단을 확인해서 입주자를 들여라. 너무 협박하지 말고."

     세리니안이 내키지 않는 기색으로 보고하러 오자, 난 그렇게 대답했다.

     

     그녀는 아무래도 인간을 위해 일부러 난민 캠프를 만드는 게 마음에 안 드는지, 집합의식을 통해서도 불만이 느껴진다. 아라크네아에 충성을 맹세한 사람만 입주시키려고도 생각하고 있다.

     

     뭐, 어쩔 수 없다. 세리니안을 포함한 스웜에게 있어 인간은 오랜 적이었으니까. 이제 와서 적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해도 곤란하다.

     

     그런데, 설정상 인간이었던 세리니안이라면 인간의 마음을 알아도 좋을 듯한데, 인간 이교도를 감싸서 아라크네아에 들어오게 된 세리니안은 이미 그 일을 잊고 만 것일까?

     

     "세리니안?"

     "무슨 일이십니까, 폐하?"

     나는 의문을 느끼고 세리니안한테 물어보았다.

     

     "너는 이교도의 아이를 감싸다가 기사단에서 추방되어 아라크네아에 들어오게 된 일은 기억하고 있나?"

     "예. 비겁한 기사들한테서 아이를 지킨 저는 아라크네아의 비호 하에 들어갔습니다. 그 일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역시 세리니안은 자신의 설정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구나.

     

     "그럼 인간을 그렇게 무시하지 않아도 좋지 않나. 인간들 중에는 세리니안이 구하려 했던 아이도 있다고 생각해봐."

     

     "하지만, 인간은 저희의 적입니다. 그 아이도 결국은 추격자가 쏜 화살에 맞고 괴로워하며 죽었습니다. 인간은 용서할 수 없는 적입니다. 적이라면 이쪽이 멸망당하기 전에 멸망시켜야만 합니다."

     이것 참. 세리니안은 너무 완고해.

     

     "이제부터는 인간도 동맹이다. 실제로 너는 용병단의 콘라드와 함께 싸우지 않았나. 이후로는 그들을 조금씩 믿어나가야 해. 이런 것은 서로 양보하면서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거다."

     "인간과 관계 개선은......."

     내 말에, 세리니안이 작게 중얼거렸다.

     

     "거기 아가씨들. 우리가 들어갈 집은 여기가 맞수?"

     "잠깐. 먼저 이름을."

     둘이서 대화하는 사이, 입주자가 찾아왔다.

     

     세리니안은 이름을 듣더니 올바른 가주택으로 안내했다.

     

     "넘어지지 않도록 입구를 경사로 만들었다. 여왕 폐하의 배려이니, 조심해라."
     "고맙우이. 프란츠 교황국에 있었다면 언제 이단자 사냥을 당할지 몰라 무서웠다오."

     세리니안이 자랑스럽게 말하자, 입주자들은 가주택으로 들어갔다.

     

     "그런 식으로 해, 세리니안. 인간에 대한 네 대응은 그렇게 틀리지 않았다."
     "그, 그렇습니까? 저로서는 미워해야 할 적입니다만......"

     어찌저찌해도 세리니안은 인간사회에 녹아드는 것처럼 보인다.

     

     "라이사는 뭐 하고 있을까?"

     라이사도 인간한테는 원한이 있다. 인간만 인정하는 기사단에 의해 리나토가 죽어버린 원한은 아직 남아있을 것이다. 세리니안보다 생생한 기억인 만큼, 원한은 보다 강할 거라 생각된다.

     

     "자! 이걸 이렇게 하면!"

     그런 걱정을 하며 라이사를 보러 가보니, 그녀는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등에서 돋아난 다리를 써서 재주껏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곡예사 뺨친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좋아하고 있다.

     

     "라이사. 상황은 어때?"
     "네! 순조로워요! 주민의 안내는 끝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아이들이랑 놀고 있어요."

     "인간이 밉지는 않고?"

     "......리나토가 죽었을 때는 정말 미웠지만, 모든 인간이 리나토를 죽인 것도 아니니까요. 그를 죽인 건 기사단과 마르크 국왕. 그게 죽은 지금은 인간을 그렇게 미워할 필요도 없다고 봐요."

     라이사는 긍정적이구나. 그래. 모든 인간이 리나토의 죽음을 바랐던 것은 아냐.

     

     하지만 그것은 전쟁의 방아쇠가 되었다. 나는 그 일을 계기로 전쟁을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닐나르 제국 사람들은 아직 용서할 수 없어요. 그만큼이나 즐거웠던 하르하를 와이번으로 불태우다니. 사람으로서 틀려먹었어요."
     "맞아. 닐나르 제국은 나도 밉다."

     

     지도에서 삭제시키고 싶을 정도로.

     

     "언젠가는 엘프라서, 스웜이라서, 인간이라서, 이교도라서라는 이유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라이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슬쩍 머리카락을 만졌다. 라이사의 기다란 귀는 아직도 머리카락으로 숨겨놓고 있다.

     

     "그 소원은 언젠가 이루어줄게, 라이사."

     나는 희망을 담아서 그렇게 말하고는 떠났다.

     

     "닐나르 제국을 멸망시켜야만 해......"

     하지만, 황제 맥시밀리언은 어떻게 움직일 셈일까......?

     

     프란츠 교황국에 쳐들어온 남동부 병력은 철수한다는데도 병력을 보충하고 있다. 이유를 생각한다면, 프리스 강을 다시 건너 공격할 경우다. 하지만 맥시밀리언이 그렇게 간단한 수를 쓸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래. 병력을 남동부에 집결시키는 것은, 설마......"

     내 안에서 최악의 상황이 떠오르자, 나는 리퍼 스웜에 타서 모험가길드로 서둘렀다.

     

     "케랄트는 있나!"
     "기, 길드장께선 2층에 계세요."

     

     난 그 말을 듣고 2층으로 달려가서, 케랄트의 집무실 문을 열었다.

     

     "케랄트! 엘프의 숲에 모험가는 있나!?"
     "그걸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

     내가 묻자, 케랄트가 조용히 고했다.

     

     "닐나르 제국의 대부대가 엘프의 숲으로 침공을 시작했어요. 그 린트부름이라는 괴물이 길을 열면서 전진하도 있다는데요. 병력의 규모는 약 45만. 린트부름은 80마리."

     역시나. 역시 엘프의 숲으로 눈을 돌렸나.

     

     너무 늦게 깨달았다. 엘프의 숲에는 제대로 된 길이 없어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기란 무리라고 생각했었지만, 녀석들한테는 린트부름이라는 중장비가 있는 것이다. 그걸 쓰면 엘프의 숲에 길을 만들 수 있다.

     

     "바로 대처해야 해. 다행히 엘프의 숲에는 우리 거점이 하나 있다. 그걸 사용하면 어떻게든......"

     

     정말로 어떻게든 될까?

     

     아니, 어떻게든 해야 한다.

     

     엘프들이 또 유린당하는 건 사절이다.

     

     "우리는 군대를 움직이겠다. 그쪽은 모험가로 정찰을 계속해줘."
     "이해했어요. 용병단은 어떻게 할까요?"
     "용병단은 본토의 방어를."

     나와 케랄트는 서둘러 대화를 나누고서 제각각의 전장으로 향했다.

     

     엘프의 숲. 내가 보호를 약속한 장소. 그렇게 간단히 부수게 놔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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